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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여행기/아시아(Asia)

(여행기/훼) 베트남 훼(Hue) 2,3일차 - 버스 터미널, 마트, 불구경, 니나카페, 왕궁, 저녁 만찬

by 빛의 예술가 2013. 7. 7.

누나들이 구해둔 숙소는 지금껏 여행하며 묶어본 것들 중 가장 좋은 숙소였다.


하루 방값은 70,000동 (3.5$)으로 저렴한 편이었고 온수를 틀면 온수가 나왔고, 깨끗한 화장실에 심지어 에어컨까지 달려있는 방이었다.


거기에 덧붙여 주인 아저씨가 매우 친절하고(누나들은 아저씨를 귀엽다고 말했다) 가끔씩 과일이나 물을 공짜로 주는 경우도 있었다.


이름은 NEW life hue hotel


다음에 베트남 훼에 간다면 또 다시 묶고 싶은 숙소였다.



숙소 정보 update


-명칭

 베트남 훼(Hue) New life hue hotel


-요금  

 3베드(에어컨/온수) : 210,000동(day) 세 명인 경우 7만동 씩


-기타  

 Wifi가능 : 총 3개의 AP가 존재하는데 2개는 비밀번호 없음/느림, 마지막 하나는 비밀번호 있음/빠름

 오토바이 대여 가능 : 대여료 5$ (아침~저녁, 24시간 아님) 

 (대여료가 비싸다면 니나카페 들어가는 입구로 가보면 수동 바이크 3$에 대여가능)

 주인 아저씨 인심 좋음 or 귀여우심


-위치

 하기 지도 참고








사진을 봐도 내가 뭘 물고 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저게 대체 뭘까?


어쨌든 우리 셋은 자전거를 빌려서 베트남 훼(Hue)구석 구석을 돌아보기로 했다.


2013년 6월 1일이다.






처음으로 갔던 곳은 라오스로 넘어가는 표를 구하기 위해 찾아간 남부 터미널 (Ben xe phia nam)


자전거를 대여하는 곳에서 터미널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이 곳으로 가라고 알려주어 찾아간 곳이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베트남 사람들에게 설명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베트남 말로 남부 터미널을 적어달라고 했더니 Ben xe phia nam이라고 적어준다.


수미누나는 머리를 하러 샾에 들어가고 미달누나와 둘이서 표를 알아보러 가기로 한다.


물어물어 찾아간 남부 터미널에서는 라오스로 넘어가는 표를 팔지 않는다고 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라오스로 가는 버스 티켓을 구하려면 북부 터미널(Ben xe phia bac)으로 가야한다고 한다.


여행자 거리 - 남부터미널 (자전거 10~15분 소요)


그렇게 남부터미널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큰 마트를 발견했기 때문에 돌아오는 길 들어가기로 결정한다.


정말 오랫만에 보는 대형 마트다.




이렇게 맛있어 보이는 버거와 소시지가 우릴 유혹한다.


소시지 한 입 베어물고 싶지만 15,000동이다. 대략 0.75불. 


미달누나가 순순히 돈 내고 먹을 리 없는 가격이다.


결국 우린 근처를 배회하다 먹거리를 Get한다.





무료 라면 시식 코너에서 조그만 컵에 라면을 담아 준다.




며칠 굶은 사람처럼 흡입한다.


무료 시식 코너가 있다니 정말 좋은 곳이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라면이 정말 맛없다.

(다음 날 수미누나와 함께 갔었는데 수미누나는 국물 한방울 남기지 않고 흡입하셨다)



여기서 잘 먹는 사람 순위를 매기자면


수미누나>>>(넘사벽)>>>나>미달누나


끝이다.





그렇게 맛없는 무료 시식 라면을 먹은 우리는 수미누나 머리가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해서 페달을 밟기 시작한다.


상쾌하고 맑은 훼(Hue)의 공기가 스쳐지나간다.


좋다.


찾아간 헤어샾에서 말하길 아직 끝날려면 1,2시간 정도 기다려야한단다.


그리고 그 때 정전이 일어났다.


난 베트남이니 그러려니 하고 앉아있었는데 밖에서 웅성웅성대는 소리가 들린다.


물론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 들었지만, 싸움이라도 났나? 궁금해서 밖으로 나가본다.


싸움이 아니었다.




전신주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오오미


두려웠다.


저렇게 위험한 곳에 불난 거, 진심 처음 봤다.


사람들이 말하길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싸움구경, 불구경이라고 했던가?


그런데 이 불 구경은 재미있지 않았다.


전기줄이 무작위로 얽혀있는 전신주에 불이 붙었다는 것은 감전의 위험도 도사리고, 대형 폭발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 전신주만 쳐다보고 있었다.


다급해진 나는 아무나 붙잡고 911에 전화 했냐고 묻기 시작한다.


그네들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시큰둥하게 불구경에 여념이 없다.



