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리히 칼 맑스의 저서 자본론 제 3권에 따르면 상업과 금융업에 종사하는 인간들은 비생산적 노동을 행하는 사람이다.
그에 따르면, 난 생산적 노동을 하고 있는 훌륭한 인간이라 말할 수 있다.
(토대-상부 구조로 날 분석해도 마찬가지의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사실 난 생산자의 탈을 뒤집어 쓴 자본가에 불과한데,
나의 개별적 자본을 축적해 가는 일련의 과정을 그는 이렇게 비판할 지도 모른다.
"이 작태는 봉건사회 영주가 농노의 잉여노동에서 파생된 초과이윤(surplus-profit)을 약탈하는 방식보다 더 큰 문제를 갖는다. 권문경이란 농노도 아닌 영주도 아닌 제 3의 존재가 등장함으로 인해 인격적 종속관계는 계층을 갖게되고, 상품교환경제는 더더욱 발달하여 그 성장을 막을 수 없다. 결국 그 계층은 종과 횡을 막론하고 성장하여 매우 견고한 방어기제로 작용할 지도 모른다. "
내가 현재 행하고 있는 기획업무에는
포드나 테일러가 사용했던 무자비한 기술을 내포하고 있다.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작업자의 허리 각도까지 정해주었다는 그 시절의 에피소드는 귀엽기까지 할 정도다.
현재, 신 자유주의 시대에는
노동자의 관절 움직임까지 계산해서 최적의 모션을 만들어낸다.
오로지 손가락만을 움직여 시간을 최소화해야한다. 택트 타임(tact-time)과 사이클(cycle-time)을 동일하게 만든다.
발을 움직이는 건 죄악이다.
최대한 팔목사용을 금하라.
허리를 사용할 것이라면 회사를 나가라.
삼성전자의 핸드폰이 나타나는 시간.
다시 말해 온갖 재료가 즐비하여 있고 시~작과 동시에 조립을 시작해 완제품 하나가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3초다.
3초 단위로 미친듯이 핸드폰이 쏟아진다.
하지만 우리에게 3초란 너무 길다.
국적이 다른 노동자에게 주는 몇 십만원의 월급조차 아까운 것이다.
"돈을 받았으면 제대로 일해야 할거 아냐?"
택트 타임을 2초로 줄인다.
사실 LG전자에서 근무했던 남용씨가 이 일의 귀재다.
무슨 짓을 해도 삼성전자에 이길 수 없었던 그는 창원공장에서 근무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동작분석을 실시했다.
그 사람들이야 어쨌든 우리는 초과 이윤으로 몸집을 불려야하기 때문이다.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불과 5~6년 전의 일이다.
한국인의 움직임을 비디오 카메라로 찍어 슬로우 모션으로 돌린다.
비생산적 시간을 모조리 쳐낸다.
"좀 더 기계처럼!"
외치며 기계화 올림픽까지 행한다.
결과적으로 창원공장에 근무하는 한국인 여공들을 기계화시키는데 성공한다.
사람이 밀차 안에 들어가 열심히 조립하고 있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그렇게 LG전자는 냉장고 시장의 1위를 탈환해 낸다.
그렇다면 과연 이것은 노동의 가치를 따지는 일인가, 노동력의 가치를 따지는 일인가?
당신이 경제학을 배웠다면 대답해야 한다.
물론 경제학이 존재하지 않는 경제학 수업을 들은 한국기술교육대학생이라면 얘기가 틀리다.
당신은 이런 물음에 대답할 수 없다.
'당신은 경제학 수업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읽어보면 '노동의 가치'란 표현이 등장한다.
하인리히 칼 맑스 연구의 선두주자 김수행 교수의 저서에는 그에 대한 비판이 존재한다.
'노동의 가치란 표현은 동어 반복에 불과하다. 결국 애덤스미스는 노동의 가치를 말하다 우연히 노동력의 가치를 찾게된 것이다.'
물론 우리 회사라고 별반 다를 건 없다.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현재, 그런 짓을 하지 않는 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
그러한 연유로 인해 따뜻한 5월.
난 절망을 느낀다.
절망을 끌어 안고 김수행 교수, 베르나르 마리스와 케인즈, 애덤스미스의 저서를 다시 읽기 시작한다.
이 책을 다시 읽은 내가 비겁한 합리화를 꾀하는 일 따위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한 장, 한 장 정성을 들여 읽는다.
어제밤 거리를 지나며 우연히 피카츄 인형을 발견한다.
묻는다.
"과연 네가 포켓몬스터의 주인공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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