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칭 : Gibbon Experience (긴팔 원숭이 체험)
■ Website : www.gibbonexperience.org
■ 가격 : 1박 2일(180USD), 2박 3일(290USD) / 신용카드 결제 가능
■ Email:info@gibbonexperience.org
■ 전화 : (084) 21 20 21
■ 1박 2일 일정
(오전) 8시 라오스 훼이싸이(Huay Xai) 시티에 있는 Gibbon Experience 사무실 집합
(오전) 9시 보케오 국립공원으로 출발
(오전) 10시 산행 시작 with Zip lining
(오후) 2시 나무집 도착
(오후) 4시 나무집 근처 산책 with Zip lining (Optional)
(오후) 6시 석식 후 자유시간
(오전) 7시 기상 (Optional)
(오전) 8시 나무집 근처 산책 with Zip lining (Optional)
(오전) 9시 조식
(오전) 10시 하산 시작 with Zip lining
(오후) 3시 하산 완료 with Zip lining with Meals
(오후) 3시 30분 훼이싸이(Huay xai)시티로 출발
(오후) 5시 훼이싸이(Huay xai)도착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배회하던 중 발견했던 론니플래닛 인도차이나 반도 편.
우리나라 돈으로 약 6~7천원 밖에 되지 않는 금액의 복사판 론니플래닛이었지만, 인도차이나 반도를 여행하는 내내 막강한 정보력으로 내 여행을 도와주었다.
그리고 지금부터 시작될 60m 나무 위 긴팔 원숭이 체험 역시 순전히 론니 플래닛에서 소개해주었기 때문에 알게된 정보다.
이전 여행기에서 베트남 훼에서 다시 만난 미달/수미 누나들과 라오스에 가면 남쪽에 있는 시판돈(Si phan don, four thousand islands)으로 갈지, 허리를 잘라 북쪽으로 갈지 고민했었다.
우린 시판돈에 가지 않는 대신 훼이싸이(Huay xai)라는 국경마을에서 긴팔원숭이 체험(Gibbon experience)을 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그런데 돈이 문제였다.
가이드북에서 소개하길, 1박2일 코스가 180USD였고, 2박3일 코스가 290USD였기 때문이다.
물론 숙식&안전요원이 포함되어있는 가격이긴 했지만, 하루에 1~2만원 밖에 쓰지 않으며 생활해온 우리에게 2~300USD란 가격은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보름은 충분히 생존하고도 남을 금액이었기 때문이다.
그 때 혜성처럼 발견한 이 사진
Copyrights by google.
60m 나무위에 아찔하게 지어진, 만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그 비쥬얼에 판단력을 잃고 말았다.
'저긴 무슨 일이 있어도 가봐야겠다.'
미달누나는 지금 이걸 안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며 지갑 속에 달러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수미누나와 문연이는 이 모습에도 끄덕하지 않았다.
둘은 눈을 빛내며 태국으로 넘어가 맛집 탐방을 나설거라고 말한다.
그렇게 우리 넷은 두 팀으로 나눠져 한 팀은 긴팔 원숭이 체험(Gibbon experience), 한 팀은 태국 치앙라이(Chiang Rai)맛집 탐방에 나섰다.
미달누나와 난 전날 목장갑을 하나씩 사들고 아침 8시에 Gibbon Experience Office로 찾아갔다.
9시가 되어서야 간단한 영상교육이 시작되었고, 약 20분 후 밖으로 나가자 여러대의 지프가 대기하고 있었다.
짐작했던 대로 우리 두 명을 제외한 모든 참가인원은 서양인들이었다.
익스트림(Extreme)을 좋아하는 서양인들. 방비엥에서부터 줄곧 느껴왔던 사실이다.
네덜란드에서 온 여자 한 명이 1박 2일 코스를 지원했기 때문에 나와 미달누나 이렇게 셋이서 한 차에 탑승하고 보케오 국립공원(Bokeo National park)으로 출발하기 시작한다.
지프로 1시간여를 달리자 조그만 마을이 나타났고, 1박 2일 코스는 이 곳에서 시작된다고 말하며 이상하게 생긴 장비를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한다.
이 곳에서 우리의 가이드 켄(Ken)과 끝까지 이름을 물어보지 못한 또 한 명의 가이드를 만났다. (19살이랜다)
사실 가이드라고 이름붙였지만, 가이드라기보다 안전요원이라고 생각하는게 편할 것이다.
