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斷想)226 (20100221)이웃집 강아지를 훔치는 방법 이웃집에 새 식구가 생겼다. 하얀털이 복실복실하여 매우 사랑스럽게 생겼으며, 나이는 1,2살 가량으로 보인다. 그리고 프랑스에서 날아온 그레이트 피레니즈로 추측된다. 사실 강아지의 귀여움은 종에서 비롯되기도 하지만, 사람에게 보내는 신뢰의 메시지가 더욱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내게 꼬리를 살랑살랑거리는 이 녀석은 정말 귀여웠다. 그러던 어느날, 그 집 옆을 지나갈 때마다 또각거리는 내 구두소리에 반응하듯 왕왕거리는 그레이트 피레니즈의 목소리에 반하게 된다. 가야금 산조를 즐겨듣는 내게, 현을 퉁길 때마다 들리는 왕왕거림은 골치가 아플 정도였다. 책을 펼쳐보아도, 한 밤중의 섹스 시간에도, 화장실에서 이를 닦고 있어도 녀석의 왕왕거림이 생각났다. 그래서 난, 당연하게도 이웃집 강아지를 투절하기로 마음먹는다.. 2013. 4. 16. (20100203)망실로 점철된 접속곡 Beegie Adair Trio의 Easy to love가 연주된다. 조용한 밤 문득 찾아오는 식인귀의 발놀림과도 같은 그녀의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매번 느끼는 사실이 있다. '내가 정말 글렌굴드를 좋아하는게 맞는걸까?' 이번엔 카운트 베이지와 레이찰스의 I can't stop loving you가 연주된다. 때때로 제목만 보고 음악을 듣다보면 엘라 피츠제럴드의 I can't stop loving you가 흘러나오기도 하는데, 갑자기 그런 상황에 처해지면 마이클 잭슨의 I just can't stop loving you가 떠오른다. 아주 가끔씩. 진과 데낄라를 섞어버리면 어떤 맛이날지 궁금해할 시간이 부여된 상황에서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I can't stop loving you도 떠오른다. 물론 엘비스 .. 2013. 4. 16. (20100105)경인년 신년사 신년사 태양이 다시 한번 떠올랐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하여 날씨는 개판이고, 북극에 있는 귀여운 북극곰들은 익사해 죽을 판이며, 아마존의 생태는 미친듯이 파괴되고 있고 온 나라가 당파싸움으로 시끄럽습니다. 핵 전쟁의 위기는 어김없이 남한침략의 야욕을 보이고 있으며, 그 선두에 있는 북괴의 수장 김정일은 배가 불러 각종 성인병에 걸려있다고 하지만 북한에 있는 또 다른 우리의 동포들은 못 먹어서 헛배가 불러있습니다. 각종 경제 대란이 일어나고, 수 십년을 공부해서 사회에 나가더라도 88만원밖에 받지 못하는 사람이 속출하는 세대이지만, 배우자의 평균 희망연봉은 4천 700만원이라고 예쁘게 말하는 여자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강간과 납치, 성추행과 자살이 난무하는 세상입니다. 그 곳에서 경찰들은 뒷 돈을 받습.. 2013. 4. 16. (20091122)추운 겨울 따스한 햇살 아래 인사동 길 외곽을 걷던 중 당신을 발견한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나는 놀란다. 이런 거리에서 당신과 내가, 이런 방식으로 재회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신은 어김없이 나를 붙잡아 세운다. 난 언제나 당신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이 부러웠다. 세상이 내 몸을 짓누르는데 성공했을 지라도 내 눈빛만은 쉽사리 정복할 수 없을 거라는 자만자족. 뒤집어 쓰고 있는 모자는 양쪽 귀퉁이가 헤졌고 앞쪽 모서리는 빛이 바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견지하고 있었다. 수염은 2주일 정도 자르지 않는 듯 보여 흡사 고슴도치를 연상케 하였고, 어깨까지 내려오는 적나라한 머리카락은 그의 자시를 더욱 도드라지게 꾸며줬다. 그리고 그 머리카락에 덕지덕지 기생하는 작은 충이며 엉겨붙은 비듬은 눈살조차 찌푸려지게 만들었다. 당신은 내게 .. 2013. 4. 16. (20091106)last night in cebu city Anyway It's nice to have met you. 2013. 4. 16. (20090714)당신을 감싸는 모든 것 오랫만에 책을 읽었습니다. 부정과 나태, 자괴따위로 얼룩져버린 면상이 마음에 들지않아, 깨끗이 세안을 할 요량으로 책을 읽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빠지지 않습니다. 더불어, 가네시로 가즈키의 읽지 못했던 소설을 한 권 빌리고 조지 오웰의 1984년도 함께 빌렸습니다. 그리고 필리핀에서 홀로서기란 형편없는 책을 마지막으로 합니다. 차가운 스위치를 끄고, 문을 활짝 열어 새벽의 바람을 맞으며 스탠드와 노트북 모니터에서 발하는 은은한 빛을 이용하여, 책을 읽었습니다. 가장 처음에 읽었던 책은 필리핀 여행기. 작가에겐 미안하지만, 왜 이런 책을 쓰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엔 네이버란 녀석이 있거든요. 오히려 출간된지 시간이 지났으니, 녀석보다 부정확한 지식을 담고 있는 그의 책을 읽으.. 2013. 4. 16.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3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