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머리를 짧게 잘랐다.
특히 내 뒷목을 덮어버리던 뒷머리카락을 몽땅 잘라버렸다.
나룻도 잘라버리고.. 머리숱도 치고.. 앞 머리도 잘라버렸다.
덕분에 비니를 써도 어딘가 모자란 감이 있고..
거울을 봐도 사라진 뒷 머리덕분에 내 모습이 내 모습처럼 보이지 않는다.
머리가 긴 남자와 머리가 짧은 남자.
사회가 두 남자를 바라보는 기준.
전자는 동네 불량배나 음악가, 심하면 양아치로 밖에 보지 않는다.
후자에게는 "단정하다"라는 수식어를 붙여준다.
특히 공무원들중에 머리가 긴 남자는 없다.
정말 제로에 가까울 것이다. (물론 있을지도 모르지만 0.1%미만일 것이다.)
내가 일하는 시청만 해도 머리가 긴 남자는 하나도 없다.
남자가 반드시 머리를 짧게 자르고 다녀야 한다는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적어도 내 머리로는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사회가 선물해준 관습에 불과하다.
아무래도.. 이런 글을 젊을 때 쓰는게 좋을 것 같아서 급히 써본다.
내가 나이 한살이라도 더 먹고 생각이 노화되기 전에..
물론 그 때도 이 생각이 유지될 수도 있겠지만
영원히 변할 것 같지 않던 헤비메탈과 내 관계가 금 가듯이..
내 머리도 언젠가는 노화되고.. 고정관념이 머리 속에 가득 차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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