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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斷想)

(20070223)寂寥

by 빛의 예술가 2013. 4. 16.

내 눈엔 분명 빛(光)이 보이는데

 

적당히 밝은 빛이 보이는데

 

남들은 아니라 한다.

 

보이지 않는다 한다.

 

 

그러니, 내게도 보이지 않을거라 한다.

 

내가 보는 것은 빛이 아니라 한다.

 

 

보인다고 우겨도 믿지 아니한다.

 

그들의 믿지 않음을 믿을 수 없다.

 

 

내 눈은 개눈깔도, 의안(儀眼)도 아닌데,

 

어쩌면 그들의 의심은 본질적인 것인지 모른다.

 

 

거기에서,

 

난 두려워진다.

 

어떠한 류의 고독감이나 적요감에 빠져버린 듯.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까지

 

적요의 늪으로 침강한다.

 

중력에 순응한 채

 

끝도 없이 침강한다.

 

 

하지만 적요의 늪에서도 빛이 보임을 누설하지 않으련다.

 

그게 사실임을 부정(不正)하련다.

 

적요의 늪 안에서 숨죽인 채 고요히 낙하(落下)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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