줄을 타고 Zip lining을 하는 동안에 불의의 사고로 도중에 멈춰서거나, 다치는 경우를 대비해 두 명이 따라붙는 것이다.
앞에서 한 명, 뒤에서 한 명.
"근데 이거 뭐예요? 가방에 넣으면 되나요?"
이상하게 생긴 장비를 들고 물어본다.
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번지점프 안전 장비를 착용할 때처럼 메라고 말한다.
미달누나와 네덜란드 여자 장비 착용 완료.
나도 장비를 차고 나니 전투요원 같은 모습이었다.
비가 올 경우 거머리에게 처참히 당할 불상사에 대비해 워커에 카고팬츠를 입었을 뿐인데, 흡사 군인처럼 보인다.
그리고 작은 마을을 통과해 산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아직 산은 오르지도 않았고, Zip Lining을 할 일도 없을텐데 왜 이 장비를 메고 가는지, 무겁다며 투덜투덜 거렸다.
계속 투덜거리며 1분여를 걷다보니 길이 없었다.
헐
Zip Lining으로 도강을 한다는 것이다.
'이거 제대로 교육도 못 받았는데, 강으로 추락하는거 아냐?'
라고 두려워하는 찰나, 켄이 앞장서서 장비와 줄을 묶더니 쌩하고 날아가버린다.
그렇게 내 순서가 다가왔다.
뒤쪽에 남은 안전요원에게 장비를 이렇게 장착하는거 맞냐고 물어본다.
맞댄다.
걱정이 되고, 두려웠다.
'설마 저런 얕은 강에 떨어져도 죽진 않겠지'
에라 모르겠다 발돋움을 하자 내 몸이 하늘에 붕 뜬채 날기 시작했다.
와이어와 연결된 내 장비의 바퀴가 맹렬하게 돌아가며 쌔앵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5초도 걸리지 않아 강을 순식간에 넘어간다.
그 때 느꼈던 짜릿함이란!
정말 수퍼맨이 되어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수퍼맨과 달리 포즈는 엉망이었겠지만.
우리 셋을 포함해 안전요원 두 명은 무사히 첫 고비를 넘겼고, 그때부터 우릴 기다리고 있는 것은 미친듯한 산행이었다.
이 무더운 날씨에 적당히 무게감 있는 장비를 다리에 끼고 계속해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우린 운동화를 신고, 워커를 신고 산에 오르는데 안전요원들은 쪼리를 신고 잘도 오른다.
게다가 청바지를 입고 있다.
우리에겐 오늘이 살아가며 특별한 어떤 하루이겠지만, 저들에겐 오늘 역시 반복되는 일상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 생각을 하자 조금 미안해지긴 개뿔!! 그냥 힘이 들었다.
기초체력이 튼튼한 내가 힘들어할 정도니 미달누나는 산을 기어서 올랐음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
잠시 내 엉덩이를 두고 편히 쉬었던 의자여 안녕..
또 다시 산을 올라가야한다.
땀이 삐질삐질 흐르고, 이미 준비했던 1.5L생수는 바닥이 나기 직전이다.
가파른 산을 네 발로 기어오르는 미달누나가 안쓰러웠던지 착한 안전요원 켄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쉬어가자고 말한다.
신기하게도 네덜란드 여자는 나보다 체력이 좋아보였다. 힘든 내색 하나 하지 않고, 계속해서 산을 오른다.
내가 알기로 네덜란드에는 높은 산이 없을텐데??
갑자기 궁금해져 네덜란드는 주식이 뭐냐고 물어보니 '감자'라고 말한다.
그렇구나... 감자를 먹으면 저렇게 강해지는구나.
나도 감자를 더 열심히 먹겠다고 다짐하고 계속 걷는다.
이렇게 울울창창한 대나무숲을 지나자 드디어 두 번째 Zip Line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더 이상 살아있다고 판단되지 않는 모습의 초췌한 미달누나가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먼저 가겠다고 장비를 줄에 걸고 출발한다.
순식간에 미달누나의 모습은 보이지가 않게 되었다.
줄을 따라 시선을 옮겨봐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아래를 쳐다봤다.
골짜기였다.
이 라인은 산 골짜기와 또 다른 산의 골짜기를 연결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도 줄을 타기 시작한다.
