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다즐링(Darjeeling)의 기차 역에서 난 멍청히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곳까지 휴양을 온 선글라스를 쓴 인도인들도 지나가고, 육중한 인도 가이드북을 쥔 외국인들도 지나갔다.
그리고 천천히 기다리자 이 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Darjeeling in India 2013 photo by moon
그들은 철창안에 갇혀있었다.
그렇게 애틋한 기분으로 눈 앞에 뷰파인더를 대고 있으려니 누가 철창안에 갇힌 건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본인이 꿈 속에서 나비가 된 건지, 나비의 꿈 속에서 본인이 나비가 된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는 장자처럼, 나 역시 그랬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전향적인 사고를 꾀해야 한다고 매번 주장하는 나이지만, 언제부턴가 현지인들을 상대로 근거없는 우월감에 빠져버리게 된 건 아닐까?
거기까지 생각하자 그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어쩌면 내가 달라졌을 것이다.
아니, 그게 맞을 것이다.
그들은 애초부터 그들의 삶을 살고 있었고, 이방인인 내가 그네의 삶을 평가할 자격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방되었다.
Darjeeling in India 2013 photo by moon
'여행 잡문(旅行雜文)'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정보/테헤란) 이란의 수도 테헤란(Theran) 여행 정보 (7) | 2013.09.08 |
---|---|
인도 루피화 평가 절하와 달라이라마 한국어 티칭에 대한 잡설 (1) | 2013.08.25 |
여행의 가치와 그 비교 가능성에 관하여 (6) | 2013.07.27 |
라오스의 아이들 (4) | 2013.07.25 |
라오스의 자동차는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 (3) | 2013.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