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상(斷想)

My beloved

by 빛의 예술가 2013. 7. 8.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당신을 사랑하기 시작한 것 말이다.


이미 내 곁에 없는 당신을, 난 정신나간 사람 처럼 술에 취해 기억을 곱씹어 본다.


이렇게 사랑을 하는데도 머리가 나쁜게 죄다.







내가 머리가 좋은 사람이었다면 금방 기억했을 지도 모른다.


"우린 몇월 며칠 몇시부터 어느 곳에서 어떠한 연유로 인해 사랑하기 시작했다고"


애석하게도 난 머리가 나쁘다.


예전부터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라 난 기억하지 못한다.




오로지 사진 뿐이었다.


미디어에 기억을 의존하고 싶진 않았지만, 내가 찍은 사진을 일렬로 줄 세워 하나씩 읽어 내려가며 기억을 곱씹기 시작했다.


13년 동안 사진을 찍어오며, 한손으로 막 찍은 어설픈 사진에도 내 모든 것이 묻어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때 미친 듯 화냈던 것도 그 때문이다.


아마추어란 명함조차 달지 못할 정도로 어설프지만, 내가 찍은 사진은 내 모든 것이기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


그와 동시에 그 누구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




당신이 보고 싶어 연락하고 목소리를 듣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하지만 이 또한 로맨스가 아니라 말할 수 없다.


내가 하는 사랑이기 때문에


이건 Romance다.







남들이 보면 미쳤다고 손가락질 할 지 모르지만,


내가 하는 사랑이기 때문에,


그 이기적인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건 Romance라 말한다.




언젠가 떠나갈, 혹은 회귀할 관계를 의려해 겁내지 않으려 한다.


그 건 그 때가 되어 고민할 문제이고


지금 나는 당신이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