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斷想)226 (20061202)소박한 시민들의 7가지 착각 이르면 초등학교, 늦어도 중.고등학교 때면 인생에 있어 한 가지 착각을 갖게 된다. "수능이 끝나고 대학만 들어가면 내 세상이다." 제 1의 착각. 이상. 남자라면 군대에서 생활하는 내내 한 가지 착각을 더 하게 된다. "전역만 하면 끝이다." 제 9의 착각. 이상. 벌써 한 두번은 속아온 당신이지만 아직 착각할 것은 남아있다. "취업만 하면 인간답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제 3의 착각. 이상. 당신은 항상 속아넘어가고 있다. 이번에도 결과는 같다. "이직, 아니 사업을 벌이자. 그럼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 제 5의 착각. 이상. 이번엔 평균적으로 장밋빛 환상을 가질 때이다. "결혼만 하면, 달라질 것이다. 정신 차리고 잘 살아보자." 제 7의 착각. 이상. 별 수 없다. 당신은. "투자를 하.. 2013. 4. 16. (20061110)뻔한 거짓말 이 글을 읽는 너희들에게 뻔한 거짓말을 하려고 합니다. 반쯤 취해서 어딘가 어긋나는 글을 쓸 테지만 평소에 쓰는 글과는 달리 진심이 담겨 있다는 거 알아줬으면 합니다. 데스티네이션 파이널을 보고 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너희들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보고싶다는 말도 끄적여보고싶고, 건강한지.. 요즘은 어떤지... 모두들 만나서 물어보고싶지만 그럴 수 없음이 한탄스럽기만 합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보고싶고, 만나서 악수하고, 부둥켜 안고 웃으며 얘기하고 싶은데, 그대들은 어떨지..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 내일이면 돌아갈 다른 세계, 그 세계 속에 그대들은 존재하지 않지만, 언제나 그대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은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농담도 아니고, 거짓말도 아닌 진담. 기억하고 있기에 .. 2013. 4. 16. (20061108)일시적 재기 불능 증후군 휴가를 나온 김에 지금 나를 사로잡고 있는 이 병이 무엇인지 아주 조금 궁금하기도 하고, 이왕 이 병을 껴안고 있어야 한다면 대체 무엇인지, 알아야 할 법도 했기 때문에 병원에 갔다. 병원은 어두침침하고 적막했다. 당장이라도 좀비가 어느 병실에서 문을 열고 튀어나와 내 목을 조를 것 같은 그런 공포 영화의 분위기처럼. 어쨋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나는 의사의 방으로 가서 문을 두드린다. 똑똑, 똑똑똑. 의사가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나는 몇 가지인가 대답을 했다. "이건 일시적 재기 불능 증후군 같습니다." "그건 처음 듣는 증후군입니다." 내가 대답했다. "환자분께서 몇가지의 증후군을 알고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이 세상에는 수백, 수천가지도 넘는 증후군이 있습니다." 네가 알면 어디까지 알겠냐는.. 2013. 4. 16. (20061107)나태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무엇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어렴풋이 들지만어떤 것을 하기 싫은 기분이다. 여자의 치마속에서 뒹굴고 싶다는 생각과천둥소리 보다 더 크게 울리는 록 뮤직을 듣고 싶다는 생각과쉴 새 없이 쏟아지는 소나기를 술로 착각해 입을 아 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이 것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하고 싶다고 뒤로 접어놓은생각이기 때문이다. 어떤 것을 행하기 싫고, 무엇을 해야하지만무엇과 어떤것 사이의 관계를 생각해 내기가 어렵고더욱 중요한 것은 자판을 누르는 손가락 마저 나태함 속에서간간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2013. 4. 16. (20060817)夏日斷想 2006년 8월 15일. 내 인생을 송두리째 콱 비틀어버리는데 일조했던 다섯 명의 노인네들을 만나러 갔다. 그 곳엔 나 처럼 사춘기를 도둑맞아버린 사람들이 우글거리고, 하늘에서는 이따금씩 비가 쏟아진다. 맑은 비. 맞아도 기분 좋은 그런 비. 배가 무지무지 고파서 편의점에 들어가 담배와 맥주를 샀다. 그렇게 난간에 기대어 담배를 피며 맥주를 마시고 있을 무렵, 아직 반도 마시지 못한 캔 맥주를 떨어뜨리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여느 때 같았으면 3,000원 짜리 캔 맥주를 아쉽게 날려버렸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를 표했을 테지만 이번엔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아마 할 수 없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아니다. 분명 그 순간 나는 캔 맥주를 떨어뜨렸다는 '사실'을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 분명했다. 그렇.. 2013. 4. 16. (20060528)Put your White Flag Up 웹 서핑을 하다 이런 글을 발견했다. 우리는 월드컵에도 출전했는데 중국은 출전도 못했다고.. 역시 중국은 안된다며 대한민국 최고를 외치는.. 뭐 그런 식의 글. 며칠 전 싱가포르 전 총리였던 리콴유가 '20년 후엔 한국이 하는 모든 일을 중국이 가져갈 것'이라고 했었다. 현재는 외환위기 직전이었던 1997년 이래로 경상수지 적자가 최고수준이다. 환율은 1달러에 900원대로 추락했다. 수출을 해도 남는게 없다. 나라는 월드컵에 미쳐있다. 정부는 강남 집값에 미쳐있다. 국회는 5월 31일에 미쳐있다. NGO는 미군기지 이전에 미쳐있다. 기업은 월드컵 광고에 미쳐있다. 정작.. 나는 걸음마를 배우는데 미쳐있다. 히히히.. 모두 두 손을 뻗어 크게 외쳐봐요. 짝.짝.짝.짝.짝. 대.한.민.국 아.. 백기를 들어.. 2013. 4. 16.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3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