나는 베트남 훼의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거리 풍경을 촬영하기 시작했고, 살아 돌아가면 신문사에 비싸게 팔아넘겨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소방차, 왔다.





물 같은걸 뿜었는데, 물이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전신주에 불이 났는데, 물을 뿌리는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으니 말이다.


작은 소화기에도 A,B,C형 소화기가 정해져 있는데, 화재진압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이 다짜고짜 물을 뿌리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자꾸 봐도 그냥 물 같다.






그렇게 화재는 진압되고, 사람들은 각자 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볼 거리가 끝난 것 마냥.


난 그 모습이 조금 잔인해 보였다.


물론 나 역시, 사진을 찍고 돌아다니는 잔인한 사람들 중 하나였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물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깨닫고 산 생수


베트남에 가면 Bang이란 브랜드의 물을 사면 안된다.


가격은 기타 브랜드와 동일하지만 시큼한 맛이 난다.


누나들에게 마셔보라고 줬더니 모두 이상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버렸다.


아까운 내 10,000동 ㅠ_ㅠ


이 글을 읽고 베트남에 가는 사람이 있다면 꼭 Bang이란 브랜드를 피해서 물을 구입하도록 하자.




수미누나의 머리는 예쁘게 변했고(스트레이트 펌을 했다) 머리를 찰랑찰랑 거리며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포카리XXX의 광고 주인공을 떠올리게끔 했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열심히 돌아다닌 탓에 피부가 조금 더 검게 변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웹서핑을 하다 발견한 니나카페에 가기로 결정했다.


우리도 가끔씩 레스토랑이란 곳에 들어가서 의자에 앉아 밥을 먹기도 하는 것이다.


기뻤다.













이건 니나 카페의 메뉴 중 하나인 김치 볶음밥이다.


김치 볶음밥&콜라 : 55,000동


베트남에서 김치 볶음밥이 그 맛이겠지, 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말 맛있다.


오이 한점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웠다.




그리고 론니에서 추천하는 훼 왕궁(Hue palace)으로 머리를 돌린다.


왕궁은 여행자 거리에서 자전거로 10~1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도보로 30~40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으니, 택시 이용은 삼가도록 하자.



자전거 타고 셀카 찍기 콘테스트가 있다면 난 상위권에 랭크될지도 모른다.


오른손, 왼손 자유자재로 찍을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앞에 보이는 것이 하루 전날 찰랑이는 머리를 갖게 된 수미누나, 그 앞에 가고 있는 사람이 미달 누나다.


이렇게 철교를 건너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훼 왕궁에 도착할 수 있다.




저 멀리 호치민이 계양 했다는 베트남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실제로 보면 엄청나게 거대하다.


고로, 호치민 혼자 계양하지 않았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왕궁 앞에 도착하면 베트남 전쟁에 쓰였던 전차와 탱크, 박격포따위가 진열되어있다.




왕궁으로 들어가는 여러개의 문 중 하나


물론 모든 문은 경비(Guard)가 지키고 서 있다.


표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










그렇게 우린 자전거를 타고 왕궁을 크게 한바퀴 돌았다.


벽이 생각보다 높지 않아 안쪽 건물과 지붕은 모두 둘러볼 수 있는 거리였다.



"그런데 누나들 여기 정말 안들어갈거예요?"


 - "비싸면 안가" & "지붕 봤으면 다 본거야"


"그럼 입장료 얼만지나 보고 가요, 어차피 베트남 인플레이션 때문에 가이드북에 적혀있는 것보다 비쌀 거 같긴 하지만"




105,000동!!!!!!!!!! (약 5$)


거의 3일 방값에 육박하는 무지막지한 가격이다.


2013년 4월 16일부터 가격이 올랐음을 알 수 있다.



당연히 들어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미 자전거를 타고 왕궁 한바퀴를 돌았으니 전혀 아쉽지 않았다.


오히려 왕궁 주변에 아기자기하게 있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지 못한게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그렇게 왕궁을 포기한 우리는 또 다시 마트에 가기로 했다.


저녁은 럭셔리하게 마트에서 장을 보기로 했다.


장소는 Coop마트.


동바 터미널 옆에 위치해있고, 아까 봤던 철교를 지나 우측으로 틀면 바로 보이는 대형 마트다.




한국 라면을 발견했다.


오동통면, 신라면, 짜파게티, 김치라면 다 있다.





여행 중 처음으로 라면을 먹게 되었다.


거의 보름만에 먹는 라면이다.





라면을 먹고 밥을 비벼 먹기 위해 밥도 샀다.


가격 6,000동








참, 우린 럭셔리하게 김치도 사서 먹었다.


포장은 우스꽝스럽게 생겼지만, 생각보다 맛있는 김치였다.





철원에서나 먹던 뽀글이


맛있게 먹었다.





진짜 맛있었다.


군대에서 흡입하던 것 보다 더 맛있는 뽀글이가 있을 줄, 정말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