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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여행기/아시아(Asia)

(여행기/루앙프라방-훼이싸이)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국경도시 훼이싸이로

by 빛의 예술가 2013. 8. 27.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국경도시 훼이싸이로 이동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로는 보트를 이용하는 방법


이는 소요시간도 길고 요금도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천천히 강을 따라 여행하며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트에도 일반 보트와 쾌속선이 있는데, 문연이의 말에 의하면 쾌속선 전복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 자주 운행 중지가 되니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둘째로는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요금은 약 170,000킵이며 소요시간은 약 12시간이다.


본인은 저녁 6시에 루앙프라방을 출발해 훼이싸이에 다음날 아침 7시 도착했다.




우리가 훼이싸이(Huay xai)로 간 이유는 육로로 태국국경을 넘기 위함이었고, 태국의 치앙마이(Chiang mai)까지 연결하는 버스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훼이싸이행 버스티켓을 끊은 이유는 그 곳이 긴팔 원숭이 체험(Gibbon experience)을 하는 베이스캠프같은 곳이기 때문이었다.





전날 라오라오를 마시고 기절(?)했던 미달누나는 아침까지도 숙취가 가시지 않은 듯 게스트하우스 1층 바닥에 누워 사람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었다.


체크아웃이 12시었고, 버스시간은 저녁 6시였기 때문에 6시간동안 미달누나는 내내 누워있는다.


하지만 그녀의 단잠을 방해한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이 귀여운 꼬마다.


젊은 부부와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꼬마였는데, 베트남에서부터 만나 라오스 온갖 도시, 그리고 태국 온갖 도시, 심지어는 인도에서도 만나게 되는 꼬마다.


쿨한 젊은 부부는 매번 꼬마가 울건 말건 두 손을 꼭 잡고 걸어가고 있었으며, 꼬마는 울면서도 부모를 따라 쫄래쫄래 걸어가던 모습이 기억났다.



녀석은 부모에게 버림받은 기억이 떠올랐는지, 바닥에 누워 힘들어하는 미달누나를 본격적으로 괴롭히기 시작한다.


발로 차고 물병으로 때리며 즐거워한다.


나도 덩달아 응원을 했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





미달누나가 빛의 속도로 일어나더니 꼬마에게 응징을 가한다.


꼬마의 화들짝 놀란 얼굴이 찍힌 사진을 보니 가여워 견딜 수가 없다.


그때부터 녀석은 고분고분 미달누나의 옆을 피해서 우리에게 접근한다.


남녀노소 국적 불문하고 미달 마녀는 알아보는 모양이다.




<루앙프라방 버스터미널 목적지별 시간표/요금정보>


■루앙프라방-농카우 : 9시 30분(매일) / 55,000킵

루앙프라방-꽝시폭포 : 11시 30분, 1시 30분 / 40,000킵

루앙프라방-방비엥 : 6시~8시, 15시~17시(매일) / 105,000킵

루앙프라방-쿤밍(중국) : 7시 / 420,000킵

루앙프라방-하노이(베트남) : 18시 / 350,000킵


(하기 사진 참조)







우리가 구입한 170,000킵짜리 버스티켓에는 숙소에서 버스정류장까지 픽업(Pick up)하는 비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덕분에 굉장히 수월하게 버스정류장을 찾아갈 수 있었다.


루앙프라방의 버스정류장에서는 중국 운남성 쿤밍(Kunming), 그리고 베트남의 하노이(Hanoi)까지도 버스가 연결되어있다.


물론 태국의 치앙마이(Chiang mai)까지도 버스는 연결된다.




우리가 타고 갈 버스를 확인하니 우리나라에서 원조한 / 혹은 염가에 판매한 버스였다.


수도관광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찍혀있다.


숙취와 싸우고, 꼬마를 혼내며 힘겨운 반나절을 보낸 미달누나의 상태가 궁금해 벤치로 돌아왔다.


아니나다를까.



누워있다.


정작 나는 사용하지 않은 산악용 방석을 당당히 베게삼아 버스정류장 플랫폼에 들어누워있다.




신나게 사진을 찍어대도 움직이거나 욕을 하지 않는다.


미달누나가 굉장히 아픈모양이다.


우리는 이로써 라오스의 증류주 '라오라오'의 위험성에 대해 잘 탐구해보았다.






훼이싸이(Huay xai)행 버스는 저녁 6시에 출발했다.


방비엥(Vangvieng)에서 루앙프라방(Ruang prabang)으로 올때 힘겹게 달려왔던 13번 국도를 그대로 이어받아 끝까지 간다.


태반이 포장되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비포장 도로이고, 도로의 덜컹거림은 물론 1시간에 12번도 더 정차하는 그런 로컬버스였다.


사실 미니버스를 제외하자면 라오스(Laos)에서 여행자 버스란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버스는 온갖 짐을 실어나르는 탁송 수단이며, 아무 곳에서나 타고(심지어는 버스정류장 도보 1분 거리 옆에서도 차를 세운다) 아무 곳에서나 내린다.


대중교통이 발달되어있지 않은 나라에서는 당연한 방법이 우리에게는 너무도 낯설게 다가왔다.



