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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여행기/아시아(Asia)

(여행기/훼) Thuan an beach, 마지막 밤

by 빛의 예술가 2013. 7. 7.


잠에서 깨어난다.


"누나들 배고파요"


 -"그래 오늘은 뭐 먹으러 갈까?"


"글쎄요.."



반복되는 일상이다.


뭔가 신나는 구경거리가 없을까, 론니플래닛을 뒤적거렸더니 훼에 멋진 비치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누나들 오토바이 빌려서 비치 갈래요?"


-"그래 가자"



하긴, 이 누나들은 내가 달나라에 가서 토끼를 보고 올까요? 해도 가자고 할 사람들이다.


그렇게 우리는 오토바이를 2대 빌려 어제 실패한 라오스행 티켓도 끊을 겸 비치에 가기로 했다.


어제 봤던 니나 카페 근처의 골목길에 수동 오토바이 대여비가 3$이라고 적혀있었지만 우린 쿨하게 숙소에서 오토바이를 빌린다. (대당 하루 5$)


그렇게 훼 왕궁 북서쪽 끝자락에 있는 북부 터미널(Ben xe phia bac)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한다.


여행자 거리에서 오토바이로 15~20분정도 걸리는 거리다.


당신들이 북부 터미널에 가고 싶다면, 걸어서 못 간다. 멀다. 오토바이를 빌려 가거나, Coop마켓 옆 동바(Dong ba) 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





그렇게 도착한 북부 터미널(Ben xe phia bac)


우린 라오스 국경도시 라오바오행 티켓을 구입한다. (요금 65,000동)



사실 많은 여행자들이 베트남에서 라오스로 넘어갈 때 이 라오바오를 거쳐가는데, 라오바오에서 내리는 여행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여행자 버스를 타면 베트남 훼에서 라오스 사바나켓 or 비엔티엔까지 직행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금이 비쌌다.


그래서 우린 라오바오로 넘어간 후 어떻게든 라오스 국경을 넘어 단사밧(라오스 국경 마을)에 도착. 북쪽으로 올라가기로 결정했다.


당연히 이 때는 몰랐다.


돈을 조금 아끼기 위해 선택한 로컬 버스로 인해 지옥의 라오스 국경넘기가 시작될 줄은.




우린 내일 아침 일찍 이 곳에서 출발해야 했기 때문에 동바 터미널로 가서 북부 터미널로 가는 시내 버스를 확인한 후 비치에 가기로 했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알아보니 동바 터미널에서 북부터미널까지 요금은 4,000동/ 시간은 10~20분이 소요된다고 했다.



내일 스케쥴이 정해졌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 숙소에서 철교를 지나 Coop마트 옆 동바 터미널까지 약 1~2Km를 걸어 시내버스(요금 4,000동)를 타고 1~20여분을 타고 북부 터미널에 도착한 후 라오스 국경 마을인 라오바오까지 간다.


깔끔했다.




이제 내일 라오스로 넘어갈 준비를 모두 마쳤으니 바다를 보러 동쪽으로 향한다.


가는 방법은 굉장히 쉽다. 


계속 동쪽으로 가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


물론 오토바이 기름이 충분했을 경우의 이야기다.




돈이 없는게 무슨 죄인지 처음 오토바이를 빌리고 나서 30,000동(1.5$)어치 기름을 넣고 계속 달렸더니 도중에 내 오토바이가 멈춘다.


기름이 하나도 없었다.


당연히 주변에 주유소는 보이지 않았고 난 다급하게 누나들을 불러세웠다.


오토바이를 끌고 조금 걷다보니 정비소 같은 것이 보였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름을 넣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기세 등등하게 20,000동(약 1$)을 넣겠다고 했더니 주인 아저씨가 꼬마 아가씨에게 뭐라뭐라 지시를 한다.


꼬마 아가씨는 페트병을 들고 어디론가 달려가더니 1.5리터 페트병 절반 정도의 기름을 내게 준다.


기준 용량에 미치지 못하는 터무니 없는 가격이었지만, 도로 한 복판에 오토바이가 멈춘게 죄다.


어쩔 수 없이 기름을 넣는다.





오토바이가 도로 한가운데서 멈춘 사고가 났는데 활짝 웃고 있다.


게다가 기름을 사기당한 것도 뻔히 아는데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난 대인배인가 보다.





그렇게 수작업으로 주유를 하고,





인증 샷을 또 찍었다.


다시 생각해도 난 대인배.




그렇게 기름을 주유하고 계속 해서 달린다.


