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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斷想)

(20070717)죽은 사람 더 빨리 죽이기

by 빛의 예술가 2013. 4. 16.

현대는 시간의 시대다.

 

사람들은 패스트 푸드를 입 속에 구겨넣으며, 약속 장소에 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야하며, '기다림'따위 잊고 산다.

 

더 이상 기다리지 않는다.

 

아무 행동도 아니하고 기다린다는 것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쓸모없는 행동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나 처럼 기차를 한번 타려고 8시간씩 대합실에 앉아있는 사람은 제 정신이 아닌 사회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이 시대의 사람들은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조차 기다리지 않는다.

 

'화장'을 하러 화장터로 향하는 길은 전쟁터다.

 

띠를 두른 수십 대의 장의차가 이미 돌아가신 고인을 먼저 죽여보겠다고 추월에 가속을 거듭한다.

 

늦을 수록 기다려야하니까.

 

내 앞에 차 한대가 있을 때마다 1시간 30분을 더 기다려야하니까.

 

빛보다 약간 느린 속도로 코너링을 해댄다.

 

경적을 울려댄다.

 

도로를 막아버린다.

 

 

죽은 사람 더 빨리 죽여보겠다고 악을 써댄다.

 

참으로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장례문화.

 

 

KT의 광고 슬로건처럼

 

삶은 놀라운 감동으로 가득하다.

 

Life is wonder full

 

 

 

죽은 사람 더 빨리 죽이기.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