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탐거리(De tham)를 쏘다니며 숙소를 찾기 시작한다.
사실 이번은 후배의 휴가나 다름없는 시간이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에어컨 룸으로 잡기로 마음 먹었었다.
그 중에서도 조금 저렴한 방을 찾아 헤맸고, 우리는 여행자 거리 중심가에 5불/D 에어컨 룸을 구할 수 있었다.
베트남에서 유명한 Sinh Tourist
지금까지 베트남 사이공, 무이네, 달랏, 호이안, 다낭, 훼를 지나왔지만 거의 모든 도시에 신카페(Sinh tourist)가 있었다.
타 여행사보다 더 저렴한 구간이 많고, 자 회사의 로고가 박힌 생수를 줄 정도이니 꽤나 크고 믿을 수 있는 회사로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본인이 무이네에서 달랏으로 갈 때는 운행 스케쥴이 하루에 한 편밖에 없었다.
(타 회사는 두 편이 배차된 경우가 많았다)
모든 여행사마다 스케쥴이 조금씩 다르니 발품을 팔아 조금 좋은 시간대에 이동하는 게 좋은 방법이다.
호치민(사이공)은 오토바이가 참 많다.
사실 보행자만 걸어갈 수 있는 신호도 없다.
항상 보행자 신호등에 파란불이 들어오면 왼쪽이나 오른쪽에서 오토바이도 함께 치고 들어오니 조심해서 길을 건너야한다.
본인은 중국에서 단련된 무단횡단 스킬(?)을 이용해 불편함 없이 도로를 배회하고 다녔다.
퍼 2000, 프랜차이즈는 피하고 현지인들에게 유명한 식당을 찾기 위해 헤맸었다.
이런 곳에서는 정형화된 맛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진 않는다.
퍼 24, 이 것도 프랜차이즈다.
쌀국수 맛집을 찾기 위해 배회하던 중 만난 입체 카드
그 정교함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저 입체 카드는 접힐 수 있게끔 설계되어있다.
사이공에서도 길 찾는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후배 성휘가 거의 네비게이션 수준으로 '여긴 어디, 저기로 갈려면 여기로' 라고 안내해줬기 때문이다.
덕분에 론니에 인쇄된 지도도 대충보고 사이공 이곳 저곳을 다녀볼 수 있었다.
데탐거리에서 20분 정도 걸으면 노트르담 성당이 나온다.
그리고 성당 옆에는 유명한 사이공 우체국이 있다.
우체국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호치민의 사진이 우릴 바라보고 있다.
돈에도 있고, 우체국에도 있고, 사실 베트남에서는 어딜 가나 호치민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이 우체국은 본연의 기능도 하지만, 그보다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관광지처럼 되어버린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여기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매일 심심하진 않겠다고 생각했다.
노트르담 성당 내부
이 곳은 바깥쪽은 개방이 되어있지만, 기도를 하는 곳은 관광객들에게 개방이 되지 않는다.
무언가 한자 비슷한 것이 벽면에 써져있었는데, 거의 해독할 수가 없었다.
다시 봐도 저 중에 몇몇 글자는 '한자가 맞는지 조차'판단할 수가 없다.
배가 고프지만 우체국과 성당을 먼저 본 우리는 다시 맛집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묻기도 하고, 오토바이 기사들에게 묻기도 해서 현지인들이 많이 간다는 맛집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찾은 이 집!
CAT TUONG라는 간판을 달고 있다.
난 웬만해선 실패하지 않는 음식 치킨이 들어간 퍼를 주문했다.
말갛게 우러난 국물이 일품이었다.
그런데 왜 베트남 쌀국수를 먹으면서 계속 캄보디아 미챠가 생각났을까...
벌써부터 캄보디아 프라이드 누들이 그립다.
성휘가 주문한 쌀국수
소고기가 들어가 있다.
주문을 하게 되면 이렇게 고추와 라임이 나오는데, 저 위쪽에 보이는 고추가 굉장히 맵다.
두세 조각만 국수에 넣어 먹어도 국물이 얼큰해지는 신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본인은 5조각 넣었었다.
밥을 배불리먹고 동코이 길(DONG KHOI)로 가는 길이다.
동코이 길 주변에는 4,5성급 호텔이 즐비해 있으며, 명품샾도 널려있어 마치 마카오에 온 듯한 인상을 받았다.
벤담 마켓을 돌아 동코이로 가기 전에는 사이공 오페라 하우스도 만날 수 있다.
혹시 미스 사이공 같은 유명한 뮤지컬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가까이 다가가봤다.
미스 사이공이 아니라 AO show를 한다고 한다.
저게 뭐지?? 생각했었다.
후배 성휘가 저 팀이 유럽 순회 공연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사람들이라고 말해줬다.
볼까?? 볼까??
서로 묻다 결국 보기로 한다.
오늘은 우천으로 공연이 취소되었기 때문에 내일 공연을 보기로 하고 발길을 돌린다.
동코이 거리 쉐라톤 루프트 탑에서 바라본 사이공
사실 반대편 길이 멋졌는데, 우린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않았으므로 서둘러 사진을 찍고 내려왔다.
하늘이 어둑어둑해지고 그치던 비는 내렸지만 버스를 오래 타고 와서인지 피곤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도 피곤한데, 이렇게 성의 없이 포스팅을 해도 되는가?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벤담 마켓에 잠깐 들러 이것저것 구경을 한 후 숙소로 돌아간다.
물론 씻고 다시 나와 여행자 거리에서 술판을 벌였다.
판을 벌이려 하지 않아도 판이 벌어지는, 그런 거리였다.
사이공에서 맞는 첫 밤이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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