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말1 (130101) 2012년의 마지막 달을 바라보며 집으로 돌아왔다. 회사를 뛰쳐나온 난 세렝게티를 떠도는 얼룩말과 같았다. '여기까지는 좋다.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선이 임계점이다. 더 이상 내게 강요한다면 난 당신들 곁을 떠나 어디론가 증발해 버린다.' 그와 동시에 얼룩말은 외로움을 탄다. 오랫만에 돌아갔던 뜨거운 남국의 섬에서 겪었던 기분은, 수년 전 지리산자락 이름 모를 찜질방에서 겪었던 극한의 고독과 동류의 것이었다. 내 옆을 춤추며 지나가는 사람에게서도, 어쩌면 내 곁에 누워 나를 바라보고 있던 존재에게서도, 내게 돈을 받고 음식을 내어주는 이름 모를 낯설음에서도 난 고독을 느꼈다. 역설이다. 내게 있어 방랑과 고독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띄처럼 무한히 얽혀있었다. 무수히 많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무수히 많은 존재와 .. 2013. 1.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