서울 시민이 서울-경기를 제외한 광역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서초동 고속버스 터미널 혹은 수유리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어떤 식으로도 가야하는 것이다.


그 버스가 분당을 지난다고 해서 그 곳에 사는 사람이 세울 수 없는 시스템이다.


다른 도시도 마찬가지다.


천안에 사는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가기 위해서는 천안역으로 가거나 (구)야우리 앞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어떻게든 알아서 가야하는 것이다.


당연히 그 편이 합리적이고 쾌적하며, 소요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나라 사람들은 자기 집 앞에서 모든 버스를 세우고, 어디서든 버스에서 내린다.


수화물을 탁송하고 돈을 건네고, 심지어는 가축까지 버스 위에 올려보낸다.


때문에 어떤 버스가 10시간을 운행한다고 치면 조금도 거짓을 보태지 않고 100번은 넘게 정차한다.




날이 밝으며 훼이싸이(Huay xai)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누나들과 문연이는 안중에 들어오지도 않고, 잠에서 깨기 위해 몸부림치며 무거운 배낭을 돌려받는다.


아직까지 몽롱한 정신을 견지한 채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여기서 시내까지 거리가 좀 있네요? 어떡할까요?"


때마침 택시 기사들이 달라붙어 가격을 제시했지만 얼토당토 않은 금액이었다.


-"야 일단 버스정류장 밖으로 나가자"


미달누나는 숙취에서 완전 회복한 듯 성큼성큼 배낭을 메고 앞장서 걷기 시작한다.


그도 그럴것이 어느 도시를 가든 버스 터미널에서 대기하고 있는 오토바이나 택시 기사들은 시세보다 더 높은 가격을 부른다.


여행자들이 그들을 상대로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확률은 희박하기 때문에 일단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면 밖으로 나가는 편이 좋다.




그런데 휑 했다.


그랬다.


이 곳은 라오스이고, 그 것도 평범한 도시가 아니라 작은 국경 마을일 뿐이다.


아무 것도 없었다.


버스터미널에서 시내까지는 약 3~4km가 떨어져있고, 아침부터 걸어가기 힘든 거리였다.



그때 원기가 회복된 미달누나가 갑자기 도로로 뛰어든다.


'저 사람 왜 저러나', 멍청하게 보고 있으려니 의기양양한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야~ 뒤에 타"




미달누나는 본인의 별명이 히치 하이킹의 달인(이하 히달)이라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도로 한복판에서 차를 막고 히치 하이킹을 하는 모습이 우스워 키득거린다.


그러면서도 내심 그 당당함이 부러웠다.




13시간을 꼬박 버스에서 뒤척이며 점점 폐인이 되어가는 내 모습


라오스 13번 국도가 아니었다면 저 것 보다는 조금 더 나은 얼굴이었을 지도 모른다.




우리 넷을 태운 트럭은 쌩쌩 달리고, 미달누나는 담요를 목도리삼아 두르고 잔다.


생선 트럭에서 누워잘 때부터 알아봤어야하는데... 저 마녀에게는 온 세상이 온통 침대로 보이나보다.


그렇게 10여분을 넘게 달려 훼이싸이(Huay xai)시내에 도착한다.



이때부터 우리는 두 팀으로 갈라져 행동하기로 했었다.


미달누나와 나는 이 곳에서 긴팔 원숭이 체험(Gibbon Experience)을 하기로 했었고, 문연이와 수미누나는 바로 국경을 넘어 치앙라이까지 가서 기다리겠다고 말한다.


우린 긴팔 원숭이 체험(Gibbon Experience)을 접수하는 사무실만 찾아보고, 수미누나와 문연이를 태국까지 배웅하기로 한다.



이건 예전 사무실이다.


왼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 안쪽으로 들어가면 새로운 사무실을 찾을 수 있다.





사무실을 찾은 우리는 내일 시작하는 투어에 참여하기로 하고 두 명을 배웅하기 위해 보더(Border)로 향한다.


훼이싸이(Huay xai)는 굉장히 작은 국경 마을이다.


물론 베트남 라오바오(Lao bao)와 접경마을인 단사반(Dansavan)보다는 매우 큰 편이지만, 걸어서 20분 정도면 온 동네를 다 돌아볼 수 있다.


그리고 시내의 중간쯤 태국으로 넘어갈 수 있는 국경 사무소 보더(Border)가 있다.




이런 모양으로 생겼는데, 검사를 철저하게 하지 않는다.


위쪽으로 보이는 강을 넘어서면 그 때부터 태국(Thailand)이다.


이리저리 찾아봐도 다리는 없다.


헤엄쳐 건너는게 아니고 보트가 있다.



수미누나와 문연이가 보트에 올라탄다.


두 사람은 태국 치앙라이(Chiang Rai)에 먼저 가 있겠다고 말하며 우린 인사를 한다.


난 보트가 선수를 돌릴 때까지 열심히 손을 흔들었고, 두 사람은 나의 인사 같은건 안중에도 없이 보트를 타서 신나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뭔가 귀엽게 보였다.


보트는 1분이 조금 넘게 달려 태국에 도착한다.


그들이 무사히 도착한 것을 확인한 후 우린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간다.


수미누나와 문연이가 없어졌다.


마녀같은 미달누나를 혼자서 잘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