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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여행기/코카서스(caucase)

(여행기/조지아) 조지아에서 터키 국경 이동

by 빛의 예술가 2020. 8. 8.

코카서스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우리는 조지아 트빌리시(Tbilisi)에서 터키의 트라브존(Trabzon)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트빌리시에서 트라브존으로 이동하는 광역 버스는 트빌리시 남부 터미널(Ortachala / Central Bus terminal)에서 표를 예매할 수 있다.

트빌리시 도심 남동쪽으로 약 2~3km 떨어져 있으며 정보는 하기와 같다.

 

- Central Bus Terminal (Ortachala Bus Terminal)

  주소 : 1 Dimitri Gulia St, Tbilisi, 조지아

  전화 : +995322753433

 

오타찰라(Ortachala)는 트빌리시의 지역 이름인데, 'Central Bus Terminal'이라고 물어보면 현지인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럴 경우 'Ortachala Bus Terminal'이라고 물어보면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니 참고하면 된다.

 

트빌리시(Tbilisi) 시내에서 남부 터미널(Ortachala / Central Bus terminal)로 가는 법은 다음과 같다.

 

  1. 트빌리시 자유 광장(Tbilisi liberty square)에서 북동쪽으로 약 1~200m 걸어가면 Baratashvili Street가 나온다.

  2. 위치를 잘 모를 경우 사람들에게 '까르푸'위치를 물어보거나 'Baratashvil'이라고 물어보면 친절하게 알려준다

  3. 55번이나 80번 버스를 타면 남부 터미널(Ortachala / Central Bus terminal)로 이동할 수 있다 (0.5라리, 약 1~20분 소요)

 

Tbilisi Old Town Wall Ruins

트빌리시 자유광장에서 길을 잘 찾아갔다면 위와 같이 아름다운 건물들이 보일 것이다. 

처음에는 '뭔가 유서 깊고 의미 있는 건물인가?'하고 자세히 살펴봤었는데 알고 보니 게스트하우스와 호스텔이었다.

(주소 : 6 Aleksandr Pushkin St, Tbilisi, 조지아)

 

Alex Guest House와 Pushkin 10 Hostel과 같은 숙박시설도 있고, 바로 앞쪽에는 트빌리시의 무너진 Old Town Wall이 위치하고 있다.

산책코스로도 좋으니, 꼭 한번 걸어보면 좋은 길이다.

 

끝에 보이는 건물을 지나가면 거기서부터 Baratashvili Street가 시작된다.

버스 정류장 앞에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55번 버스가 도착한다. 적혀있는 글자는 아무것도 읽을 수 없지만, '오타찰라?'라고 물어보는 우리의 목적지를 이해한 버스 운전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버스에 타라고 말한다.

 

조지아 트빌리시 55번 버스

이 곳에서 트빌리시 남부 터미널(Ortachala / Central Bus terminal) 까지는 대략 10~20분이 소요된다.

 

조지아 트빌리시 55번 버스

버스 기사는 친절하게도 여기가 '오타찰라 버스 터미널'이라고 우리에게 알려주곤 씩 미소를 날리며 떠난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버스 터미널처럼 생긴 건물은 보이지 않는다.

 

강연이와 나는 한참을 두리번거리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 터미널로 향하기 시작했다.

 

Tbilisi Ortachala
트빌리시 남부 터미널 (Ortachala / Central Bus terminal)

믿기진 않겠지만 위 사진이 트빌리시 남부 터미널 (Ortachala / Central Bus terminal)이다.

광역 버스가 다니는 버스 터미널 치고 너무 작은 규모였기 때문에 바로 옆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이제부터 터키, 동유럽까지 자주 보게 될 METRO란 익숙한 간판을 봐 두는 게 좋다. 코카서스 지방에도 있고, 터키를 넘어 동유럽까지 광역 버스를 운행하는 회사 이름이다.

 

우리는 이 곳 조지아 트빌리시(Tbilisi)에서 터키의 동쪽 끝에 있는 도시 트라브존(Trabzon)으로 이동하기로 했으며, 버스 요금은 30 USD였다. (소요시간 약 8~9시간, 야간 버스 있음)

 

 

티켓을 예매한 후 다시 트빌리시(Tbilisi) 시내로 돌아와 천천히 산책을 하기 시작했다.

