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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여행기/세계일주 준비

(20130514)세계일주 출발

by 빛의 예술가 2013. 5. 14.



D-Day


5월 14일이다.


내 계산상에 메인배낭은 12.86Kg이 나와야 정상인데, 17.9Kg이 나왔다.


=ㅁ=


혼이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배낭을 메고 호수 공원을 빠른 걸음으로 걸을 때는 '이 정도 쯤이야 후훗'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풀 패킹된 배낭을 메어보니 골반이 아려왔다.


게다가 보조 가방은 7~8Kg에 육박한다.


뒤쪽으로 메인배낭, 앞쪽으로 보조배낭을 메고 조금 걸었더니 다리가 후들거리는 느낌이다.


많은 사람들이 장기 여행자의 배낭은 전생의 업보라고 말하는데, 난 전생에 업보가 많았나보다.







도이터 60+10L메인 배낭과 내셔널지오그래피 보조 배낭 사진


아래는 착용샷


웃지 않고, 미묘하게 비틀어진 입술이 짐의 무게를 말해준다.






첫 날부터 무리를 하면 안되겠다고 판단, 공항에서는 전생의 업보를 카트에 싣고 돌아다녔다.


매번 느끼는 사실이지만 출국장 카트는 손잡이 부분을 아래로 내려야 제동이 풀리기 때문에 앞으로 걸어갈 때는 항상 손잡이를 누르고 있어야 한다.


이 때 악력이 좋지 못한 사람은 오랫동안 손잡이를 내리고 걸을 수 없다.


카트의 제동/고정이 목적이라면 손잡이를 위로 딸깍 올리면 바퀴가 멈추게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인천공항공사의 임직원이 이 글을 본다면 카트 리모델링 기획서를 써서 사장님께 제출하면 좋겠다.




처음 타보는 저가 항공인 T-Way


기내식을 무료로 준다는 소문에 망설임 없이 선택한 항공사다.


세부에서 인천으로 오던 세부 퍼시픽 항공기에서 8불을 주고 컵라면을 사먹은 악몽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티켓팅을 한 후 외환은행 인천공항 지점에서 소액의 태국 바트를 환전했다.


달러로 환전을 할 경우 USD->KRW로 환전 후 다시 바트로 환전한다고 하니, 이중 환차손을 감당할 자신이 없는 자들은 한국에서 달러를 내밀면 안된다.


3만원 정도면 택시비+숙박비는 해결될 듯 하여 3만원을 환전했다.


거스름돈 1,600원과 700바트를 준다.


공항이라 그런지 환율. 엉망이다.






출국 하기 전 내 전생의 업보 두 뭉치와 함께 셀카


아주 미묘하게 떨리는 오른손 네번째 손가락이 오늘의 고행을 말해주는 듯하다.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더욱 초췌해지는 내 모습이 올라올 지 모른다)



현재 시각 19시 19분!


이제 비행기 이륙까지 한 시간 정도가 남았다.


몇 시간 후면 도착할 방콕.


기대된다.




오늘의 교훈 : 배낭과 마음은 가벼울 수록 좋다.


오늘 만나는 승무원마다 표정이 어두웠는데, 근래 여러가지 악재가 겹쳐서일 것으로 판단된다. 내가 기내에서 컵라면을 먹으면 물을 부어주는 대로, 불평없이 먹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