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상(斷想)

(20050208)4명의 여자

by 빛의 예술가 2013. 4. 16.

현재 내가 매일 만나고 있는 여자들의 숫자가 4명이다.

각각의 여자는 A, B, C, D 라 부르겠다.

각각의 사람들은 서로 모른다.

그렇다고 내가 매개체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또한 그럴 생각도 없다



먼저 A에 대해 말하겠다.

나이는 동갑. 전공은 영어영문학과, 헤어스타일은 포니테일.

피부가 깨끗하고 조용한 사람이다.

만난지 한달이나 지났지만, 아직까지 서로 존대말을 하고 있다.

항상 머리를 질끈 묶고 다니지만 딱 한번 머리를 늘어뜨린 채 만난적이 있다. (후자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B

이 여자와 나란히 100m를 걸어가면 여자쪽이 한걸음정도 차이를 내며 앞선다.

종아리까지 오는 더플코트에 벙어리장갑을 낀 채 기분 나쁜듯한 표정으로 빠르게 걸어간다.

긴 생머리는 어깨 밑 20cm까지 늘어뜨리고 있다.

신기하게도 이 여자는 나와 동선이 90%까지 일치한다.



세 번째는 D

나이는 나보다 두배쯤 많다.

아들인지 딸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자녀를 '꼬마'라고 부르는 여자.

웃음이 예쁘고 억양이 특이한, 정장을 입고 있는 사람이다.

오전에는 윈드브레이커를 입고 등장한다.



네 번째는 C

내가 지금까지 만나 본 사람들 중 탤런트의 자질이 보이는 사람.

예쁘게 생겼다고 말했을 때 당연한 듯한 표정을 지어도 밉지 않을 것 같은 여자.

얼굴에 점이 하나 있고 피부는 투명하고, 눈이 동그랗고 항상 옷을 잘 입고 다닌다.

나를 당황케하는 질문을 하기도 하고 가끔 허튼소리를 함으로써 나를 웃겨주기도 한다.

헤어스타일은 항상 바뀌는 관계로 특정 지을만한 수식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오랫만에 메일을 정리하다 그녀의 편지를 수 백장 발견하고 

씁쓸한 마음에 생각해 본 사실.

처음부터 주욱 내 곁에 있었던 여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단상(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50301)#2.Story  (0) 2013.04.16
(20050216)겸손과 거만  (0) 2013.04.16
(20050131)他 부류  (0) 2013.04.16
(20050128)가장 멋진 칭찬  (0) 2013.04.16
(20050127)나에겐 재밌는 이야기  (0) 2013.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