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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斷想)

(20090419)끝이란 단어의 상징성과 그 오류에 관하여

by 빛의 예술가 2013. 4. 16.

언제 들어도 쓸쓸한 단어.

 

끝.

 

끝 뒤에 찍혀있는 마침표가 끝이란 한 단어를 더욱 쓸쓸하게 만든다.

 

내 뒤에는 그 무엇도 올 수 없다는 냉정함과 일종의 견고함을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끝이란건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의 신념이 무엇이든, 종교가 어찌됐건 간에

 

끝의 부재는 만인에게 통용되는 명제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인간이 만들어낸 지랄같은 법 체계라던가, 윤리를 빙자한 사기, 혐오의 극치로 불리는 살인따위의 것들은 끝나지 않는다.

 

더불어

 

서로의 심장에 칼을 꽂아넣기 위해 시작된 전쟁도 끝이 나지 않고,시기와 질투 오만과 편견도 끝나지 않는다.

 

게다가

 

상대적 약자인 여성에게 행해지는 성폭력, 추행, 강간, 모욕, 사랑을 빙자한 사기따위의 것들도 끝이 없다.

 

 

 

 

물론 당신들이 이렇게 질문할 수도 있다.

 

"인류가 종말하면 어떻게 되지? 그건 끝이 아닌가?"

 

좋은 질문이다.

 

당신은, 당신의 주적을 북한로동당에서 찾을게 아니라 빌어먹을 상상력에서 찾는게 좋겠다.

 

 

인류가 종말하는건 축복일 뿐이다.

 

당신이 끝장나거나

 

내 인생이 끝장나는것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전혀 중요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뭐가 어찌되었건 끝이 없음을 증명하기에는 끝이 보이지 않고, 그 과정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끝의 부재는 끝이 없다는 명제를 성립하게 하는 필요조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끝을 증명하기는 불가능하다.

 

끝이 없음을 증명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하지만 "끝은 없다."

 

이 것이 끝에 대한 치명적 오류이자 유일한 오류.

 

 

 

f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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