훼 여행자 거리에서 Thuan an beach까지는 약 15km정도 거리다.


우린 바이크를 타고 30여분을 달려 환영 표지판을 만난다.




햇볕도 쨍쨍하고 어서 바다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다.


비치에 도착하면 여러개의 방갈로가 보이는데, 본인이 마음에 드는 곳에 가서 자리를 잡으면 된다.


우리는 레스토랑을 겸하고 있는 방갈로에 오토바이를 주차했다.


그리고 가장 먼저 했던 일은 베트남 커피를 주문하는 것.




미달누나, 수미누나는 굉장히 절약하며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돈을 아끼지 않는게 하나 있다.


커피였다. (수미누나는 과자 추가, 과자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항상 No sugar, No milk로 커피를 마시는 미달누나의 커피가 위쪽, 수미누나와 나는 항상 Milk&Sugar커피다.


위쪽에 초록색 투니스는 수미누나 과자.




베트남, 훼, Thuan an beach


조금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바다 사진 몇 장.

























아이들 때문에 우리들에게 너무 먼 바다로 나가지 말라고 부탁했던 소녀.


먼 바다로 나가면 아이들이 따라서 간다는 논리였다.


조금 황당하기도 했지만, 어린 친구들을 생각하는 그 마음이 예뻐 우린 이 무리에 떨어져서 놀았다.




신나게 수영도 하고, 파도도 타고, 파도도 타고, 파도도 탔다.


당연히 사진. 없다.


난 방수팩 그런거 없기 때문이다.


그에 앞서, 방수팩 안에 사진기를 넣어 사진을 찍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정도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렇게 두어번 바다에 다녀온 우리는 방갈로로 돌아온다.


대나무와 짚으로 얽히섥히 엮어 만든 멋진 방갈로였다.




어제 밤 미달 누나의 주장으로 구입하게 된 카드 2벌.


이상한 게임을 알려주었는데 미달 누나가 계속 이겼다.


그래서 돈을 걸고 하고 싶었으나, 아직 룰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터라 피눈물을 흘리며 계속 졌다.


난 지는거 싫은데.. 언젠간 되갚아 주리라 마음 먹는다.


난 마카오와 세부의 카지노를 상대로 갬블링에서 이기고 돌아온 남자이기 때문에 카드게임에서 지는 건 용납할 수 없다.


그런데 이 다음에도, 난 누나들을 이기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카드게임을 끝내고 밥도 먹는다.


새우 볶음밥이란 것이 있었는데, 가격이 상당했던 편이라 누나가 협상을 했다.


미달누나의 협상법이다.



"새우 볶음밥되죠?"


  -"네 됩니다"


"거기서 새우를 빼면 얼마?"


  -"......"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저런 딜을 한다.


골똘히 생각해봐도 마녀같은 누나(들)이다.


뭔가 일행이라서 다행이라는 기분까지 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좋았다. 우리는 적혀있는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물론 새우는 빠진) 볶음밥을 먹었다.


나도 언젠간 저런 말도 안되는 딜(Deal)을 해봐야지 하고 다짐한다.




새우를 빼서 주방장님이 상처받을까 고민했지만, 새우만 뺀 채로 맛있는 볶음밥을 만들어 주셨다.


맛난다.




그렇게 한껏 비치를 즐기고 우린 숙소로 돌아온다.


비치 옆 방갈로 옆에서 대충 샤워를 하고 왔지만, 다시 샤워를 해야했기에 샤워 시작.


누나들과 함께 있으면, 샤워를 하기위해 기다리는데 보통 1,2시간은 소요된다.


마녀같은 누나들이지만 이럴 때 보면 여자가 맞구나 생각한다.


남자들은 샤워하는데 5분. 안걸리는 경우 많다.




훼에서 마지막 밤이었기 때문에 우린 유명한 맛집에 찾아가기로 한다.


만다린 카페로.


서울 식당이라고 적힌 한식집을 지나




만다린 카페를 찾았으나, 이 곳이 만다린 카페가 아니었다.


오로지 광고 팻말이었다.


지도가 있었기 때문에 다시 만다린 카페를 찾아가기로 한다.







찾았다. 


만다린 카페.





적잖이 비싼 가격이었지만, 훼에서 마지막 날.


더불어 베트남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라는 특이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먹고 싶은 것들을 그냥 시켰다.


생각해보니 우린 돈이 없어서 안쓰는게 아니었다.


단지 아낄 뿐이다.







난 페스티벌 맥주도 마시고,





치킨 프라이드 누들&프렌치 프라이를 함께 먹었다.







그렇게 훼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 저물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