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상(斷想)

(20111128)그리고 당신

by 빛의 예술가 2013. 4. 16.

"사람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정신분석학의 대가 라깡의 명언이다.

 

 

모든 명언이 그렇지만,

 

읽고 스쳐지나가면 교보문고에서 쉬이 만날 수 있는 쓰레기같은 자기계발서에 지나지 않는다.

 

독후상이 필요하다.

 

 

뭐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난 이 말을 입대 직전에도 했었다)

 

내가 원해서 가는 것 뿐인데

 

단지 나의 멋스럽고 잘생긴 얼굴을 당신들에게 자주 비치지 못할 뿐인데,

 

내게 연락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귀엽게도 ㅎ

 

 

 

내겐 자유대한의 품에서 멀어졌던 적이 몇 번 있었다.

 

철원이란 외딴 곳에 사람을 죽이는 훈련을 받으러 갔을 때.

 

뜨거운 남국의 섬으로 발걸음을 향했을 때.

 

종종 해외 여행을 떠났을 때.

 

그리고 지금.

 

 

돌이켜보자면

 

난 그때마다 타자의 욕망을 욕망했었다.

 

어떻게든 멋져보이기 위해 (그러지 않더라도 멋지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어떻게든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어떻게든 사랑을 받기위해.

 

 

 

그 정도로 난 어리고, 의사 표현이 서툴다.

 

심지어는 좋아하는 것 조차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했다.

 

경상도에서 반 평생을 살아오신 남자와 여자 밑에서 10년도 넘게 경상도 영주시에서 자란 나는

 

충청도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무뚝뚝하고 올드 패션드하게 자라났다.

 

 

 

하지만 이 놈의 방랑벽은 나를 점점 변화시켰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떠나버리는 경험이 내 인생에 가진되자, 인생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좋아했던 여자와 헤어져야할 때 펑펑 울었던 그 감정마저 우습게 느껴질 정도로.

 

 

 

나는 당신들이 사랑스럽다.

 

아직도 어리광을 부리며 당신들의 사랑을 욕망하고 있지만,

 

짧게는 2박 3일. 길게는 수 년 후 우리가 재회했을 때,

 

객관화된 자아를 필두로 이야기를 했으면 한다.

 

 

난 돌아온다.

 

거자가 필 반하는 것처럼.

 

그 것이 일주일 후가 될지, 한 달 후가 될지 모를 뿐이다.

 

내가 사랑하는 현명한 당신들이라면 날 이해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기다려줄 것이라 믿는다.

 

 

 

부지불식간,

 

나는 변해왔다.

 

그 와중 내가 신봉하기 시작한 쇼펜하우어를 독파했다.

 

그런데 당신들을 생각하면 쇼펜하우어에게도 대항할 수 있을거란 비논리적 자신감이 생겨난다.

 

내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자아의 욕망을 욕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시대를 막론한 전 세계적 석학에게 반기를 드는 것은 쉽지 않은 사고의 반향이었지만.

 

당신들을 위해서라면 쇼펜하우어는 커녕 순수이성을 비판한 칸트와도 맞서 싸울 자신이 생겨났다.

 

 

그리고,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만나지 못했던 당신과,

 

내가 아직 연락조차 하지 못해 만나지 못할 당신과,

 

만나기로 했지만 만나지 못할 수도 있는 당신과,

 

내 진화를 기념하기 위해 모여준 당신들, 모여줄 당신들

 

정말.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진심으로.

 

 

 

 

 

 

 

 

 

 

 

 

 

 

 

 

 

아.... 남자는 예외다.

 

꺼져라.

 

 

 

 

 

그리고.

 

끝.

'단상(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0205)히말라야 등반기  (0) 2013.04.16
(20111213)강이 시작되는 도시에서 보낸 일주일  (0) 2013.04.16
(20111127)출국  (0) 2013.04.16
(20111101)7번 아이언을 휘두르다  (0) 2013.04.16
(20110927)가을 전어  (0) 2013.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