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상(斷想)

(20081116)난(暖)

by 빛의 예술가 2013. 4. 16.

여자의 치맛폭에 휘감겨 멍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이웃나라 왕자님이 말한다.

 

"그래서?"

 

대답한다.

 

"옆에 있는 아가씨는 좀 치우고 말하지 그래?"

 

여자의 치맛폭에 휘감겨 멍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이웃나라 왕자님이 말한다.

 

"네가 상관할 바 아니지."

 

옆에 있는 여자를 더욱 끌어안으며 응수한다.

 

대답한다.

 

"네가 그런 식으로 흥청망청 즐기는 시간 동안 너네 백성들이 죽어가고 있다는거 몰라?"

 

여자의 치맛폭에 휘감겨 멍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이웃나라 왕자님이 말한다.

 

"네가 상관할 바 아니지."

 

대답한다.

 

"그래,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

 

그리고,

 

그렇게 말하고 난 그 순간부터.

 

 

난 따스함을 느낀다.

 

더럽고 치사한 것에는 더 이상 관심갖지 말자고 생각한 그 순간부터.

 

그런데 다시한번 생각해보니 더럽고 치사한 것에 관심갖지 말자고 다짐하는 것이 오히려 관심을 갖는 일체의 사고이며,

 

그 순간부터 내 시야에는 더럽고 치사한 세상이 눈에 들어왔으며

 

더욱 메스껍고 역겨운 사실들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이웃나라 왕자님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그를 만나면 조금 더 따뜻한 느낌이 대체 뭔지 알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단상(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81130)허튼수작  (0) 2013.04.16
(20081128)난(爛)  (0) 2013.04.16
(20081013)난(難)  (0) 2013.04.16
(20081019)Good bye my generation  (0) 2013.04.16
(20081002)바리케이트  (0) 2013.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