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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잡문(旅行雜文)44

인도 릭샤에는 기어가 없다 인도를 여행하면 누구나 찾게되는 릭샤. 릭샤는 자전거를 개조한 형태의 서민 교통수단인데, 앞은 자전거 본 모습 그대로이고 뒤쪽에 두 사람 정도가 앉을 수 있는 두 바퀴의 수레를 달아놓은 형태다. 승객이 앉아 목적지를 말하면 릭샤왈라(운전수)들은 그 빼빼마른 몸으로 두 다리에 힘을 주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가속도가 붙게될 때까지 엉덩이를 안장에 붙이지도 못한 채 온 힘을 짜가며 페달을 밟는 것이다. 릭샤에는 종류도 여러가지다. 수레 앞의 동력이 자전거이면 사이클 릭샤. 동력이 오토바이라면 오토 릭샤라고도 부른다. 그리고 그 보다 비인간적인 교통수단이 있다. 동력 자체가 사람인 원시적인 교통수단 말이다. Once upon a time으로 시작하는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아직도 존재하고 .. 2013. 9. 28.
코카서스 여행 중 생각하는 자살 걱정은 집어치워도 된다. 내가 자살을 생각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애석하지만 난 그런 생각을 할 만큼 멍청하지도, 현명하지도 않다. 내가 여행 중 "자살"이란 끔찍한 단어를 떠올리는 것은 지하철이 있는 나라에서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많은 나라들은 지하철 역사에 스크린 도어(Screen Door)가 없는데, 하루가 멀다하고 사건 사고를 강조하는 우리나라 일부 매스미디어의 교육 탓인지 난 스크린 도어가 없는 역에만 서면 주위를 둘러본다. 그리고 찾아본다. 누군가가 철로로 뛰어들면 나도 따라 뛰어가 그 사람을 철로 밖으로 집어던질 공간이 어디쯤 위치하는지 말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짧은 내 인생 속 여행 중에 그런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 코카서스 3국 중 내가 여행한 아르메니아(Armenia)와 조지아(G.. 2013. 9. 26.
(아르메니아/고리스,타테브) 아르메니아(Armenia) 고리스(Goris) 여행 정보 ■ (2013년 9월 기준) ▷도시 정보(City Information) 1. 아르메니아(Armenia)남부지방에 위치해있는 고리스(Goris), 타테브(Tatev) 모두 작은 도시이며, 도보로 시내 관광이 가능하다. 2. 이란(Iran)에서 국경을 넘어올 경우 수도 예레반(Yerevan)까지 가지 않고 고리스를 경유해 가면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고, 그 밖에 예레반(Yerevan), 혹은 터키(Turkey), 조지아(Georgia)에서 이 곳으로 갈 경우 예레반을 거쳐 갈 수 있다. 3. 작은 시골마을이기 때문에 정원을 즐길 수 있다. 울울창창한 숲과 계곡이 만들어 내는 주변 경치가 절경이다. 세상에서 가장 긴 케이블 카를 탈 수 있고, 세상에서 가장 먼저 기독교를 국교로 지정한 나라의 아름다운 교회를.. 2013. 9. 26.
물고기가 물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물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그 두 번째. 물고기가 물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물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2013/09/20 - [여행 잡문(旅行雜文)] - 물고기가 물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물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그 밖에 통제할 수 없는 불안이 있다. 윗 글에서 통제할 수 없는 불안에 대해 설명했지만, 사람들은 세상의 온갖 불안을 통제하려 한다. 무엇으로? 돈으로. 사람들이 불안에 대처하는 자세는 돈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열심히 재형저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월급을 100원 받아 50원을 저축하고 60원을 저축한다. 미래의 불안에 대처하기 위함이다. 언제 병들어 큰 병원비가 필요할지 모르고, 언제 배가고파 음식을 사야할지 모르고, 언제 추워져 두꺼운 옷이 필요할지 모르고,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위해 집 살 돈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 때 10.. 2013. 9. 24.
물고기가 물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물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그런 질문 많이 받는다. 여행을 하다 만난 다양한 부류의 친구들은 내 나이나 이름, 국적따위의 속칭 한국인이 궁금해하는 애초에 정해진 정보보다 내가 '무엇을 하던'사람인지 궁금해 했다. 가끔 답변조차 귀찮을 때는 얼렁뚱땅 '대학생'이라 답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사실 그대로를 이야기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했던 일에 큰 관심을 보인다. 내가 적당히 가감을 해 극적인 플롯을 꾸며내는건진 몰라도, 사실 평범하지만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보통은 거기에서 내가 '무엇을 했던'사람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끝난다. 과거의 일이기 때문이다. 현재에 만난 우리가 과거에 무슨 짓을 했던,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고 여행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주 가끔씩은 그런 질문을 받았다. 주로 동양인들 .. 2013. 9. 20.
여행의 지속가능성과 그 이율배반에 관하여 "정말, 이 여행 그만둬야할까?" 인도의 북쪽 라다크 지방을 여행하던 중 자신에게 되묻던 질문이다. 난 이 여행에서 많은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일들을 했으며 그 모든 것들에서 그와 다른 모든 것을 배워가던 중이었다. 이제야 하나의 인격을 가진 주체로서의 나를 발견하고 있었는데, 그런 우스꽝스러운 질문을 던지게 된 것은 순전히 아이들 때문이었다. 인도 라다크 지방 판공초와 누브라벨리로 유명한 레(Leh)에서도 한참 더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작은 마을 투르툭(Turtuk) 인도-파키스탄 3차 전쟁에서 인도가 파키스탄 소유이던 지역을 빼앗아온 곳이다. 2010년에 여행자에게 개방되기 시작했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이 2013년이니 고작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도로.. 2013.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