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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여행기/아시아(Asia)

(여행기/호치민) 사이공 마지막 날 전쟁박물관/역사박물관/동물원/아오쇼

by 빛의 예술가 2013. 6. 13.


사이공에서 맞는 또 다른 아침이다.


이 곳은 여행자 거리(데탐)의 낮과 밤이 완연하게 다른 곳이다.


오전의 데탐거리는 '어제 밤 노상에서 벌어졌던 각기 다른 국적의 사람들이 발산하던 후끈한 열기를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용했다.


먹음직스런 빵 집을 발견해곤 들어가서 이것저것 고르다 선택한 핫도그!



15,000동이면 한국돈 천원도 하지 않지만 꽤나 맛있는 빵이었다.



이 곳은 커피가 유명한 나라이고, 아무리 작은 도시, 거리를 가더라도 쉽사리 카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곳에도 스타벅스가 입점해있을까? 생각하던 중 발견한 스타벅스 카페


사람들이 꽤나 북적이는 매장이었다.


하지만 베트남까지 가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가격도 비싸고, 베트남 커피 특유의 달콤 쌉싸름한 맛을 느끼기 힘들기 때문이다.




호치민(사이공)은 오토바이도 많지만 녹지 조성이 굉장히 잘 되어있는 곳이었다.


어딜 가더라도 큰 나무가 있고, 데탐거리와 바로 붙어있는 공원도 있고, 가로수도 잘 정비된 도시였다.






베트남의 더운 날씨도 잠시 잊게 해준 울창한 가로수 길


다시 한번 걷고 싶을 정도로 눈과 마음이 시원해진다.



호치민(사이공)의 유명한 관광지는 모두 District1구역에 밀집되어있기 때문에 도보로 모든 곳을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전쟁박물관을 향해 계속 걸어가던 중, 저 멀리 입구가 눈 앞에 보인다.



벌써 태국 카오산로드에서 했던 땋은 머리가 많이 풀려버린 모습이다.


다시 태국으로 돌아가면 인조가모를 이어 붙여 다시 한번 땋아 봐야겠다.



<호치민 전쟁 박물관 입장료 : 15,000동, 2013년 6월 기준>


전쟁박물관 정문에는 실제 베트남 전쟁 때 사용했던 수송기나 폭격기를 전시해두었는데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이런 작은 비행기에서 쏟아지는 폭탄이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다는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끔찍해진다.







불꽃을 뿜어내며 추진하지 않을 거란 걸 알면서도 전투기 뒤쪽에 서니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가까이서 만져봤던 그 전투기는 생각보다 조악하게 이어붙어져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 놓은게 과연 날 수 있을까 싶었다.



전쟁 박물관으로 들어가면 실제 전시에 사용되던 각종 삐라도 볼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총을 메고 편지를 쓰고 있는 베트남 여인 그림이 인상깊었다.


그 밖에 고엽제로 인한 각종 질병사진, 폭격으로 끔찍하게 피해를 입은 사진들이나 베트남 전쟁 관련 자료들이 있었는데 여과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전쟁 박물관을 모두 돌고나니 허기가 져 베트남 쌀국수도 다시 한번 도전하기로 했다.


성휘는 쌀국수를 먹고, 난 밥을 시켜봤는데 고기에서 비린내가 진동을 해 도저히 먹을 수 없는 그런 맛이 났다.



럭셔리한 의자와 식탁 그리고 음식 사진



그래서 선택한 고.추.장


하지만 고기의 비린내는 고추장의 매운향을 넘어서고 있었고, 결국 난 밥에 고추장만 비벼서 먹어야 했다.

(밥+콜라 가격 : 32,000동)



그래도 음식이 너무 역했기 때문에 커피를 한잔 마시기로 한다.


베트남 커피는 베트남에 있는 내내 실패한 적이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주문한다.


마셔보니 조금 썼지만, 원래 베트남 커피는 쓰다.


얼음이 조금씩 녹으면서 훨씬 더 맛있는 맛을 내니 처음부터 실망해선 안된다.


가격은 5,000동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에 얼음이 조금씩 녹고, 베트남 커피는 점점 맛있어 진다.


역사 박물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점점 가벼워진다.



전쟁박물관에서 역사박물관까지는 도보로 10~20분 정도가 소요된다.


물론 저번에 포스팅했던 것처럼, 사이공에 왔다면 역사박물관보다는 보타닉 가든 앤 쥬를 가는게 바람직하다.


