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상(斷想)

(20100419)4.19

by 빛의 예술가 2013. 4. 16.

 

 

4월 19일이다.

 

 

작년 4월 19일에는 사회학 교수의 분노어린 치기를 받는둥 마는둥 넘어가고

 

제작년 4월 19일에는 조중동에서 쏟아내던 4.19기념 행사 소식을 멍청히 봤었다.

 

그 전년도 4월 19일에는 전역한 지 보름이 지난 시점이었기 때문에 다시 입대하고 싶다며 친구들에게 징징거렸고

 

그 전년도 4월 19일에는 트럭에 트레일러를 달고 후진하는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으며

 

그 전년도 4월 19일에는 양구라는 낯선 도시에서 낯선 옷과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소총을 안고 불경과 성경을 읽었다.

 

그리고 2004년 4월 19일에는 아무런 행동도 아니하는 대학에 실망한 채 소주를 마셨다.

 

 

 

60년대 대학생이 지성인이었다면

 

70년대 대학생은 자신이 바보임을 자각한 존재들이었으며

 

80년대 대학생은 사고하고 행동하는 젊은이였다.

 

 

 

그에 반하여

 

빌어먹을 지금의 대학생은 지성따위 돼지 우리에 쳐박아버린 채

 

어이가 없을 정도의(조소조차 나오지 않는) 하류문화에 관심갖고 -심지어는 열광치도 아니한다- 막걸리조차 제대로 마시지 아니한다.

 

하류면 어떠랴 말류라도 쟁취하는 세상 속에

 

재정경제부 장관의 언행과 거조따위는 안중에 없고, 외려 사실관계를 암기해버리는데 시간을 소비하며

 

아무런 목적, 비판의식도 없이 현태를 판단하고

 

다름을 용인치 아니하며,

 

세류에 휩쓸린 채 디제시스 속에서 밝게 살아간다.

 

 

바보라 부르면 목에 핏대세워 발악하고,

 

본질에 대한 사고는 물론 사소함에 관한 행지마저 거부하는

 

새로운 시대의 주역인 우리들은

 

한국사에서 가장 자랑스럽고 위대한 지성인으로 기억될 것이다.

 

 

 

 

 

실인즉,

 

"우린 모두 좋은 기업에 취업할 것이므로.

때문에 우린 가장 자랑스럽고 위대했던 지성인으로 기억될 것이다.

과거 대학생? 개나 줘버리라지."

 

Q.E.D

 

 

 

4월 19일 새벽, 시험공부를 하는 권문경을 조롱하며

'단상(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0512)빛의 예술에 관하여  (0) 2013.04.16
(20100429)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0) 2013.04.16
(20100415)crystalize  (0) 2013.04.16
(20100405)라 디스뗑끄시옹  (0) 2013.04.16
(20100321)시간과 망각  (0) 2013.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