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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여행기/아시아(Asia)

(여행기/훼이싸이) 60m나무 위에서 보낸 하룻밤 Gibbon Experience (하)

by 빛의 예술가 2013. 8. 31.


2013/08/30 - [다같이 돌자 지구 한바퀴/■아시아] - (여행기/훼이싸이) 60m나무 위에서 보낸 하룻밤 Gibbon Experience (상)


다들 오래 기다리셨다.


뭐 안기다렸다고?!!


흠흠.. 어쨌든 내 블로그에 찾아와 여행기를 읽을 수많은 사랑스러운 분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


위험천만하지만 Gibbon Experience Zip Lining을 한 손으로 하며 동영상을 찍어온 게 그 것이다.


잘 생긴 내 얼굴이 집중적으로 나온 것은 아무쪼록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사실 실제로 Zip Lining을 하는 것의 반의 반도 보여줄 수 없었다.


직접 해본다면,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게 어떤 기분인지 만끽할 수 있다.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미달누나는 일어나자마자 밤에 무슨 이상한 소리를 듣지 못했냐며 날 다그치기 시작한다.


"못들었는데요?"


그렇다.


난 간만의 고된 산행으로 밤이되자 늘어져서 푹 잠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밤귀가 예민한 미달누나는 분명 긴팔 원숭이가 숙소 옆에 왔었다며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함께 동침했던 네덜란드 누나에게 밤에 무슨 소리를 들었냐고 물어봤지만 "Nothing"이라는 짧은 단어로 미달누나의 주장을 일축한다.





보이는 것은 온통 산이요 나무다.


어마어마한 풀내음이 상쾌하게 나를 맞이한다.


오늘 또 다시 이 국립공원을 헤집고 날아다닐 것을 생각하니 상상만해도 짜릿했다.


그 짜릿함에 씨익 미소짓고 있으려니 아침이 준비된다. 


어제와 같이 라오스 현지식으로 준비되었고, 든든히 식사를 하고난 후에 짐을 챙겨 60m상공의 나무집을 떠난다.


이 집에 들어올 때나 나갈 때, 모두 줄을 타고 나가야한다.


다른 방법은 있을 수 없다.


어마어마한 나무 밑둥부터 시작해 60m를 올라올 자신이 없다면 말이다.




세상에 어느 집의 출입이 이 보다 낭만적일 수 있을까?


생각하며 다시 한번 나의 나무 집을 쳐다본다.



밤새 벌레나 작은 짐승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한 내부 텐트.


처음에 모기장인 줄 알았으나, 굉장히 두꺼워 밤의 추위로부터 방한효과도 있었다.


아무리 여름이라도 한밤중의 산 속은 춥기 마련이다.




실감은 나지 않지만 우리가 머리를 두고 잔 방향.


잠 버릇이 심해서 각목 여러개를 부수고 아래로 떨어질 위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안쪽에서 자는게 현명하다.


잠을 자다 번지점프를 하는 경험은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나무집은 총 3층으로 건설되어있고 1층이 출입구/화장실/샤워실, 2층이 숙소, 3층은 역시 숙소지만 사용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나무집의 입구.





즐거운 하산이 시작되었다.


수 차례나 Zip Lining을 하고 산을 내려간다.


대부분 내리막길이며, 조금씩 오르막길이 있지만 이내 내리막길로 바뀌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산을 내려올 수 있다.


하산을 하는 내내 아쉬움이 밀려왔다.


"켄 이게 정말 마지막 줄이예요?"


"응 이게 마지막 줄이야"


우리의 가이드 겸 안전요원 켄은 농담처럼 이 것이 마지막 700m길이의 줄이라고 말했으며 난 믿지 않았다.


거짓말 같았기 때문이다.


내가 거짓말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마지막은 정말 마지막이 되었고, 땅을 밟을 때까지 더 이상 줄은 보이지 않았다.



산을 내려오자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지프



그리고 마지막 점심




지프의 안쪽에는 미달누나와 네덜란드 누나가 앉았기 때문에 난 뒤쪽에 자리를 잡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뒤쪽에 앉아 난 오프로드의 진수를 달렸다.


머리가 천장에 찧이는건 다반사였고, 옆에 기둥을 잡지 않으면 뒤쪽으로 날아갈 것 같은 비포장 길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짜릿했던 Gibbon Experience.


미달누나와 나는 180불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합창했으며, 난 아직도 라오스에 가면 하늘을 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곤 한다.


아니, 착각이 아닐 것이다.


분명 다시 라오스에 간다면 난 하늘을 날 수 있을 것이다.




라오스, 보케오국립공원, 긴팔원숭이체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