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비엥(vangvieng)에서 며칠을 재밌게 보내고 루앙프라방(Luang prabang)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두 도시간에는 여행자를 실어나르는 미니버스가 운행하고, 요금은 약 80,000킵(약 10불)정도가 든다.
처음부터 끝까지 라오스 13번 국도를 달리면 루앙프라방(Luang prabang)에 도착할 수 있는데, 그 경관이 기가 막히게 멋지다.
전날에는 문연이가 먼저 루앙프라방으로 떠났기 때문에 나는 다시 누나들과 미니 버스에 올라탄다.
방비엥(vangvieng)을 떠나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길은 멋지지만 그만큼 험난하다.
버스가 작기 때문에 흔들림도 크기 때문에 멀미를 심하게 하는 사람은 약을 미리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차는 계속해서 달리고 우측으로 절경이 계속해서 펼쳐진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석산이 펼쳐지고 산 허리를 잘라먹는 구름이 눈앞에 선연하다.
도중에 산 중턱의 휴게소에서 쉬어가는데, 즐거워 사진을 찍고 있노라니 누나들이 다가온다.
-"야 저기 화장실 완전 멋있어!"
"뭔데요? 왜요?"
-"여자 화장실인데, 창문으로 산 보이고 그래"
차마 여자화장실이라 들어가진 못하고 수미누나에게 부탁해 사진을 좀 찍어달라고 했다.
위 사진이 그 화장실.
당신이 여자라면 방비엥(vangvieng)과 루앙프라방(luang prabang)을 잇는 13번 국도 휴게소에서 화장실에 가고 싶지 않더라도 한번쯤 들를 가치가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사실 한국의 해남에도 저런 류의 화장실이 있었다.
물론 그 곳은 남자 화장실이었는데, 소변을 보러 자세를 잡으면 눈 앞에 펼쳐진 창문에서 바다가 비친다.
넋이나가 그 바다를 보고 있노라니 내가 왜 이 곳에 서 있는지 조차 망각하게 할 정도의 아름다움이었다.
내가 수학의 정석따위를 공부하던 학생때의 일이기 때문에 이미 그 곳이 정확하게 어디었는지 잊어버렸다.
해남에 내가 말한 그 화장실을 가본 적이 있다면 제보 부탁한다.
미니 버스는 달리고 달린다.
식당에도 한번 멈춰선다.
푸릇푸릇한 나무숲을 계속해서 헤쳐나가면 어느덧 우거진 숲이 점점 작아진다.
루앙프라방이 코 앞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만난 루앙프라방(Luang prabang).
온 도시가 유네스코(UNESCO)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다는 곳이다.
내가 그 사실을 말하며 "루앙프라방은 얼마나 멋질지 궁금하지 않아요?" 누나들에게 얘기하자 그들은 배가 고프다했다.
-_-
멀미도 아니하고 배가 고프다 하신다.
하루 전에 이 곳에 도착한 문연이가 우리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XX빵집에서 기다리고 있겠노라 말을 했기 때문에 내심 기대를 하며 들어갔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우리끼리 숙소를 잡기로 하고 2시간 가량 배낭을 메고 걸어 저렴한 게스트 하우스를 찾는다.
물론 2시간을 걸은 이유는 물가가 비싼 루앙프라방에서 저렴한 숙소를 찾아야했기 때문이다.
30분을 걸으니 어깨가 뻐근해져왔고, 1시간을 걸으니 짜증이 났다.
1시간 반을 걸으니 누나들이나 나나 모두 서로에게 성질을 내기 시작했고, 2시간을 걸어 짐을 내려놓자 모두들 다시 배가 고프다고 웃기 시작했다.
그렇게 히스토릭 디스트리트(Historic district)을 세바퀴 정도 돈 우리들은 온 도시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란 사실을 까맣게 잊고 뭔가를 먹을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 핸드폰에서 띠링 소리가 울린다.
-"형 어디세요? ㅠㅠ"
문연이었다.
"너 어디야? 그 빵집?"
-"네 2층에 있어요"
그랬다.
