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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斷想)

(20101225)나는 그대를 만나 사랑하고 헤어진다

by 빛의 예술가 2013. 4. 16.

천공과 대지는 서로 맞닿아 있으며 무량억겁의 세월이 흘러도 만날 수 없다.

 

 

 

내가 그녀를 처음 본 날

 

귓가에는 뇌성이 진동했으며 안변에는 가작이 스치는 듯 황홀하였소

 

그녀는 비위(祕緯) 안의 주공(主公)처럼 속삭이고 움직였소

 

 

설혹 가변(可變)의 존재에 전 재산을 탕진하여 가변(家變)이 일지라도 

 

안타까워 아니할 자신이 있는 요량으로 그 존재를 브티안았소.

 

 

부처의 언행을 기록한 수많은 서적이 말하고 있었소.

 

거자는 반드시 반하고 회자는 무릇 리할 것을

 

공허와 무상을 이다지도 낭만적으로 설법하는 남자가 부처임을 당시는 인지치 못했소

 

 

그대를 향한 나의 의려(意慮)에 어찌 설킨 실타래를 비교하겠으나,

 

그 역시 본질을 호도하는 일련의 전일체(全一體)가 될까 의려(疑慮)하였소.

 

 

 

진의 이름을 가진 여자가 청산리 벽계수를 읊듯이

 

경의 이름을 가진 난 산수의 푸름과 그대를 노래하였소.

 

난 가인(歌人)은 아니었으나, 그대라는 가인(佳人) 앞에서 충정 가인(歌人)인양 창 하였소.

 

 

세월은 유수(流水)

 

주공(主公)이 멸실한 나의 역사 안에서 난 울부짖었소.

 

한 마리의 삵처럼 달리고 내질렀소.

 

발톱이 으깨져 혈이 넘치고, 아지(兒枝)에도 피부가 찢겨 그 곳은 막급(莫及) 청산이 아니었소.

 

 

 

꽃비(花雨)가 몇 회나 휘날리고, 혈이 섥힌 청산에 백설(白雪)이 부어내리자

 

찢긴 곳이 아물어 평복(平復)하였소

 

 

 

 

현재는 새로운 역사가 원시(原始)에 회귀하였소.

 

바야흐로 모든 것이 짓뭉개져 뒤바뀌었지만 그대란 여자가 내게 했던 그 말은 뒤바뀌지 않았소.

 

희노애구애오욕 칠정 가운데 하나일 뿐인 사랑이 이다지도 가슴 먹먹한 일인 줄 그땐 몰랐었소.

 

 

 

 

천공과 대지는 서로 맞닿아 있으며 무량억겁의 세월이 흘러도 만날 수 없다.

 

 

 

 

 

 

 

 

 

 

 

 

 

 

 

 

 

-권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