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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8)simplicity 2005년 4월 4일부터 세상은 조금 단순해졌다. 수 백만가지 경우의 수를 따져볼 필요도 없이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가의 방위를 위해서였으니까.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주어진 K2소총으로 북한군의 대가리를 갈겨버리거나 무지막지한 K511트럭으로 북한군 1소대를 짓밟아버리는게 내 임무였다. 그 당시 난 아주 가끔씩 내 자동차로 사람을 짓밟는 꿈을 꿨다. 오천 사백 킬로그램이 넘는 내 자동차가 사람을 밟는 꿈. 게다가 난 미숙한 운전자가 아니므로 정확하게 사람의 머리를 밟아 터트린다. 6053부대 24호차가 그런식으로 사람을 밟는 동안에 세상은 더욱 단순해진다. 물론 이건 상상 속에서 일어난 일로, 내가 실제로 사람을 짓밟아본 적은 없다. 하지만 2년동안 그러한 류의 단순함을 즐겼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작대.. 2013. 4. 16.
(20081226)a short fiction : singer 나는 가수다. 나는 나를 가수라고 말하지만, 남들은 나를 그렇게 불러주진 않는다. 댄서라던가, 립싱크 머신이라던가, 꼭두각시.. 그런 식으로 날 부른다. 물론 이 정도는 양호한 편이다. 입에담기 힘들 정도의 욕설을 퍼붓는 사람도 있고, 아예 무시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 재미없는 이야기는 잠시 미뤄두고, 내 이야기를 하도록 하자. 내 과거는 심플한 편이다. 고등학교를 다닐때 로드캐스팅을 당해 지금의 기획사에 들어왔고 대중을 상대로 춤추고 노래하는 기계가 되었다. 아마 그 때는 얼굴이 예뻤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우민들이 씌워준 가면을 쓰고 멍청히 춤출 뿐이다. 내 나이는 19살이고, 발육은 좋은 편이다. 발육의 좋고 나쁨은 네이버에 접속해 내 사진이 첨부된 기사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기.. 2013. 4. 16.
(20081210)a short fiction : made in heaven 당신의 나이가 만 19세 이하라면 백스페이스키를 누르거나 알트키와 F4키를 동시에 눌러 꺼져버리길 바란다. 진심이다. 오늘도 생소한 곳에서 깨어난다. 여기가 어딘지 자고 일어나서 기억이라도 났으면 좋겠지만 매번 이런 식이다. 물론 내 잘못은 아니다. 내 옆에 엉망이 되어 널부러진 이름모를 여자의 잘못이다. 미친년.. 난 이런 미친년들이 싫다. 물론 나의 시간을 좀 더 윤택하고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필수불가결한 도구로 쓰이긴한다. 게다가 칸트가 말했던 실천이성을 진정으로 실천할 수 있게 만든다. 쉽게 말하면 도덕과 법률을 인식하게 만들어주는게 실천이성이다. 난 이런 미친년들을 도구로 이용해 실천이성이 뭔지 깨달았다. 물론 그에 수반하는 결과가 어떤 사물을 인식하거나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최근에야 깨닫.. 2013. 4. 16.
(20081207)멍멍멍 제 1의 인간이 말을한다. 멍 제 2의 인간이 화답한다. 멍멍 제 3의 인간이 응수한다. 멍멍멍 제 4의 인간도 질수없다. 멍멍멍멍 제 5의 인간은 무식하다. 멍 제 6의 인간이 되돌린다. 멍멍멍멍멍 제 7의 인간이 정리한다. 멍멍 제 8의 인간이 반대한다. 멍멍 멍멍멍멍멍멍 제 9의 인간이 지랄한다. 멍멍멍 제 10의 인간이 노래한다. 멍멍 제 11의 인간이 끝을낸다. 멍..멍멍...멍 제 12의 인간이 다시시작. 멍 제 13의 인간이 짜증낸다. 멍? 멍멍 제 14의 인간이 싫증낸다. 멍멍... 제 15의 인간이 분투한다. 멍멍? 멍멍멍, 멍멍? 멍멍멍멍멍. 멍멍멍. 제 16의 인간이 고투한다. 멍멍... 멍멍멍!! 멍!! 멍멍!! 제 17의 인간은 정상이다. 멍멍멍, 멍멍. 멍멍? 멍멍멍. 제 18의.. 2013. 4. 16.
(20081201)나는 영화배우다 당신들은 나를 보며 욕한다. 아니, 나를 보고 있을 때 만큼은 황홀경에 빠져있겠지. 그렇지 않다면 나를 만날 이유가 없으니. 하지만 당신들은 나를 본 후 욕한다. 이유는 한가지 뿐. 더러우니까. 만약 내 어디가 그렇게 더렵냐고 물어보면 당신은 얼굴을 붉히며 몸을 비비꼰다. 치부를 드러낸 것처럼. 사실 난 돈을 받고 연기를 하는 영화배우나 다를바 없다.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당신들은 그렇지 않다 말한다. 나와 당신. 어디가 그렇게 다르냐고 물어보면, 당신들은 대답하지 못한다. 종종.. 대답을 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 이렇게.. 넌 빌어먹을 창녀일 뿐이야. 냄새나고, 더럽고, 씨팔 하여간에 넌 쓰레기같은 인간 말종이야. 렌즈 앞에서 다리를 벌리고 돈을 받지. 지금은 어떨지 몰라도.. 니기미, 너같은 년.. 2013. 4. 16.
(20081130)허튼수작 이 것은 20XX년 XX월 XX일 이름모를 고양이와 대화를 하던 중 느낀바에 대한 이야기다. "넌 이름이 뭐니?" "고양이" "그런 개체 종속적 발언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도 이름이 있을거 아냐?" "없어" "할 수 없지.. 그럼 지금부터 널 고양이라고 부르겠어." "지금부터? 난 지금부터 너와 얘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 "그래? 고양이주제에 뻔뻔하구나." "모든 고양이는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맹신하지. 그 결과 모든 고양이는 인간이성의 권한과 한계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어. 인간과 담화를 나눌 때도 마찬가지야. 인간과의 담화를 형이상학화하여 판단기준을 제시하게 되지. 당신에게 고양이와 대화를 통하여 무엇을 알아낼것인지, 당신은 누구이며, 무엇을 바라는지 심각하게 고민해 보는 계기를.. 2013.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