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389 산티아고에서 만난 혜선 누나 조금 이상한 제목이다.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몇 분 전까지 혜선 누나에게 진귀한 음식과 소주를 얻어마셨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어쩌면 하등 이상할 것 없는 제목이다. 그리고 이 잡문은 여행 중에 만난 사람을, 여행 중에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 최초는 미달 누나다. 아직 필자의 여행기는 네팔에 머물러있기 때문에 당신들은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난 태국에서 만난 미달 누나를 인도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그 것을 시작으로 꽤 많은 사람들과 길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그 조우는 우연일 수도 있고, 필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도 저도 아니면 내가 만나고 싶어 먼저 연락을 취할 때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전 과정이 아니다. 만남이란 사실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내 여행기에 아직 등장하지도 않았던.. 2014. 3. 21. (여행기/네팔) 네팔에서 파키스탄 비자 받기 파키스탄 비자였다. 네팔에 도착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파키스탄 비자 수령. 내가 여행할 당시인 2013년에는 태국-미얀마 육로 국경이 열렸다, 그렇지 않다는 소문이 무성할 때였으므로 말레이시아에서 인도까지 비행기를 탔었다.(2014년 3월 현재 역시, 태국에서 미얀마까지 걸어서 들어간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입국 거부를 당했다는 사람도 있다) 태국-미얀마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만약 이 루트가 열려있고, 당신에게 파키스탄 비자가 있다면, 태국에서 유럽까지 비행기를 한 차례도 타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매력적인 루트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혹은 인천에서 배를 타고 중국으로 건너가 유럽까지 걸어갈 수도 있다) 이번 여행에 미얀마는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인도에.. 2014. 3. 20. 서른살에 쓰는 장래 희망 과학자였다. 내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선생들이 한 장씩 던져주는 장래 희망을 기입하는 종이에 갈겨 쓴 직업 말이다. 어느 순간 다니던 국민학교는 초등학교란 이름으로 바뀌어 불렸지만, 내 장래 희망은 바뀌지 않았었다. 그 처럼 고정된 채 존재하던 내 장래 희망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지나며 사라진다. 팬텀기가 네이팜탄을 쏟아낸 후 굉음과 함께 사라지면 그 자리에는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는 것 처럼, 내게 있어 꿈을 적어야하는 란은 폭격이라도 맞은 양 공란이 되기 일쑤였다. 그처럼 짖이겨진 황량한 풍경을 바라보며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다급하게 찾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B-52를 곤죽이 될 때 까지 마셔본다 한들 커피와 오렌지 본연의 향을 맛볼 수 없는 것처럼, 이유는 찾을 수 없었다. 시간이 흘러.. 2014. 3. 15. 달러 인출과 폭우 그리고 콜로니아 델 세크라멘토 최근 아르헨티나가 겪고 있는 외환 보유 부족의 이슈를 통하여, 개별 여행자의 신분으로 역사상 가장 저렴한 체감 물가를 느끼며 행복감에 젖어들 찰나, 손에 쥐고 있는 조지워싱턴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 무슨 행동인가를 취해야했고, 2주가 넘게 체류하고 있었던 맑은 공기의 도시(Buenos Aires)에서 몇 가지 해결책을 발견했으니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첫 번째는 원화송금 가계부채가 1,000조를 돌파했다는 기사를 얼마전에 읽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는 외환 보유액이 충분한 편이다. 결국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고 달러를 암환율로 계산하여 그에 상응하는 아르헨티나 페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었다. 브로커에게 아르헨티나 페소가 그리 넉넉하지 못하여 실패. 두 번째는 카지노 어쨌든 난 카.. 2014. 2. 27. (여행기/카트만두) 카트만두와 타멜 거리에서 깨닫는 나와 당신의 삶 한 나라의 중앙정부가 위치한 곳을 수도(Capital city)라 칭한다. 우리나라의 수도는 서울과 세종이고, 중국의 수도가 북경이듯, 한 나라는 보통 한 곳에서 많은 경우 세 곳 정도의 수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네팔(Nepal)의 수도는 카트만두(Kathmandu)다. 처음 카트만두 깔랑키에 도착해 찢어진 레인커버와 녹으로 범벅이 된 멜빵끈을 부여잡고 바라본 시내는 경악스러울 정도였다. 아주 조금 과장을 섞어 말하자면 그랬다. "이게?? 한 나라의 수도야?" 지금껏 많은 나라를 여행하고, 그 나라의 수도를 방문해 봤지만 이토록 처참한 광경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폐차장으로 가기 직전인 만신창이의 버스가 도로를 활보하고 있었고, 그 도로마저 어마어마한 흙먼지가 흩날리고 있었다. 도가 지나칠 정도로 .. 2014. 2. 21. (여행기/네팔) 신과 자연, 사람이 살아가는 나라. 네팔 마니차 처음 마니차의 존재를 깨달았던 것은 차마고도에서 였을 것이다. 중국 운남성을 여행할 무렵 생소하게 생긴, 하지만 그리 특별해 보이지도 않던 마니차에 내 눈길은 그리 오래 머물지 않았었고 금시에 뇌리에서 잊혀져 갔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어디에선가, 마니차를 발견했던 기억이 있지만 정확한 시점도 장소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답답했다. '우리나라에는 마니차가 존재하지 않는다. 네가 잘못 본 것이다'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속 시원하겠지만, 그 존재 유무를 증명할 수 있는 사람도 부정할 수 있는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 것이 정론이다.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해 숙소 주변을 배회하던 중 대형 마니차를 발견했다. 이번에는 그 때와 조금 달랐다. 마니차 국내 존재 유무 증명의 과정.. 2014. 2. 16. 이전 1 ··· 6 7 8 9 10 11 12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