사실 2층이 있다는 것은 들어가면서 봤지만, 도저히 배낭을 메고 가파른 2층 계단을 오르기 싫었기 때문에 올라가지 않았었다.
그렇게 미안한 마음이 앞서 문연이를 다시 만나러 가기로 한다.
4시간이 넘게 기다렸다고 한다.
그리고 녀석이 안내해준 라오스식 부페(buffet)!
내가 사진을 찍을 때마다 문연이는 저렇게 뷰파인더 앞에서 내 작품활동을 방해하고 있었다.
생선에 치킨 꼬치 구이도 보이고,
우리가 첫날 먹었던 라오스식 부페다.
가격은 10,000킵(약 1.2불)이고, 접시에 먹을 수 있는 만큼 그리고 담을 수 있는 만큼 먹을 수 있다.
난 밥을 산더미처럼 쌓아올려놓고 10분도 채 걸리지 않아 다 먹어치운다.
누나들과 문연이를 보니 흡족해하는 표정이었다.
밥을 먹고나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우린 강을 보며 맥주라도 한잔씩 하자고 말하며 메콩강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위쪽에 찍힌 가운데 남자는 일본인 아저씨인데, 이날 밥/술/야시장 구경을 함께 했다.
오랫만에 보는 메콩강(Mekong river)이었다.
사실 이번 인도차이나 반도 일주는 메콩강(Mekong river) 일주나 진배 없었다.
내가 인도차이나 반도의 어느 나라, 어느 도시를 가던 이 거대한 강은 나를 놓아주지 않고 거대한 산과 평지를 거스르지 않고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그 유유함과 거대함이 새삼스럽게 느껴져 몸서리가 쳐질 정도였다.
해가 지자 루앙프라방의 히스토릭 디스트릭트(Historic district)주변을 에워싼 야시장을 보러 가기로 한다.
밥을 먹고 배가 불러하는 미달이누나는 걷기 힘들다며 문연이의 뒤에 엎혔다.
난 문연이가 걱정되었지만, 내심 다행이라 생각하며 커플 사진을 찍어주었다.
제목 : 야시장을 보며 즐거워하는 커플
루앙프라방(Luang prabang) 야시장(Night market)에는 크게 살 만한 것들이 없다.
추천할 만한 상품은 가방이나 팔찌 따위의 어느 여행지에서나 쉽게 구입할 수 있을만한 것들 뿐이다.
하지만 여행자 거리 중심지에 장이 열리기 때문에 매일같이 밤만되면 지나쳐야했다.
나의 준수한 외모로도 커버가 불가능한 요상스러운 모자다.
원빈이나 장동건이 저 모자를 쓰고도 잘 생겼다는 평을 받을 수 있을까? 의심이 될 정도로 조악하게 만들어 놓았다.
세 사람이 가장 관심을 갖고 보는 것은 역시 '먹거리'다.
라오스 커피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하겠지만, 마시면 안된다.
라오스 커피는 맛이 없다.
나와 누나들이 수 차례에 걸쳐 검증을 하려고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번번히 실패했던 것이 베트남 쌀국수, 그리고 라오스 커피다.
특히 베트남 커피 맛을 아는 자들은 마셔서 득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정말 맛없다.
라오스 커피를 구입하려고 하는 동양인들.
그 것만은 사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맛의 다양성을 중시하기로 마음먹고 입을 닫았다.
이 곳에도 어김없이 라오스식 샌드위치(바게뜨 안에 절반 정도 흠을 내어 이것저것 집어넣어 만든다)를 팔고 있었고,
어디에 달아야할지 모를 것 같은 천조각도 팔고 있었고,
오륀지 오륀지한 뭉크들의 그림도 몇 점 전시되어있었다.
뭐 이런 잡다한 모빌도 있었고,
ROVIO사에 라이센스는 제대로 내고 있는지 의심되는 앵그리버드 조명도 있고,
알록달록 우산이 있었다.
아기자기한 카페 인테리어를 하려는 사람에게는 어쩌면 이 곳이 더할나위 없이 멋진 곳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외의 입장이라면 크게 사고싶은 물건이 없었던 루앙프라방의 야시장.
방비엥-루앙프라방 이동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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