서른살에 쓰는 장래 희망1 서른살에 쓰는 장래 희망 과학자였다. 내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선생들이 한 장씩 던져주는 장래 희망을 기입하는 종이에 갈겨 쓴 직업 말이다. 어느 순간 다니던 국민학교는 초등학교란 이름으로 바뀌어 불렸지만, 내 장래 희망은 바뀌지 않았었다. 그 처럼 고정된 채 존재하던 내 장래 희망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지나며 사라진다. 팬텀기가 네이팜탄을 쏟아낸 후 굉음과 함께 사라지면 그 자리에는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는 것 처럼, 내게 있어 꿈을 적어야하는 란은 폭격이라도 맞은 양 공란이 되기 일쑤였다. 그처럼 짖이겨진 황량한 풍경을 바라보며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다급하게 찾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B-52를 곤죽이 될 때 까지 마셔본다 한들 커피와 오렌지 본연의 향을 맛볼 수 없는 것처럼, 이유는 찾을 수 없었다. 시간이 흘러.. 2014. 3.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