아까와 똑같은 방법으로 땅을 박차고 상체를 뒤로 젖히자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내가 산을 날고 있었다.
아래로 떨어지면 즉사할 정도로 높은 위치에서 내가 날고 있었다.
그런데 우습게도 무섭지 않았다.
한국에선 찾아볼 수도 없는 어마어마한 높이의 나무가 내 발의 한참 밑에서 멀어져갔다.
쌔앵하는 소리와 함께 바람을 가르며 난 그렇게 하늘을 다시 한번 날았다.
그렇게 우린 나무집에 도착하기 전까지 십 수번의 Zip Lining을 하며 보케오 국립공원(Bokeo National park) 곳곳을 문자 그대로 날아다녔다.
물론 하늘을 날기 위해서 2,3시간 동안 뙤약볕에서 산을 올라야하는 건 충분히 감내할 수 있었다.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은 60m나무 위 숙소에 도착했다.
먼저 보였던 것은 아래층의 화장실.
이 곳에서 빗물샤워를 할 수 있는데 샤워를 하는 내내 아래쪽으로 물이 끊임없이 떨어진다.
마치 비가 내리는 것처럼.
우리가 줄을 타고 나무집에 도착하자 켄은 이렇게 말하며 우릴 반겨주었었다.
"Welcome to your home"
라오스에 남겨두고 온 내 나무집이다.
게다가 피곤해하는 우리를 위해 이렇게 커피와 라오스 샌드위치, 수박과 과자를 내어왔다.
수박이 이렇게 맛있는 과일이었다니.
조금도 남기지 않고 쟁반을 깨끗이 비워낸다.
이 곳이 60m나무 위라는 사실은 큰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 덕분인지 난 조금도 무서워하지 않고 도착하자마자 다과를 먹은 후 쿨쿨 낮잠을 잤다.
온갖 새 소리와 벌레 우는 소리가 들렸다.
좌우를 둘러봐도, 위 아래를 쳐다봐도 온통 우거진 숲만이 나를 반겼다.
상쾌했다.
문명을 벗어나 정말 오지에 도착했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2시간 가량 지났을까?
한바탕 낮잠을 자고 우린 다시 줄을 타고 근처로 산책을 가기 시작했다.
하루에만 몇 번을 타는지 셀 수도 없이 많이 날아다녔다.
대략 20번은 탔던 것으로 기억한다.
라오스 보케오 국립공원에는 이렇게 거대한 밑둥을 가지고 있는 나무가 한 둘이 아니다.
한국과 많이 다른 기후조건에서 자라나는 울울창창하고 거대한 나무가 온 사방을 뒤 덮고 있었다.
그 덕분에 라오스 나무를 구입하러 오는 상인들이 많다는 것도 알려주었다.
보통 고기 장사를 하기 위한 숯을 만드는데 쓴다는 것이다.
그렇게 베어대면 남아나는 것이 없을텐데, 내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다시 돌아온 60m위 나무 집
이렇게 계수대까지 만들어져있고, 물은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그대로 마실 수 있다.
언제나 커피와 차가 따뜻한 채로 보온병에 담겨있고, 우린 온통 나무로 둘러싸인 60m상공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모든게 새롭고 신선했다.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더 이상 짙푸른 나무는 보이지 않고 수 만가지 벌레의 울음소리와 새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지고 얼굴을 스치는 상쾌한 공기, 거대한 숲이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좋았다.
정말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좋을 수 있다는 것. 이 곳에서 다시 깨달았다.
말수가 적은 네덜란드 누나는 경치를 즐기며 커피를 마셨고,
어느덧 우리 셋을 위한 식사가 준비되었다.
식사는 라오스 현지식단으로 준비되는데 매일 이런 음식을 먹으며 하늘을 날아다니면 도시의 때는 다 사라지고 점점 건강해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맛이었다.
이 식단은 나무 집에서 약 20분 정도 떨어진 베이스캠프에서 직접 공수되어 온다고 한다.
주위를 잘 두리번 거리면, 집을 청소하고, 이불을 펼쳐주고, 식사를 준비해주는 아주머니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모든 사람들이 위대한 자연 안에서 침묵할 수 있는 그 곳.
라오스 보케오 국립공원 어떤 나무 위 60m에 지어진 집에서 첫 번째 하루가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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