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일주 여행기/아시아(Asia)

(여행기/달랏) 한적한 휴양도시 달랏, 걸어서 둘러보기(중)

by 빛의 예술가 2013. 6. 30.


사실 베트남 달랏은 내 초창기 세계일주 계획에 없는 도시였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면 난 세계일주 계획이라는 것도 대충 세웠다.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서쪽으로 가되 가고 싶은 도시 정도는 선택하자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 도시에 점을 찍고 루트를 그리는 데는 여행서적도 몇 권 밖에 필요하지 않았다.


분명 어디론가 가게 되면 그 곳에서 알지 못했던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근거없는 확신이 들었을 뿐이다.



달랏은 여행중 프놈펜에서 우연찮게 구입한 론니플래닛에 나와있는 도시였다.


그리고 베트남 사이공에서 우연찮게 발견한 사진 엽서 뒤쪽에 찍힌 도시였다.


그래서 가게 되었다.



크레이지하우스는 베트남 2대 대통령의 딸인 응아여사가 달랏에 와서 짓기 시작한 건축물이다.


2013년 현재까지도 증축중이니 건축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수많은 관광객과 신혼부부, 색다른 것을 좋아하는 여행자들이 찾는 하우스다.


론니플래닛에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나 나올 법한 건물에서 숙박까지 할 수 있다'고 나와 있고, 실제로도 숙박이 가능하다.


하지만 늦잠을 잤을 때 수많은 관광객들이 당신들의 잠에서 덜 깬 표정을 즐겁게 감상할 지도 모르니 조심해야한다.


크레이지하우스 입장료 : 40,000동 (약 2$)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론니플래닛 인도차이나 반도 최신판이었지만 입장료가 틀리게 나와있었다.


사실 태국,라오스,캄보디아 정도는 거의 정확한 가격이 적혀있었지만, 베트남은 유독 적혀있는 가격보다 실제 가격이 비쌌다.


실제로 웹서핑을 해보면 베트남의 어마어마한 인플레이션에 놀라게 된다.





4만동이란 어마어마한 가격에 놀란 모습





하지만 입구부터가 심상치 않다.


분명 새로운 무언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거란 느낌이 들었다.







건물을 받치고 있는 기둥이지만, 이리저리 휘어있고, 그 중심조차 엉터리다.


난 건축에 문외한이지만 이렇게 비정형화된 건물들이 쓰러지지 않고 버티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당신들이 크레이지하우스에서 숙박을 하게 된다면 사용할 수 있는 식탁이다.


장기 숙박은 아니더라도, 하루 이틀 정도는 이런 곳에서 쉬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리라 생각된다.





테라스를 지나면 다른 건물로 들어가는 계단을 만날 수 있다.


그 계단 역시 비범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계단은 꽤나 가파르기 때문에 조심해서 손잡이를 잡고 올라가야한다.


사실 제대로 된 손잡이도 없다.


그냥 옆을 잡고 올라가도록 하자.








이렇게 크레이지하우스는 창문도 제 멋대로 생겼다.


생긴 것 뿐만이 아니라 위치도 엉터리다.


그런데,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는 것 조차 제 멋대로다.





앞서 당신이 이 곳에서 묶게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식탁을 소개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번에는 침대다.



침대도 멋대로, 커튼도 멋대로, 옆쪽 벽면도 푹 들어가 있지만 아기자기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바깥으로 나가보자. 또 다른 건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지붕 가운데 붙어있는 태극괘와 마름모 문양이 전혀 어울리지 않아 더욱 기괴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곳에서 또 다른 건물로 넘어갈 수 있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아직 증축중인 건물도 많으므로, 공사 부자재를 밟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한다.



크레이지 하우스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멋진 계단


멀리서 보면 이런 모습이다.










현재 지어진 하우스 중 가장 높은 곳에서 찍은 전경이다.


그리고 그 때서야 알게 되었다.


"이 집은 모든 것을 한 장에 담을 수 없는 곳이구나?"




물론 한 장으로 찍을 수는 있었다.


단지 제 멋대로 찍힐 뿐이다.



다시 입구쪽으로 돌아온다.


크레이지하우스를 한바퀴 돌고나니 입구가 매우 평범하게 보였다.



그리고 밖으로 나서기가 아쉬워져 이 곳 저 곳 조금 더 기웃거려보기로 한다.













사실 크레이지 하우스는 동화 속 공주님이 살고있을 법한 아기자기한 건물은 아니다.


외려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자주 차용하는 뚱뚱한 마녀가 어디에선가 빗자루를 타고 튀어나올 것 같은 집이었다.


게다가 생긴 것도 제 멋대로다.


제 멋대로인 창문에, 제 멋대로인 계단에, 지붕까지 제 멋대로다.


제대로 이름 값을 하는 건물인 것이다.


하지만 항상 전향적인 사고로 모든 것을 판단해야하려는 진취적인 자세를 취함이 옳다.


다시 한번 고민해보도록 하자.



네모 레고박스를 겹겹이 쌓은 것 처럼 높이 올린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크레이지한 것인지, 이 제 멋대로 지어진 건물이 크레이지한 것인지 난 쉬이 판단할 수 없었다.









in crazy house, dalat, vietn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