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斷想)226 (20070923)첫번째 낙서 세찬바람이불어떨어진낙엽을흐트러놓는다대빗자루를들어정리를시작한다비질한번에강풍한번비질두번에약풍한번처음부터불가능한일이었을지도모른다바람이부는날에는낙엽을쓸수없다는것이런건머리가반쯤쪼개진병신이라도알수있는사실인데난머리가산산조각나버린건가알면서도그런짓을즐겼던건가또는시작없는끝을예감하며오늘을기다려온건가 세찬 바람이 불어 떨어진 낙엽을 짖이겨놓는다. is it you? 2013. 4. 16. (20070922)A Short Fiction #7. 녀석이 말한다. "호랑이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썩은 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그런 시건방진 소리가 내 귀에 꽂히는 순간, 오른손에 쥐고있는 리볼버가 꿈틀댄다. 하지만 침착한다. 주제도 파악 못하는 시건방진 놈에게는 협박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니까. "그래? 그런데 말야, 너 호랑이랑 사자랑 싸우면 누가 이기는지 알고 있어?" 주제도 파악 못하는 시건방진 놈은 침묵한다. 그제서야 내 입꼬리가 올라가기 시작한다. 놈의 대가리에 리볼버를 대고 말을 잇는다. "힌트를 주지. 호랑이가 앞발을 휘두를땐 1ton의 파괴력이 있지. 그리고 사자가 앞발을 휘두를 때는 800kg의 파괴력이 있어. 이제 맞춰보시지, 배고픈 호랑이씨" 놈은 생각하기 시작한다. 생각하는 모습마저 시건방지게 느껴져 참을 수가 없다. 더욱 X같은 사.. 2013. 4. 16. (20070912)한 여름밤 끝장나버린 내 청춘에 대하여 한 여름. 장맛비가 사정없이 대지를 향하던 그 시간. 생전 처음 가 보는 차갑디 차운 외딴 그 곳. 지리산의 이름없는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광풍이 내 몸을 움츠리게 만들고 싫어했던 사람들의 부재가 나를 절망하게 만든다. 내 귀가 베토벤의 '비창'을 외워버리는 그 순간. 지금까지의 삶에 회의가 시작된다. 그냥 이대로, 난 괜찮다고 우겨왔던 시간들에 대해서... 이건 실화다. 혼자서 기차여행을 했던 1달전 쯤의 이야기. 지리산자락 구례라는 곳에서 벌어졌던 이야기다. 건축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모양의 찜질방에 들어가니 손님이 나 혼자뿐이었다. 평수는 100평가량. 보석방에도 들어가보고, 얼음굴에도 들어가보고, 남자수면실에도 들어가보고, 여자수면실도 힐끗 쳐다봤다.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보고, 흡연실도 찾아가보고,.. 2013. 4. 16. (20070908)변명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진다. 또 다른 사람을 만난다. 그리고 이 사이에는 '변명'이 존재한다. '니가 싫어졌어'라는 솔직한 변명에서부터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지자'라는 논리비약적 변명. '다른 사람이 생겼어'라는 변명 중의 변명따위.. 그리고 사람들은 변명하는 자신의 모습이 구차해보여서인지 덧붙여말하기를 좋아한다.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해야해.' 덧붙여 말해봤자 변명은 변명일 뿐. '미안해. 용서해줘' 용서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변명. '너를 만나는 동안에는 모든게 진심이었어' 계속해서 변명. 결국 '헤어지자'고 말하고싶었으면서.. 작별의 순간에까지 변명을 하는 이유는 뭘까? 나는 아닐거라고 생각하는 당신은 모든 것이 끝장나버린 순간에도 변명을 하고 있다. 계속해서 변명.. 또 변명. 자기를 합.. 2013. 4. 16. (20070906)A Shoft Fiction #6. 그녀가 이유를 묻는다. 조금은 애처롭게, 조금은 날카롭게. 대답하지 않으면 인정할 수 없다고 내게 말한다. 어쩌면 그녀는 울고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물론 난 앞을 볼 수 없는 인간이고, 그녀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떨림도 없지만. 이를 앙다물고 그렇게 울고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이에 생각한다. 좀 더 전향적으로, 제로베이스적 사고를 한다. 로직트리를 구성해 내가 빠뜨린 것은 없는지 세심히 점검한다. 이에 걸리는 시간이 2분 20초. 결과가 도출된다. "내겐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없었다." 내가 도출해낸 결론은 이러하다. "연애질, 사랑, 숭고한 희생따위에는.. '생각'이란 게 전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그 것을 생각한다는 자체가, 그 것이 끝장나버렸음을 증명하는 것이니까. 2013. 4. 16. (20070902)미쳐돌아가는 세상 개인실명제를 도입하면 뭘해? 아직도 사람들을 죽이는 놈들이 판치고 있는 웹 세상인데. 식칼을 심장 깊숙이 찔러박아야만 살인일까? 그렇게 숨통을 끊어놓아야 살인일까? 당신들은 키보드로 사람을 죽이는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19명이 매국노가 되어, 죽어가고 있는데. 죽어가고있는 약한 사람을 확인사살해야할까? 자기가 쓰고 있는 글이, 서슬퍼런 식칼로 변해 상대방의 심장에 꽂힐거라는 건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오늘도 키보드로 살인하고 있겠지. 그걸 인지하고 있다면 그 놈들은 사람도 아니겠지. 2013. 4. 16.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3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