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시간의 시대다.
사람들은 패스트 푸드를 입 속에 구겨넣으며, 약속 장소에 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야하며, '기다림'따위 잊고 산다.
더 이상 기다리지 않는다.
아무 행동도 아니하고 기다린다는 것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쓸모없는 행동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나 처럼 기차를 한번 타려고 8시간씩 대합실에 앉아있는 사람은 제 정신이 아닌 사회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이 시대의 사람들은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조차 기다리지 않는다.
'화장'을 하러 화장터로 향하는 길은 전쟁터다.
띠를 두른 수십 대의 장의차가 이미 돌아가신 고인을 먼저 죽여보겠다고 추월에 가속을 거듭한다.
늦을 수록 기다려야하니까.
내 앞에 차 한대가 있을 때마다 1시간 30분을 더 기다려야하니까.
빛보다 약간 느린 속도로 코너링을 해댄다.
경적을 울려댄다.
도로를 막아버린다.
죽은 사람 더 빨리 죽여보겠다고 악을 써댄다.
참으로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장례문화.
KT의 광고 슬로건처럼
삶은 놀라운 감동으로 가득하다.
Life is wonder full
죽은 사람 더 빨리 죽이기.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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