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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斷想)

(20060128)이별, 고함

by 빛의 예술가 2013. 4. 16.

애초부터 정해져있던 일인지도 모릅니다.

 

최대한으로, 그대와 발걸음을 맞춰 함께 끝까지 가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대는 뛰어가고, 저는 걸어갑니다.

 

이미 니코틴으로 썩어버린 제 폐로는 뛰어가는 그대를 따라잡을 수가 없습니다.

 

끝을 향해 달려가는 그대를 보며 우울한 감정을 내비칠 수 없기에 힘이 드네요.

 

이미 정해져 있던 일.

 

안되면 안되는 것이기에. 절대로 되게할 수 없기에.

 

이제 포기하려 합니다.

 

그대 천천히 걸어가십시오.

 

힘들여 뛰어가실 필요 없습니다. 가는 그대 잡지 않을테니, 천천히 보폭을 줄여 걸어가십시오.

 

그 동안 즐거웠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이에 이별을 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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