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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인도 다즐링(Darjeeling)의 기차 역에서 난 멍청히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곳까지 휴양을 온 선글라스를 쓴 인도인들도 지나가고, 육중한 인도 가이드북을 쥔 외국인들도 지나갔다. 그리고 천천히 기다리자 이 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Darjeeling in India 2013 photo by moon 그들은 철창안에 갇혀있었다. 그렇게 애틋한 기분으로 눈 앞에 뷰파인더를 대고 있으려니 누가 철창안에 갇힌 건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본인이 꿈 속에서 나비가 된 건지, 나비의 꿈 속에서 본인이 나비가 된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는 장자처럼, 나 역시 그랬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전향적인 사고를 꾀해야 한다고 매번 주장하는 나이지만, 언제부턴가 현지인들을 상대로 근거.. 2013. 8. 22.
(여행기/루앙프라방) 온 도시가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루앙프라방 어슬렁거리기 라오스의 근 현대사는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하게 쓰여져 있다. 우리나라가 2차 세계대전 후 패전국인 일본에게 독립을 쟁취해낸 것과 동일하게 그네들도 2차 대전 후 프랑스에게 독립을 쟁취했다. 그 후 우리나라의 김구, 여운형, 박헌영, 이승만 세력이 각기 이끄는 임시 정부와 민족 자주 통일론을 필두로 투쟁했던 것과 유사하게 라오스도 3파로 나눠진 세력이 첨예하게 대립했었다. 우리나라 이승만이 미 군정을 등에 업고 초대 대통령이 된 것과 마찬가지로 라오스의 3파중 미국을 등에 업은 1파가 정권을 장악한 것까지 흡사할 정도로 비참한 근 현대사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의 땅에서 베트남전(월남전)에서 패망한 미군이 물러나게 되자 1975년 12월 2일 다시 한번 독립을 얻게된다. 2013년 현재, 우리나라가 과연 진.. 2013. 8. 22.
(여행기/방비엥-루앙프라방) 넋을 잃게 만드는 라오스 13번 국도 & 루앙프라방 야시장 방비엥(vangvieng)에서 며칠을 재밌게 보내고 루앙프라방(Luang prabang)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두 도시간에는 여행자를 실어나르는 미니버스가 운행하고, 요금은 약 80,000킵(약 10불)정도가 든다. 처음부터 끝까지 라오스 13번 국도를 달리면 루앙프라방(Luang prabang)에 도착할 수 있는데, 그 경관이 기가 막히게 멋지다. 전날에는 문연이가 먼저 루앙프라방으로 떠났기 때문에 나는 다시 누나들과 미니 버스에 올라탄다. 방비엥(vangvieng)을 떠나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길은 멋지지만 그만큼 험난하다. 버스가 작기 때문에 흔들림도 크기 때문에 멀미를 심하게 하는 사람은 약을 미리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차는 계속해서 달리고 우측으로 절경이 계속해서 펼쳐진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 2013. 8. 12.
(여행기/방비엥) 베트남 쌀국수보다 10배는 맛있는 라오스 쌀국수 "카오삐약센"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나는 베트남에서, 블로그에 적은 것 보다 더 많은 쌀국수를 찾아헤맸고 당신들이 짐작한 것보다 더 많이 쌀국수를 먹어보았다. 관광객 대상이 아닌, 진정한 현지의 맛을 찾겠다고 길거리를 전전하며 먹었던 쌀국수는 대부분 식도를 통과함과 동시에 고통스런 추억만 안겨주었다. 찡그린 얼굴은 덤이었다. 한국에서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을 가봤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느 여자의 손엔가 이끌려 한번쯤은 가봤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때는 먹을만 했을 것이다. 적어도 베트남 쌀국수가 '맛없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함께 손을 잡고 간 여자와 함께 먹어서 일 수도 있겠으나, 한국의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은 수출 및 확산을 목적으로 현지(우리나라)의 입맛에 적응시킬 수 밖에.. 2013. 8. 7.
(여행기/방비엥) 블루라군(Blue lagoon)? 브라운라군(Brown lagoon)!! (하) 2013/07/24 - [다같이 돌자 지구 한바퀴/1.아시아] - (여행기/방비엥) 블루라군(Blue lagoon)? 브라운라군(Brown lagoon)!! (상) in spite of 중학교 혹은 고등학교 영어시간에 죽어라 외웠던 숙어다. in spite of something '~에도 불구하고'라는 뜻이었지만 실제로 영어를 사용할 때는 단 한번도 사용한 기억이 없는 그런 숙어다. 단지, 내 영어가 짧아서 그렇다. 어쨋든, 갈빛의 흙탕물인 블루라군(blue lagoon)일지라도 사람들은 즐겁게 다이빙을 하며 오후를 만끽하고 있었다. 수심은 얕은 곳은 1cm이지만 깊은 곳은 5m가 넘는다고 하니 꽤나 높은 곳에서 다이빙이 가능했는데, 큰 나무가 한 그루 있었고, 그 나무에 줄을 매달아 점프를 하거나 나무.. 2013. 7. 30.
여행의 가치와 그 비교 가능성에 관하여 시타르를 연주하고 있는 한국인 남자를 만났다. 내 숙소 바로 맞은편 방에서 울려퍼지던 시타르 소리의 주체가 한국인이라는 것에서 한 번, 나의 작은 삼촌 뻘 정도 되 보이는 범상치 않은 외모에서 두 번, 놀랐다. 나는 한국 사람을 폄하하는 것도, 나이 든 남자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그 초연해 보이는 분위기와 생 초보가 연주하는 듯한 어설픈 시타르 소리, 두 가지가 연계되지 않았을 뿐이다. 좋게 말해도 '배운지 얼마 안되셨나보네요?'란 인사치레밖에 나오지 않는 그런 연주였다. 어느 순간 그 남자는 내 방을 힐끔거리더니 내게 차를 마시자고 권유한다. 책을 읽고 있던 나는 마침 목도 말라오고, 얘기할 상대도 필요했던지라 초대를 흔쾌히 수락한다.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남자의 방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 2013.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