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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가게 아저씨 "오늘은 가족들과 맛있는 생선구이를 먹어야지" 2013. 11. 22.
(여행기/다즐링) 안개 속의 도시 다즐링(Darjeeling)에 가다 (1) 사실 내가 인도 북부지방, 정확하게는 웨스트 벵갈(West Bengal)주에 위치해있는 도시 다즐링(Darjeeling)으로 발길을 옮긴 이유는 단순했다. 더위에 지쳤기 때문이다. 두 달을 넘게 적도 주변의 나라를 돌고 인도 콜카타(Kolkata)에 도착하는 순간 러시아(Russia)로 루트를 바꿔버릴까 진지하게 고민했던 것이다. 인도 가이드 북을 어깨에 메고 인도차이나 반도를 한바퀴 돈 후 여기까지 가지고 왔지만 읽지 않았다. 다시 가이드 북을 배낭 깊숙히 구겨넣고 지도 한 장을 달랑 펼쳐 어디로 가면 좋을까 고민하던 찰나 익숙한 이름 다즐링(Darjeeling)이 보였다. '다즐링? 차로 유명한 도시 아냐? 위도와 경도, 고도로 파악컨데, 콜카타보단 시원하겠군! 가서 다즐링 차나 마셔야겠다' 그래서 .. 2013. 11. 22.
그리고 그 세상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날거나 주저앉는 수 밖에 없다. 전세계 약 10억명의 인구 중 성인을 대상으로 평균 키를 따져 보자면 160~180cm정도가 되었다. 키가 조금 작은 사람들의 나라는 160에 가까웠고, 키가 조금 큰 사람들의 나라는 180을 넘는 경우도 있었다. 그 사람들은 엇비슷한 높이의 시선으로 사물을 관조하고 세상을 바라봤다. 그리고 태생적으로 주어진 눈높이에서 관념이 생겨나 고정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각자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점차 굳어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모두가 같은 것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은 날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늘로 날아 올라가면 남들이 볼 수 없는 세상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2103년, 난 인도 콜카타(Kolkata)의 어떤 기차역 대합실에 있었다. 무거운 배낭은 옆에 팽개치고 .. 2013. 11. 17.
(여행기/콜카타) 콜카타에서 보낸 엉망진창 신나는 하루 인도의 아침이 밝았다. 눈을 뜨자 마자 난 옷을 홀랑 벗고 몸 구석구석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조용히 눈을 감고 내게 질문한다. '가려운가?!' 안가렵다. 이런 곳에서 자고 일어났지만 베드버그에 물리지 않은 것이 신기해 다시 몸 구석구석을 관찰한다. 수미누나가 선물하고 간 한국산 모기향을 피워놓고 잤더니 모기에도 물리지 않았다. 수만 가지 종의 벌레에 물리지 않고 잠을 잘 잤다는 성취감에 난 씩식하게 샤워를 하러 간다. 이미 어제 신나게 샤워를 했던 깔끔한 샤워장이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샤워를 한다. 원효대사의 해골물을 생각하며 주문을 외듯 생각한다. '더럽지 않다. 더럽지 않다. 오히려 더럽다는 것은 내 상념일 뿐이다.' 그렇게 무사히 샤워를 마친다. 기분이 좋아졌다. 당연하게만 느껴지는 이런.. 2013. 11. 17.
여행의 일상화에 대한 경계 계획 짜는 일을 했었다. 2년 정도 그 일을 반복하고 있자니 계획에 관해 깨달은 바가 있었다. '세상에 계획대로 굴러가는 일은 전무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어떤 일을 완수하기 위해선 계획이란게 꼭 필요하다는 것도 배웠다. 역설이었다. 그리고 난 그 거대한 역설에 사로잡혀 사고능력을 박탈당한 로봇처럼 계획을 수립하고 또 변경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난 이번 세계일주를 위해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다. 남들은 35박 36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나도 "여행 계획서"따위의 거창한 제목의 문서를 인쇄해서 들고 다니던데, 난 그런 것도 없다. 계획이란게 있다면 이게 전부였다. "일단 방콕 공항에 떨어지면 인도차이나 반도를 반 시계 방향으로 돌고 서쪽으로 가되, 되도록 육로로, 아프리카는 북에서 남으로, 남미도.. 2013. 11. 13.
열정과 삶에 관한 잡설 창을 열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일은 무언가 보이겠지'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 일주일이 될 때 까지 난 매일 창을 열었지만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열정이란게 꼭 필요한걸까? 그 때 내게 물어봤었다. '열정이란게 삶에 꼭 필요한 요소일까?'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열정'의 범위를 어디에 국한해야 하는지가 논리적 사고의 확장이었다. 하지만 난 어떤 조건도 무시한 채 한 문장의 명제에만 모든 신경을 곧추세웠다. 그리고 난 안개와 비가 흩날리던 그 도시에서 깨닫는다. 일 주일간 비가 내리고, 그치고, 안개가 피어오르고, 다시 비가 내리기를 반복하는 우기의 다즐링에서 말이다. '열정같은건 삶에 꼭 필요한 게 아니다. 삶에 꼭 필요한 것은 햇빛과 물이다. 열정이고 잡지랄이고 빛이.. 2013. 1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