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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斷想)

(20080226)열두번째 낙서

by 빛의 예술가 2013. 4. 16.

며칠동안 계속해서 걸었다.

 

이틀밖에 되지 않는 것 같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난 항상 보행중이다.

 

뭐 딱히,

 

목적지가 있어서 걸어가는건 아니지만

 

걷는게 좋아서 걷는다고 해 둔다.

 

그게 편하다.

 

왜 걷느냐는 질문에 이러쿵 저러쿵 답변을 생각해내는 것 만큼 지리멸멸한 일도 없기에,

 

걷는게 좋아서 걷는다고 한다.

 

 

하긴,

 

내겐 아직 무엇인가가 부족한 모양이다.

 

왜 걷느냐는 질문에 빙그레 웃음지을 수 없으니 말이다.

 

걷는게 좋아서 걷는것도 일종의 변명.

 

정답이 될 수 없는 변명일 뿐이다.

 

하지만 난 그러한 변명을 끌어안은 채

 

내일도 걷고, 모레도 걸어갈 예정이다.

 

내 두 다리와 두 발이 어디까지 버틸지 모르겠으나

 

피가 요동치고, 맥이 뛰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어디론가, 걸어갈 예정이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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