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상(斷想)

(120407) Theme of ema

by 빛의 예술가 2012. 9. 26.

이 곳에서는 계획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이 부분에서 브레이크가 걸리던지, 저 부부분에서 브레이크가 걸리던지 어쨋든 계획대로 진행되는 일은 전무했다.

100개의 계획을 세우면 100개가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결국 그 거대한 일그러짐에 적응해간다.



태어날 때부터 우리는 계획의 틀 안에 갇혀 존재한다.

어쩌면 태어나기 전부터 부모의 출산 계획 안에 당신이 존재했을 것이다.

그 계획의 성공적인 달성 여부는 중요치 않았다.

당신이 태어났고, 살아간다.

어떤 식으로 계획이 수정되더라도 현 상태를 좌우지할 수는 없다.



그에 대한 증명을 시작하려 한다.



이조 가능성의 질에 입각하여 계획에 변경을 가져오는 요소들은 그 유형을 달리하지 않는다.

결국 상대적인 힘의 크기에 따라 요소의 서열이 정해지고 계획이 뒤틀어지는 것이다.

이 때 뒤틀어짐에는 일정한 법칙도 순서도 존재하지 않는다.

서열의 높낮음에 상관없이 이조성을 띈 요소들은 자유 자재로 추락과 상승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개념으로서 상징되는 계획안에 불응기는 없다.

가변성을 띈 요소들에 이끌려 비상대적 불응기만을 지날 뿐이다.

이상, 계획이 개판이 되는 가장 거대하고 명확한 로직.


그렇다면 논리적 반론으로서, 요소들의 부재를 가정해볼 수도 있다.

이 가설이 성립한다면 계획은 그대로 존립하여 달성이라는 귀추를 희망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존재한다.

요소들의 범위를 어느 수준으로 국한 시킬지가 관건인 것이다.

허나 아인슈타인이 환생하더라도, 요소의 범위를 국한시키는 어리석은 짓따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미 상대성 이론에서 절대 시공간을 부정하였기 때문이다.

절대 시간, 절대 공간의 부정은 절대론의 부정으로 귀결되며 절대주의 철학자들을 우스갯거리로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껏 어느 누구도 아인슈타인의 절대론 부정에 반론을 제기하지 못했다.
(종교적 의미의 절대성은 배타적 개념이다)

결국 절대적인 범위는 설정할 수 없으며, 상대적인 범위로는 요소들의 부재를 포괄하기에 협소하다.

증명한 것과 같이 요소들의 부재는 가설로 수립할 수 없다.
(그게 싫으면 아인슈타인의 지성을 능가하는 외계 생명체와 교신하여 새로운 학설을 세워야한다)



베토벤은 상기 증명 과정과는 별개로 계획없는 삶을 살아왔다.

물론 이 사실만 언급 한다면 베토벤을 폄하하는 셈이 된다.

그는 계획 뿐만이 아니라, 생각이란 걸 하지 않으며 살아온 남자다.

천재라는 얘기다.



우리들이 생각을 하지 않으면 병신 취급을 받는 것과는 별개로, 천재는 생각이란 것을 하지 않는다.

행동할 뿐이다.

그 것이 천재의 자질이다.

내가 정말 탐내는 것은 그들의 위대한 창작물도 아니며, 처절하게 아름다웠던 삶의 흔적도 아니다.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여 목적을 초과 달성할 수 있는 그 능력이다.



이처럼 우리는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 본인이 천재일 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져사는 사람들이 있을 지도 모르기 때문에 재 정의하고자 한다. 나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생명체 가운데 천재는 없다. 태평양을 헤엄치는 돌고래 중에 한 마리 있을 지도 모르지만, 인간 중엔 없다. Q.E.D.)

계획을 수립한다.

조금 서글픈 인생인 것이다.




오늘도 내가 야심차게 세웠던 계획이 뒤틀렸다.

몇 달 전만 하더라도 계획이 뒤틀리면 마음 아파했었다.

그 것이 내 잘못인양, 자책한 적도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계획의 뒤틀림에 적응해버렸다.

나는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계획하고,

계획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앞서 증명해버렸기 때문이다.



당신이 태어났고, 살아간다.

그리고 죽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 계획이 수정되더라도 그 미래를 좌우지할 수는 없다.



이에 관한 증명을 끝내려 한다.

B.G.M으로는 이사오 사사키의 Theme of Ema가 적합하다.

이상.

'단상(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0429) 넌 아직 쥐가 아니네  (0) 2012.09.26
(120411) Angry? Just vote.  (0) 2012.09.26
(120331) 애플 삼총사  (0) 2012.09.26
(120314) 100,000,000  (0) 2012.09.26
(120208) 회복하는 상처  (0) 2012.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