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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여행기/unfamiliar place

(Bad) 캄보디아 프놈펜 왕궁 (20130528)

by 빛의 예술가 2013. 5. 28.


아시아의 진주(였던)


프놈펜의 당신이 모르는 그 곳 '프놈펜 왕궁'이다.


알고 있다.


누구나 프놈펜에 왔다면 필수적으로 밟는 코스가 '왕궁'이라는 것쯤은.


오늘은 그 왕궁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보도록 한다.




먼저, 무수히 많은 블로그가 프놈펜의 왕궁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고, 위치도 리버프론트 바로 옆에 있어 여행자 거리와도 매우 가깝다. (도보 10분)


당연히 론니 플래닛도 왕궁을 Sight란에 적어두었는데, 당신이 이런 정보들을 맹신하고 간다면 안된다.


물론 이 곳에 꼭 가봐야할 사람들이 있는데, 당신이 크메르 전통 지붕 양식을 연구하고 있거나 캄보디아를 사랑해 그들의 국왕이 살고있는 곳을 가보지 않고선 잠을 잘 수 없는 자들. 가도 좋다.




당신은 아마 입장할 때부터 놀랐을 것이다.


입장료가 15,000리엘이다.


미화로 환산하면 6.5불, 한화로 환산하면 7천원이 넘어가는 매우 비싼 가격이다.


나같이 가난한 여행자의 기준이 아니라, 이 도시 경제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는 매우 비싼 가격임에 틀림 없다.


프놈펜의 거리에는 바이챠(볶음밥), 미챠(볶음면)를 고작 1불 정도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놈펜에서 일하고 있는 후배의 말에 따르면 한 달에 한화 15만원을 받고 생활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니, 입장료가 매우 비싼 편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 땀흘리며 왔으니 그냥 돌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당신들.


비싼 입장료지만 눈물을 흘리며 낸다.



저 멀리 크메르 양식의 지붕이 도드라져 보인다.



사실 이 건물이 메인이자 8할을 차지한다.



꽃도 피어있고, 처음에는 룰루랄라 노래를 부르며 걸어갈 수 있다.


땀은 흐르지만.



꽤나 많은 건물이 서 있다.


이 것만 다 둘러봐도 두어시간은 충분히 이 곳에서 보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본다.


착각이다.



이제 시작이다.


당신이 어디론가 가고 싶으면 아래와 같은 표지판이 막아선다.



그래, 그럴 수 있다.


국왕이 살고 있는 곳이니 아무 곳이나 들어갈 수는 없는 법.


처음으로 만나는 입장 금지 팻말에 조금 당황하지만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은 다른 길로 방향을 틀어본다.


음..


왜 자꾸 황금색 표지판이 내 갈 길을 막아서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곳을 통과하면 어디선가 경비원이 달려와 소리를 지른다.



분노와 망연자실에 찬 본인의 표정


뒤쪽에서 본인을 바라보는 아저씨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가고 싶은 곳이 많은데 가는 길 마다 금지라니!





정신을 차린 당신들은 다시 매표소로 돌아가 이럴려고 6.5불을 받아 먹었냐고 멱살을 잡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입구와 출구가 다르기 때문이다.


본인이 먼저 멱살을 잡으러 매표소로 뛰어가봤지만, 그 직원들은 웃으며 출구는 실버 파고다쪽이라고 말한다.


직원들의 천진난만함에 난 차마 멱살을 잡지 못하고 터벅터벅 돌아선다.


한숨쉬는 당신은 차라리 왕궁에 오지 말고 정원을 관리하는 저 분의 예초기 다루는 솜씨를 관람하는 편이 더 나았다고 후회할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여기까지 비싼 돈을 주고 들어왔으니 재미를 찾아야겠다!


이대로 돌아가면 내가 왕궁에 진 것이다!


그래서 난 렌즈를 바꿔끼웠다.


잘못된 정보를 맹신하고 왕궁에 찾아와 망연자실해하는 사람들을 찍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중국 관광객 "뭐야 내가 이거 보려고 여기 왔다는거야?" 라고 말하는 듯 하다.





이 와중에도 입장 금지 팻말이 보여 우리들을 분노하게 만든다.




무서운 표정의 여자분


선글라스까지 벗고 포즈를 취해보지만 웃음이 나지 않는다.


그렇다.


그 심정 우리는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아저씨의 앙 다문 입술과 살짝 찡그린 눈에서 분노를 삭히는 행위가 느껴진다.


역시 나이가 든 사람이라 그런지 분노와 화를 조절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듯 싶었다.


대단했다.



