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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잡문(旅行雜文)

라오스의 아이들

by 빛의 예술가 2013. 7. 25.


라오스의 학제는 초등교육 5년, 중등교육 7년으로 이루어져 있다. 라오스의 중등교육은 한국의 중·고등학교 과정에 해당한다. 헌법에 초등교육은 의무교육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실제 취학률은 전국 평균 83.7%에 불과하다(여자 81.2%, 남자는 86.1%).


라오스의 중등 과정 취학률은 전기 3년 과정은 62.7%이고, 후기 3년 과정은 36.8%이다. 대학 취학률은 2% 이하이다(여자 1%, 남자 3%). 2010년 기준 전체 대학생 수는 50,937명이다. 그리고 성인 문자 해독률은 전국 평균 78.51%(여자 65.05%)이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라오스의 교육 (라오스 개황, 2011.10, 외교부)





라오스에서 예쁜 아이를 만났다.


전날 이 곳에 쏟아져내린 폭우로 인해 맑은 청록빛을 발해야 할 블루라군은 시커먼 토사를 겸해 흘러내리고 있었으며, 난 그에 대한 환상이 깨질새라 블루라군을 등지고 걷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예쁜 아이를 만났다.




예쁜 아이는 내가 들고 있는 사진기를 보더니 손가락으로 자기를 가리키기 시작했다.


나도 대체 무슨 사진기를 들고 있는지 기억나지 않아 오른손을 쳐다본다.


이미 구입한지 7년도 지난 구형 DSLR 바디에 세로그립, 캐논 망원 L렌즈가 마운트되어있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어마어마하게 비싼 구색으로 착각할 수 있다.


캐논의 과거 DSLR은 성능도 뛰어나지 않으면서 육중한 부피를 자랑하고, 망원 L렌즈는 타사 제품과는 달리 경통이 흰색이고, 렌즈 머리 부분에 빨간색 줄이 선명하게 그어져있기 때문에 어찌되었든 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쩌면 나를 전문 사진 작가로 착류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난 전문 사진 작가는 아니지만 조그마한 손으로 자기를 찍어달라는 예쁜 아이를 지나칠 수 없었다.


이래뵈도 13년 경력의 아마추어 사진 작가다.


그렇게 생각하며 예쁜아이를 피사체삼아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궁금해졌다.


'오늘이 며칠이더라?'


2013년 6월 7일


금요일이다.



'그럼 지금이 몇 시지?'


점심 직전의 오전이다.


평일 오전.


왜 저 예쁜아이는 학교에 가지 않는걸까?



문득 그런 궁금증이 머리속에 꾹 박혀 사진찍기를 멈춘다.


난 태국어나 라오스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영어로 묻기 시작한다.


"왜 학교에 안 가니?"


우습게도 예쁜아이는 영어로 대답한다.


"아빠, 일, 도와요"




학교도 가지 않으면서 어디서 그런 영어 단어를 익혔을까?


감탄하는 찰나 아버지가 보인다.


탐푸캄(Tham phu kham)입구에서 랜턴을 대여해주고 있는 아저씨다.



그럴 자격도 없으면서 그 남자의 인생을 판단하기 시작한다.


'랜턴을 대여해준다'


'돈을 받는다'


'랜턴이 방전된다'


'건전지를 산다.'


반복.




아이를 왜 학교에 보내지 않느냐고 물어보지 않았다.


난 이미 이유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이 가슴 아팠다.




하지만 예쁜아이는 끝까지 내 사진기의 렌즈를 쳐다보며 웃고 있었다.


키가 작은 예쁜 동생들을 힘겹게 안고 마지막까지 내 렌즈를 노려본다.


그리고 그 때부터 셔터를 누를 수 없었다.


예쁜아이가 지금까지 겪어왔던 그 모습이 선명히 눈 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루바삐 라오스 정부가 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예쁜아이가 랜턴을 대여해주고, 건전지를 사는 무한반복의 단순 인생을 살지 않길 기원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