점점 인간성을 상실해가고 있는 이 시대에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들이 동물을 관찰하는건가? 혹시 동물들이 당신을 관찰하는게 아닐까?"


Botanic garden and zoo바로가기




역사박물관에 들어가면 이렇게 호치민의 명언이 나오는데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다.


사실 호치민 역사 박물관은 이처럼 외국인 관람객에게 불친절하기 때문에 베트남 역사에 대해 무지한 채로 들어갔다 무지한 채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베트남의 역사가 궁금하다면 론니플래닛에 몇 장 할애되어있는 Viernam History편을 읽어보는게 훨씬 도움이 된다.






그렇게 동물원과 역사박물관을 천천히 둘러보니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었다.


역사박물관에서 호치민 오페라 하우스까지는 도보로 10~20분이 걸린다.


기 언급한 것처럼 호치민의 관광지는 오밀조밀하게 모여있어, 충분히 도보 이동이 가능하다.


그러던 중 오늘 AO Show가 상영한다는 표시를 발견했다.



우리가 여기까지 왔으니, 이번이 아니면 또 언제 오페라 하우스에서 저 공연을 보겠냐는 생각에 후배와 의기투합해서 표를 예매하러 갔다.



위쪽에 잘 표현된 것처럼 AO Show는 저 바구니와 대나무로 거의 모든 퍼포먼스를 수행한다.




베트남 호치민 오페라하우스 전경




이렇게 신상정보를 적고, 좌석을 지정한 후 표를 구입할 수 있다.




1장에 630,000동 (미화 약 30불)


기겁할 만큼 비싼 가격에 손이 떨려 사진도 함께 흔들려버렸다.


이 가격이면 베트남 커피를 100잔도 넘게 마실 수 있는 가격이다.


하지만 유럽 순회공연을 마치고 왔다는 소리에 기대가 더 컸기에 군말없이 표를 산다.



공연을 보기 전 저녁을 먹기로 한다.


길거리에서 처참하게 실패한 점심을 생각하며 이번에는 꽤나 비싸보이는 음식점으로 들어간다.



베트남 기네스북에 등재되어있는 집인 듯 한데, 역시 정확한 사실관계는 파악할 수 없다.



매운 고추와 채소가 나오고



딤섬으로 추정되는 음식을 맛있게 먹고,



캄보디아의 볶음면(미챠)보다 조금은 걸쭉하고 맛있었던 메인 디쉬가 나온다.


바삭바삭한 맛과 고소한 맛이 동시에 나서 허겁지겁 먹는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한국의 수제비와 같은 방식으로 반죽을 뜯어 요리하는 듯 했다.


총 19,400동



다시 공연을 보러 가는 길에 갤러리도 지나치고,



유명한 껌박당 아이스크림 가게도 지나치고,



다시 도착한 호치민 오페라 하우스


업라이트 조명이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상승시킨다.




아오쇼는 크고 작은 바구니(베트남 어촌마을에 가면 아직도 이 바구니를 타고 다니며 고기를 잡는 광경을 볼 수 있다)와 대나무만을 이용해 퍼포먼스를 한다.


중간중간에 자전거도 등장하지만, 거의 대부분 대나무와 바구니를 이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이상을 보여주었다.



출연자 대부분이 수준급의 아크로바틱 실력을 자랑하고 있었으며, 아파트 2,3층 높이의 무대를 바구니와 대나무 만을 이용해서 오르고 내리는 진기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부러웠던 것은 베트남 전통의 고기 잡이 도구를 이용해서 이렇게 아름다운 공연을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베트남 문화의 세계화다.


우리나라에서 항상 강조하는 '무엇무엇의 세계화' '무엇무엇의 세계화'를 이미 베트남에서는 공연으로 승화해서 표현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세계에 내보일만한 충분한 기간의 역사와 아름다운 전통이 있는데, 우리들은 우리 문화에 너무 소홀해하고 있는게 아닐까? 고민해봤다.


하지만 그런 고민조차도 오랫동안 할 수 없었다.



1시간 정도로 짧은 공연이었지만, 보는 내내 탄성과 환호로 가득했던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베트남 커피 100잔과 맞바꾼 공연이었지만, 커피 100잔 부럽지 않은 퀄리티였다.


AO show


당신의 사이공 여행 스케쥴이 운 좋게 아오쇼 쇼타임과 겹친다면 꼭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AO show 유투브 영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