이 곳의 올드 타운(Old Town)은 조금도 질리지 않고, 보면 볼수록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많은 곳을 여행하며 머물던 도시를 떠나면 생기는 감정은 항상 '아쉬움'이었다.

경찰에 잡혀가고, 인종 차별을 받고, 돈이 없어 사람들에게 구걸했던 좋지 않은 기억들도 과거가 되면 항상 색다른 추억이 되어 내 가슴속 한 켠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Metekhi St. Virgin Church

줄곧 '이 곳 트빌리시(Tbilisi)를 떠날 때는 아쉬워하지 말아야지. 다양한 것을 보고 많은 걸 즐기고, 항상 지금 이 순간을 즐겨야지'라고 다짐했지만 막상 떠날 때가 되면 다가오는 감정은 어쩔 수 없다.

 

그렇게 우린 마지막으로 트빌리시의 올드 타운(Old Town)을 천천히 걸었다.

 


트빌리시 까르푸 & 저녁 식사

 

트빌리시 까르푸

조지아 트빌리시에는 까르푸가 있는데, 글자는 읽을 수 없지만 우리는 저 간판이 까르푸란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 나도 우리나라에서는 저 간판을 몇 번 보지 못했다. 까르푸는 2006년 즈음 월마트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철수한 유통업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중국에서 일을 할 때 까르푸를 자주 갔었는데, 갑자기 그 기억이 떠올라 무심결에 마트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삼성전자의 TV가 당당하게 중앙 홀에 전시되어 있고, 몇 가지 SPA 브랜드 매장이 전부인 작은 마트였다.

 

내 눈길을 끌었던 것은 이 곳의 식료품관이었는데, 알록달록한 채소와 과일이 전시되어있는 것이 예뻐 보였다.

트빌리시 까르푸 식료품관

이 곳에서 마지막 저녁 식사 거리를 산 채, 숙소로 돌아온다.

우리가 조지아를 떠날 때까지 정체불명, 목적 불문의 이집트인들은 아직도 같은 숙소에 머물고 있었는데, 마지막 날까지 대체 왜 그들이 조지아에 방문한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었다는 건 깨달았다.

 

특히 본인이 요리사라고 말했던 이집트인에게 토마토 파스타를 만드는 법을 배웠는데, 우리가 토마토 페이스트를 사용해 요리하려고 하자 고개를 가로저으며 생 토마토를 가져와 팬에 으깨며 '이렇게 해야 진짜 토마토 파스타'라고 알려주기도 했었다.

 

사실 조지아의 트빌리시에서는 꽤나 많은 곳을 여행했지만, 주로 식자재를 구입해와 요리해먹고, 뒹굴거렸던 기억이 조금 더 많다.

그 사실과 더불어 이집트 요리사의 도움으로 나날이 요리 실력이 늘어난 것 같다.

 

트빌리시 마지막 만찬

 

그렇게 우리는 만찬을 즐기고, 배낭을 꾸려 다시 트빌리시 남부 터미널(Ortachala / Central Bus terminal)로 이동한다.

저녁 8시 버스가 출발했고, 자정이 조금 못되어 조지아 제2의 도시인 쿠타이시(Kutaisi)에 잠깐 정차한다.

 

난 그때까지 잠을 자지 못했는데, 함께 버스를 탄 승객 가운데 아기를 안고 있는 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울어대던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을 들어도 아기의 우렁찬 울음소리는 그 음악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는데, 그 어떤 승객도 짜증 내거나 뭐라고 한 마디를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잠은 터키에서 자야겠구나'라고 포기하려던 찰나, 자장가가 들려왔다.

 

'내가 플레이 리스트에 자장가도 넣어뒀던가?'라고 생각하던 중,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이를 안고 있는 여자가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어폰을 귀에서 빼자 그 소리는 조금 더 또렷하게 내게 들리기 시작했다.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소리가 멈추고, 국적 불명의 여자가 부르는 이국적인 자장가에 나도 스르르 잠에 빠진다.

 

터키 트라브존 버스 터미널

 

난생처음 들어보는 선율이었고, 가사조차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런데도 자장가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가 너무 아름다워 넋을 놓고 그 소리에 집중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눈꺼풀이 점점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조지아를 떠나는 버스 안, 난생처음 들어보는 자장가를 들으며 잘도 잤다.

 

 

잠에서 깨어났다.

터키의 트라브존이었다.

 

 

 

조지아에서 터키 국경 이동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