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국기에는 앙코르와트가 그려져있다.
3개의 봉긋 솟은 탑이 그려진 국기가 어렴풋이 기억난다면 그게 캄보디아 국기다.
나라를 상징하는 국기에 그려질 정도로 이 나라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 이 사원이다.
수 십 개의 앙코르 유적 중 '앙코르 와트'만이 해자에 둘러 쌓여있다.
이 사원의 용도에 대해 다양한 학설이 있지만, 외세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함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끝에서 헤엄을 치거나 배를 타고 사원으로 들어가려면 이미 지쳐서 전투력이 많이 떨어질 테니까.
위쪽에 보이는 다리가 사원이 지어질 당시 만든 도로다.
이미 움푹 패이고 깨졌지만 큰 보수공사를 하지 않았다.
외려 오른쪽에 깔끔한 도로를 깔아놨다.
하지만, 사람들은 왼쪽 길로 걷지 않고 오른쪽으로만 걸어간다.
해자를 넘어 앙코르 와트 사원으로 올라가는 길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사원 곳곳에는 나무 계단을 설치해두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나무 계단이 없는 곳이 많았다고 한다.
얼굴이 많이 지워진 여인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화한 표정은 잃지 않고 그대로이다.
앙코르와트는 총 3층으로 이루어져있다.
위 사진은 2층에 올라 찍은 사진이다.
이 나라 달력에는 부처님 오신날이 곳곳에 적혀있는데, 우리나라 처럼 1년에 한번이 아니라 한 달에도 많이 오셨기 때문에 특별히 쉬지는 않는다고 한다.
대신에 부처님 오신 날에는 앙코르 와트 3층에 올라갈 수 없다.
오신날 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 것은 부처님 가신날.
국가 공휴일이라고 한다.
바람이 불지 않아 호수가 잔잔해지면 사원의 실루엣이 호수에 비친다고 하여 스팟이 된 장소.
난 이런 장소는 좋아하지 않지만, 대체 어떤 모습으로 찍힐지 궁금해 찍어봤다.
별로다.
사원은 창문의 문살 하나까지 정교하게 조각되어있는데, 그 솜씨에 반해버렸다.
고대 크메르 문명에는 나무도 아닌 돌을 찰흙처럼 다루는 기술이 있었던 걸로 추측된다.
돌의 이음새까지도 매우 정교하게 조각되어 붙어있다.
아래쪽이 맨들맨들하게 보이는 것은 사람들이 자꾸 손으로 문질러서 그렇단다.
물론 고대 문명에 손을 살짝 대보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문지르는 행위는 이해할 수 없다.
여기도 열심히 문질렀나보다.
사원의 벽에는 전투하는 모습의 벽화가 양각으로 조각되어있는데, 벽화당 수천은 족히 넘어보이는 병사가 보인다.
표정과 모습 역시 모든 것이 같지 않다.
시간에 침식당한 지붕과 벽면 곳곳은 이끼가 낀 것처럼 검은색으로 변색되어있는데, 이 역시 밀림에 휩싸여있는 기묘한 건축물에 운치를 더한다.
개발되지 않은 지역은 온통 밀림이다.
원주민들이 이 곳을 모르고 살았다는 학설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 만큼 찾기 힘들었다는 데는 동의한다.
앙코르와트 사원 3층에서 찍은 사진
꽤나 높이가 있어 올라가는데 주의해야한다.
밀림이 사원을 지키고 있는 느낌이다.
사원 3층으로 올라가는 사람들
칠이 벗겨진 기둥에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기둥과 안쪽 지붕을 연결하는 이음새에도 각종 문양이 양각되어있다.
왕의 목욕탕 혹은 수영장으로 추정되는 공간이란다.
아직까지도 우기 때 비가 많이 오면 아래쪽 공간에 물이 찬다고 한다.
정교한 건축기술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목이 잘린 석불
얼굴은 찾아볼 수 없지만 고요히 가부좌를 틀고 있는 모습에서 표정까지 읽히는 듯 착각에 빠진다.
앙코르 와트에서 앙코르 톰으로 가는 길
여기서 크메르인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데, 우측에는 악신 54구,
좌측에는 선신 54구가 각기 나가(거대한 뱀)를 붙잡고 서 있다.
이처럼 선과 악이 합쳐지면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믿고 있었다.
이 밖에도 킬링필드의 위령탑에도 선과 악의 대비가 뚜렷하게 보이고, 다른 사원에도 흰두교와 불교가 접목된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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