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389

(120331) 애플 삼총사 저번주였던가? 새로 나온 아이패드를 샀었다. 사실 이 기계를 사기 위해 홍콩에 간 것은 아니었다. 언젠가 홍콩에 가게 되면 아이패드를 집어와야겠다고 생각하고 물량 정보를 확인하기는 했었지만,정말로 그 것을 사기 위해 간 것은 아니었다. 우리들의 네이버는 홍콩에서 더 이상 아이패드를 찾아볼 수 없다고 대답했었다. Sold out 고도 지성의 상징인 집단지성이 그렇게 대답했었다. "홍콩에선 어디를 가도 뉴아이패드 매진이예요" "맞아요, 제가 10군데 다녀봤는데 지금은 없더라구요" "1차 물량 다 빠지고, 입고되려면 몇 주 기다려야 된대요" 지랄 난 햄버거 먹다가 옆에 있길래 샀다. 영화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장면을 꼽으라면 교도소 면회 장면이다. 그 장면에서 Sold out이란 단어 .. 2012. 9. 26.
(120314) 100,000,000 직원들 월급일은 15일이다. 매월 월급날이 되면 총무팀에서 내게 직원들의 급여 명세서를 보내주는데, 그다지 보고싶지 않아 서랍에 잠시 넣어둔다. 그리곤 이름만 대충 찾아 직원들에게 전달한다. 물론 개별 국가마다 경쟁력이 상이하고, 국부도 그에 따라 분배된다는 객관적 사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허나 이 것은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 되었다는 문제 제기는 가능했다. 난 지구별 일주를 꿈꿀 수 있지만, 내 직원들은 모국 일주도 꿈꾸기 힘들다. 통장에 돈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두 번째로 행했던 작년 연말 정산에서는 환급까지 받았다. 아마 국세청장 이하 직원들이 이렇게 말하며 세금을 돌려줬을 게다. "대한민국 성인이 평균 4.2장을 보유하고 있는 신용카드가 한 장도 없으면서, 체크카드만 들입다 써대는 네 놈의.. 2012. 9. 26.
(120208) 회복하는 상처 신발장을 열어보니 운동화가 한 켤레 뿐이었다.여기서도 운동화를 잘 신지는 않지만, 기분이 나빠졌다. '왜 나는 운동화가 한 켤레밖에 없는걸까?' 오만가지 이유가 떠올랐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나는 이 곳에 올 때 운동화를 한 켤레밖에 가지고 오지 않았다.' 운동화를 사야겠다. 그렇게 마음먹은 순간부터 재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푹신푹신한 손가락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기사에게 전화를 한다. '나 홍콩에 갈거야' 운동화를 보러 침사추이에 갈 필요는 없었지만, 뭐라도 하나 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침사추이역에서 내린다. 캘빈 클라인 진에서 마음에 드는 재킷을 발견했지만 입어보니 소매가 조금 길었다.그 곳에서는 전 상품을 20%할인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는데 재킷은 7,76.. 2012. 9. 26.
(120205) 히말라야 등반기 폭죽이 멈췄다.내가 히말라야로 출발하던 그 순간부터, 다시 나의 침대로 돌아오는 순간까지 사방에서 폭죽이 터지고 있었다.그것도 쉴새없이. 이 글을 읽는 당신들이 평생동안 바라봤던 폭죽을 모두 합쳐도 나의 열흘에 미치지 못할게다. 암유로서 폭죽은 마치 나의 히말라야 입성을 찬미하는 취주악인양 울러퍼졌고,직유로서 폭죽은 내가 딛고 있는 이 세계를 별천계로 인도하는 유일한 길이었다. 히말라야는 아름다웠다.멍하니 바라만 봐도 좋았다.이백이 살아 생전 히말라야를 본 적이 있었던가? 있었다면, 분명 별류천지비인간에 필적하는 문장을 남겼을텐데 말이다.온몸이 저릴 정도로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아주 오래 전에 나란 인간도 사랑을 했을 것이다.그 것이 언제인지, 상대가 누구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히말라야는 사랑에 .. 2012. 9. 26.
나의 소멸에 관하여 예전 내 심장을 뛰게 만들던 것들은 모두 죽었다. 땀에 범벅이된 시뻘건 열정이 난무하던 그 공간이며 타르와 알콜에 찌든 우리들만의 연습실 매번 내 동공을 32%정도 확장시키고,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던 다리가 가는 여자애와 멸공만이 조국통일의 지름길이라고 핏대높여 말하던 그 남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 침까지 흘리며 들었던 흑인도 백인도 아닌 그의 음악 무전여행 중 처음 보는 사람과 만나 잠자리를 구걸하던 객기 도로 한 복판에서 버스를 세울 수 있던 용기 눈물이 멈추지 않아, 탈수로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던 그 소설 만취한 상태로 길을 걷다 쿵하고 넘어져 찔끔찔끔 쏟아내던 알콜 맛이 나던 피 하늘만 바라보며 핸들을 돌리고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던 운전술 눈 앞에서 순식간에 소멸해버린 U.. 2009.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