천진난만한 꼬마의 동심을 파괴해버린 왕궁


그럼에도 불구하고 꼬마는 뭐 볼게 있나 찾아보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뭐 볼거 더 없다.



화가 난 표정의 외국인 남자.


가이드로 추정되는 캄보디아 인은 웃으며 설명을 하지만 저 커플은 끝까지 저 표정이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인증 사진을 찍어주는 여자분.


사진을 찍는데도 분노에 차 있다.


'내가 이런거 찍어주려고 여기 온거 아닌데'



더욱 분노하고 계시는 여자분


음.. 이 분은 내가 다른 주석을 달지 않아도 매.우. 분노하고 계시다는 것. 알 수 있다.



"뭐 이게 끝이었어?" 라는 표정의 외국인 커플




당신도 나와 같은 심정이었군요.


화를 삭히지 못하는 어느 여자분.





맨발의 승려들 조차 우리를 애처롭게 쳐다보고 있다.




새까지도 시크하게 무시해주는 왕궁


뭐 볼게 있다고 여기까지 힘들게 걸어왔냐고, 그 돈으로 내 모이나 사서 갖다 바치라는 표정이다.




애석하다.


하지만 우린 여기서 실망해선 안된다.


실버 파고다(Silver Pagoda)가 있기 때문이다.


이건 그나마 좀 낫다.


5천개의 은(Silver)타일로 이곳저곳을 붙여놓아 꽤나 볼 만한 것이다.



아무래도 실버 파고다와 왕궁 입장료를 따로 받으면 사람들이 왕궁에 가지 않을까봐 이 두 곳의 입장료를 통일해놓은게 아닐까? 하는 음모설이 불쑥 솟아난다.



실버파고다는 괜찮다.


하지만 왕궁에서 받은 충격을 쉬이 감내할 수 없는 우리는 터벅터벅 실버 파고다를 빠져나간다.


그때 왕궁은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결정타를 날린다.



"재밌게 봤으면 기부해야지? 뿌~"


난 이 때 코끼리의 두 상아를 부여잡고 니 킥을 찍고 싶었다.


하지만 남의 나라 왕궁에서 그런 짓을 했다가는 한국에 영영 못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애둘러 화를 삭혀본다.


틱낫한 스님의 책 '화'를 떠올리며 참아보려 애쓴다.


그래도 두 볼에 흐르는 눈물은 어찌할 수 없었다.


게다가 뒤쪽에는 기념품까지 팔고 있었다.




더욱 힘이 빠진 채로 걸어가다 보면 박물관 표지판이 보이는데 위 사진이다.


들어가면 안된다.


볼 거 없다.


물론 에어컨 바람이 시원해서 좋긴 했지만, 그 것 뿐이다.




계속해서 결정타를 맞은 나는 비틀거리며 도망치듯 왕궁을 빠져나온다.


이 트라우마를 어찌할 것인가.


계속 이렇게 화를 삭히면 병이 될 것 같다.


왕궁 하나만 봤을 뿐인데, 이렇게 큰 정신적 데미지를 입다니.


이런 슬픔, 어서 해소하는게 건강에 좋다.



왕궁에서 큰 데미지를 입은 당신들을 치유할 수 있는 곳


나가 월드이다.

(Naga world)


나가는 이 곳에서 '뱀'으로 통하는데, 한국에서 구렁이를 영물이라고 보는 것처럼 이 곳에서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오~ 보기만 해도 시원시원한 건물이다.


장사가 잘되는지 옆 쪽에 나가월드2도 증축중이었다.



앞쪽에는 대관람차도 있다.


좋다.


프놈펜 왕궁에서 받은 치명적 상처를 이 곳에서 치유하도록 하자.


갬블링을 할 사람은 해도 좋다.


본인은 이미 세부와 마카오의 카지노를 상대로 승리중이기 때문에 갬블을 할 마음이 없었다.


내게 남아 있는 카지노는 오직 라스베이거스 뿐이다.


시원한 음료수도 마시고, 무료 공연도 관람하면 좋다.


명품 매장들도 많이 들어서있으니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쇼핑으로 마음을 달래도록 하자.




프놈펜 왕궁


별 것도 아닌데 너무 나쁜 점만 적은 것 같아 미안하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 몇 장 투척한다.


크메르 건축의 나긋나긋한 미를 엿볼 수 있는 사진이다.


고즈넉하고, 녹지조성도 잘 되어있으며, 캄보디아의 아픈 근현대사를 이해하고 있다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운 그런 곳이다.












당신이 모르는 그 여행지 두번째 이야기.


캄보디아 프놈펜 왕궁


Phnom penh Palace in Cambo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