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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斷想)

(20090705)Flower by Kenzo

by 빛의 예술가 2013. 4. 16.

깊은 어둠을 사르며 해가 뜨고, 차가웠던 공기가 서서히 데워지며 달이 희미해질 때, 내가 잠에서 깨어나 심호흡을 하며 생각하는 것은, 오늘 해야할 일 따위나 물을 마셔야겠다는 상상, 며칠 후에 있을 시험, 아침으로 먹을 메뉴를 생각하거나, 핸드폰따위를 뒤적거리는 것이 아니라 숨통이 끊어져있는 엠피쓰리 플레이어의 전원을 켜고 이어폰을 귀에 꽂은 후 음악을 재생하는 일이었고 그 곳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너무도 애절하여 잠에서 깨자마자 엉엉 울었으며 희미하게 향을 발하는 책상 위의 방향제 탓에 가벼운 기침을 했고, 상하로 천천히 움직이는 에어콘디셔너를 멍청히 쳐다보고있을 뿐이었지만 바깥에서 살랑살랑 부는 청아한 바람을 잊고있었던 것은 아니며 옆에서 잠든 룸메이트의 파워서플라이어가 작동하는 진동까지 느끼고 천천히 몸을 일으켜세우지만 결국에 내 머리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하나 뿐이다.

 

 

위쪽에 써갈겨댄 

 

한 문장을 한 번에 읽는 행위처럼,

 

Flower by kenzo의 향은

 

내 숨을 가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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