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계속해서 걸었다.
이틀밖에 되지 않는 것 같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난 항상 보행중이다.
뭐 딱히,
목적지가 있어서 걸어가는건 아니지만
걷는게 좋아서 걷는다고 해 둔다.
그게 편하다.
왜 걷느냐는 질문에 이러쿵 저러쿵 답변을 생각해내는 것 만큼 지리멸멸한 일도 없기에,
걷는게 좋아서 걷는다고 한다.
하긴,
내겐 아직 무엇인가가 부족한 모양이다.
왜 걷느냐는 질문에 빙그레 웃음지을 수 없으니 말이다.
걷는게 좋아서 걷는것도 일종의 변명.
정답이 될 수 없는 변명일 뿐이다.
하지만 난 그러한 변명을 끌어안은 채
내일도 걷고, 모레도 걸어갈 예정이다.
내 두 다리와 두 발이 어디까지 버틸지 모르겠으나
피가 요동치고, 맥이 뛰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어디론가, 걸어갈 예정이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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