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치맛폭에 휘감겨 멍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이웃나라 왕자님이 말한다.
"그래서?"
대답한다.
"옆에 있는 아가씨는 좀 치우고 말하지 그래?"
여자의 치맛폭에 휘감겨 멍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이웃나라 왕자님이 말한다.
"네가 상관할 바 아니지."
옆에 있는 여자를 더욱 끌어안으며 응수한다.
대답한다.
"네가 그런 식으로 흥청망청 즐기는 시간 동안 너네 백성들이 죽어가고 있다는거 몰라?"
여자의 치맛폭에 휘감겨 멍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이웃나라 왕자님이 말한다.
"네가 상관할 바 아니지."
대답한다.
"그래,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
그리고,
그렇게 말하고 난 그 순간부터.
난 따스함을 느낀다.
더럽고 치사한 것에는 더 이상 관심갖지 말자고 생각한 그 순간부터.
그런데 다시한번 생각해보니 더럽고 치사한 것에 관심갖지 말자고 다짐하는 것이 오히려 관심을 갖는 일체의 사고이며,
그 순간부터 내 시야에는 더럽고 치사한 세상이 눈에 들어왔으며
더욱 메스껍고 역겨운 사실들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이웃나라 왕자님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그를 만나면 조금 더 따뜻한 느낌이 대체 뭔지 알 수 있을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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