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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斷想)

(20071120)Standing on the shoulder of giant

by 빛의 예술가 2013. 4. 16.

나는 힘이 없어, 거인의 어깨위에 올라탄 남자일 뿐이다.

 

낫이 없고, 종이 쪼가리가 없고, 개가 없고, 시뻘건 색으로 빛나는 핏빛 훈장이 없다.

 

때문에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비참함이 항상 나를 휘감는다.

 

타르처럼 질긴 운명의 끈이 내 목을 옥죄어 오고,

 

조금 더 본질적인 문제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 뒤통수를 친다.

 

아주 조금 더 본질적인 개념이 남아있지만,

 

그것은 아주 조금 더 본질적인 개념에 불과할 뿐, 세상을 살아가는데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이다.

 

본질적인 문제와 아주 조금 더 본질적인 개념은 양립할 수 없다.

 

양립할 수도 없으며, 비교가 불가능한 것이며, 둘 중 하나를 택할 수  없기에 힘이든 것이다.

 

만약 "해야하기 때문에 나는 할 수 있다" 라는 빌어먹을 말을 지껄인 임마누엘 칸트를 내 앞에 데려온다면,

 

난 당장에 칸트를 윤리 교과서에서 지워버릴 수도 있다.

 

 

세상엔 바보가 너무 많고

 

바보같은 놈들이 너무 많다.

 

바보인 척 하는 놈들이 절반이고,

 

바보가 되려 하는 놈들이 태반이다.

 

바보처럼 살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놈들이 다수이고,

 

자신이 바보임을 알아주길 바라는 바보같지도 않은 바보가 존재한다.

 

세상은 그런 놈들의 합집합인 것이다.

 

 

때문에 난 거인의 어깨위를 기어오른다.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본다.

 

물론,

 

그래도 바뀌는 건 없다.

 

사실 나는 바보가 아닌 척 행동하는 바보중의 바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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