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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斷想)

(20050302)#2. Story Epilogue

by 빛의 예술가 2013. 4. 16.

진을 찍을 수도 없었다.

뷰파인더 틈새로 눈물이 흘러들어가 시야가 확보되지 않고

어깨가 들썩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은 사진은 한 장도 없었다.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반셔터를 잡을 수도 없다.

수 십개의 샨드리아가 뿜어내는 밝은 광량만 믿고 트라이포트를 가져가지 않은게 실수였다.

스튜디오에 흔해빠진 루페조차 없었다.


술도 마시지 않았고, 담배도 피우지 않았다.

멋진 사진가가 되기 위해.

태어날 때부터 수전증 따위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 날

춘삼씨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흔들린 사진을 얻는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는다.

사진 초보자가 흔들린 사진을 찍는 것과, 전문 사진가가 흔들린 사진을 찍는 것의 차이.






한 달동안 시간이 나서 이 소설을 쓴다면

단 한명의 악인도 만들 생각이 없다.

입구가 있는 소설을 만들고 출구가 없는 소설을 만들고 싶다.

첫 문장은 간결하게 시작.

그리고 잠시후에, 선생님(이라고 부르겠다)에 관한 이야기를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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