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이 난건지..
배터리가 영구방전되어버린건지..
고등학교 1학년 5월달에 산 MD Player다.
내가 이 기계와 함께 보낸 시간은 이미 3년이 훌쩍 넘는다.
1년 전 쯤, 아무 말도 없이 Recording기능이 멈춰버렸고
하루 전 어제, 아무 말도 없이 일시적으로 재생 기능이 멈춰버렸다.
3년이나 넘게 가지고 다닌걸 보면 좋긴 좋았나보다.
장담하건데 내가 이 녀석을 만난 이후로 이 녀석을 통해 음악을 듣지 않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는 것..
그리고 '진짜'음악을 듣기 시작한, 중학교 2학년때 부터 음악을 듣지 않은 날이 하루도 없었다는 것..
나도 지독하게 음악을 듣나보다.
6년 동안이나 질리지도 않고 매일같이 음악과 조우하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런데..
지독한 사랑은 할 수 없나보다.
언제나,, 만난지 100일이 다가온다고 수 십일 전 부터
어떤 이벤트를 할지 준비하면서.
어떤 선물을 사면 좋아할지 생각하면서.
어떤 말을 해주면 멋질 분위기가 연출될까 하고 생각하면서.
어떤 음악을 연주해줄까 생각하면서.
연주 후에는 어떤 종류의 꽃을 줄지 생각하면서..
정작 그 이벤트를 해준 적은 없었으니 말이다.
아니, 이벤트를 해줄 수 없었으니 말이다.
아니다.
이벤트를 함께 할 상대가 이미 날 떠나간 후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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