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스물 셋.
이젠 '어느 기업 노조'처럼 마트에 주저앉아 떼를 쓰고 어리광을 부릴 수 없는 나이다.
장난 삼아 사랑을 시험할 수도 없는 나이이고,
집안 경조사 때 간편한 복장으로 참석할 수 없는 나이다.
세상은 시속 18,360km의 속도로 변모하고, 시대는 더 이상 우리의 발걸음을 기다리지 않는다.
23년동안 분명 만들어 놓은 건 있겠지만, 잣대를 냉엄하게 들이댄다면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이 없다.
23살이라면 더 이상 전투경찰에게 돌을 던져서는 아니되고, 이성에게 장난삼아 사랑을 속삭여서는 아니되고, 자기 몸에 맞는 수트를 한벌쯤은 가지고 있어야 하며, 마하 15의 속도로 변하는 세상을 따라잡을 수 있는 두 다리를 만들 준비를 해야하는 것이다.
더 이상 '애들'이 아니니까.
하지만 '북극곰이 가지고 놀던 얼음조각'보다 차가운 정도의 냉엄한 잣대를 내게 들이댔을 때.
난 아직까지도 '애들'처럼 놀고 있었다.
죽을 때 까지 '애들'처럼 살 수 있다면, 그 것 또한 굉장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난 그럴 수 없는 평범한 사람이란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내 청춘을 죽이러 발걸음을 옮긴다.
알렉스도 성장하고 (앤서니 버지스 作 시계태엽 오렌지 주인공)
베토벤도 성장했다.
온갖 것들이 성장을 하고, 모든 사람이 성장을 한다.
그리고
나도 성장한다.
이번 여행에 거창한 의미는 없다.
휘황찬란했던 내 청춘을 풍장시켜버리고, 섬뜩하리만치 가까이 다가온 또 다른 내 모습을 반길 준비를 하는 것.
다가올 자신이 꽃가마를 타고오든, F1 레이스 카를 타고오든, 무릎과 팔꿈치를 땅에 디뎌 피투성이가 된 채 기어오든.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정말 그게 나라면
맨발로 뛰어나가 북극에 있는 곰도 들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만세를 부르며 부둥켜 안을테니까.
청춘은 지나가야한다.
이상.
7일동안 여행합니다.
제가 미치도록 보고싶으신 분들은 연락하세요.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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