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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여행기/중동(Middle East)14

(여행기/이란) 아비아네와 차라투스트라 창조의 놀이를 위해서는 거룩한 긍정이 필요하다. 정신은 이제 자기 자신의 의지를 의욕하며, 세계를 상실한 자는 자신의 세계를 획득한다.[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中] [외딴 잠] 잠에서 깨어났다.난생 처음 보는 방이었으며, 10초 정도 '여기가 어딜까?'라고 생각했다.그래 난 어제 처음 만난 이란인 택시 기사 집에서 잠을 잤었다.'그나저나 Y는 잘 일어났을까?'그런 생각을 하던 중 이 일이 데자뷰처럼 다가왔다. 10년도 지난 일이다.2000년대 초반 내가 고등학생이던 시절, 한 달을 걸러 가출을 했었다.부모님이 그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과연 그 행위를 '가출'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실제로 가출을 해서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요즘은 무전.. 2017. 9. 10.
(여행기/이란) 이스파한에서 카샨으로 [비자] '참 그런데 내 비자가 언제까지였더라?분명 테헤란 공항에서 입국비자를 받을 때 2주 짜리였으니, 이제 3,4일 정도 남은건가?' 어제 Y를 만나 얼떨결에 이란 여행이 연장되긴 했지만, 그마저도 얼마 남지 않은 비자 때문에 그리 길어지지 않는다.사실 조금 아쉬웠다.일본친구들은 끼리끼리 그룹을 지어 이 곳을 여행하는데, 가끔씩 식사를 함꼐한 것을 제외하면 나는 계속해서 혼자였으니 말이다.그런데 오랫만에 만난 동행과도 그리 오래 여행할 수 없는 생각에 초조한 감정, 그리고 외로움이 묻어났다. 오늘은 Y와 함께 이스파한을 떠나 카샨으로 간다.난 비자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 이 곳이 끝일 것이라, 그렇게 생각했다. 이스파한에서 카샨까지 가는 방법은 매우 쉽다.테헤란과 연결된 고속도로를 타면 되는.. 2017. 9. 9.
(여행기/이란) 이스파한 여행 가이드 [사막의 옥상] 그런 질문 많이 받는다.'그런데 그렇게 오래 여행하면 빨래는 어떻게 해요?' 어떻게 하긴, 그냥 하면 된다.귀찮을 때는 통째로 세탁소(Laundry shop)에 맡기기도 하고, 운좋게 세탁기가 있는 숙박시설에 묶게된다면 그 세탁기를 이용한다, 세탁과 건조가 척박한 환경(이건 추후 여행기에 쓰도록 하겠다)에서는 빨래를 포기하면 된다. 물론 거의 대부분은 손빨래를 해야한다. 난 온실 속의 화초처럼 매우 곱게 길러지고 그러한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빨래'가 뭔지 모른 채 17년 가까이 지냈었다.아마 처음으로 '빨래를 해야겠구나'라고 느꼈을 때가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살던 시절이다.사물함에서 체육복을 꺼냈는데 형용할 수 없는 악취가 났었기 때문이다.그런데 난 빨래란 걸 할 줄 몰랐다.그제서야 .. 2017. 9. 5.
(여행기/이란) 이란 여행의 끝 혹은 재개 [케밥에 지쳐갈 때] 어제 발견한 고향의 맛집도 한계가 있었다. '열흘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케밥에 질린걸까?' 천천히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곳에 도착하기 전 내가 여행했던 곳이 인도다.거의 두 달 가까이 인도를 여행했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쳐있기 때문이리라 생각했다.사실 인도에서 매일같이 먹던 커리나 탄두리치킨, 난, 차오멘(엄밀히 따지면 중국 음식이지만 인도 전역에 분포하고 있다) 같은 음식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았었다.그 정도로 맛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때는 생기 발랄하게 돌아다녔기 때문에 그 만큼 맛있게 음식을 먹었던게 아닐까? 난 아마 지쳐있을 뿐이다.거기까지 생각하고 다시 거리를 걸었다.케밥 냄새가 났다. '도저히 못 해먹겠다. 아르메니아로 가자.' 그렇게 난 갑작스레.. 2017. 8. 26.
(여행기/이란) 시오세 다리 [사막의 오아시스] 사실 이 도시 이스파한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이란이 거대한 사막의 나라라고 하면, 이 도시는 북쪽 자그로스 산맥에서 발원한 자얀데강이 도시 한 복판을 가로지르기 때문이다. 상상속의 오아시스라고 하면 온통 모래사막이 펼쳐져있고, 사막 한 가운데 어디쯤 푸른 빛으로 빛나는 호수가 보이고, 그 주변에는 야자수 몇 그루정도 서 있는 모습일게다. 하지만 호수 대신 강이 흐른다고 해서 그 곳이 오아시스가 아니라는 법은 없다. 우리 상상속의 오아시스가 '샘 오아시스'라면, 이 곳은 '하천 오아시스'정도 되는 셈이다. 그리고 지금은 이 도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자얀데 강변에 세워진 다리들을 보러 가는 길이다. 숙소에서 자얀데강으로 걸어가는 길은 쉽다. 남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면 되는데, 이.. 2017. 8. 17.
(여행기/이란) 이스파한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들 [테헤란과 이스파한] 테헤란에서 만났던 일본인 친구들은 그렇게 말했었다."숙소 바깥으로 가기 싫어" 물론 이해하지 못하는건 아니다.나 역시 이란에 입국한 첫 날부터 경찰에 연행(?)당했으며, 툭툭 치고 지나가는 사람은 물론, 동양인 비하 발언을 서슴없이 일삼는 개구장이들을 만났기 때문이다.상황이 그 정도 되면 양자택일의 문제가 남는다. 떠날 것이냐? 남을 것이냐? 개개인의 사정은 있었겠지만, 테헤란에서 만났던 일본인 친구들은 이 나라(혹은 도시)를 떠나지도 않았고 남아서 여행을 하지도 않았다.호스텔에 고립된 채 제대로 남아있는 것도 아니었으며, 반대로 떠나지도 않았었다. 이스파한 둘째날.또 다시 일본인 친구를 만났다.테헤란에서 만났던 친구들 중 한 명은 아니었지만, 같은 동양인 여행자를 만났다는 사실로도.. 2017. 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