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斷想)226 (20050301)#2.Story 난 그때그때의 취미에 대해 사랑이야기를 갖다 붙이기를 좋아하는 버릇이 있다. 예전에는 베이시스트의 여인에 대해 썸네일 스케치를 완성한 바 있다. 이번에는 3류 사진작가가 주인공이다. 또는 빚에 시달리고 있는 사진작가. 후자쪽이 쓰기 편하겠다. 서로를 아주 사랑하고 있던 춘삼씨와 말자씨. 이름이 멋지다. 이런 소설에는 저런 이름이 어울리는 것이다. 춘삼씨는 말자씨에게 부족함이 없는 사랑을 주기 위해 모든 것을 해 준다. 당연히 카드로 해결한다.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곧 빚에 시달리게 되고 사채에 손을대개 된다. 쫒기는 신세가 되고 말자씨는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한다. 말자씨는 결혼식장에 춘삼씨를 부른다.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그리고 만약에 웨딩 사진을 찍어준다면 빚을.. 2013. 4. 16. (20050216)겸손과 거만 높은 자에게 겸손은 선택조건 낮은 자에게 겸손은 필수조건 처음부터 겸손따윈 가식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세상에 겸손한 척 하는 사람은 많아도 정말 겸손한 사람은 많지 않으니.. 난 겸손한 척 하는 사람보다 거만한 사람이 좋고 거만한 척 하는 사람보다 겸손한 척 하는 사람이 좋다. 거만할 수 있는 자가 겸손한 척 하는 것은 기대감이 불러 일으키는 짓이고 거만할 수 있는 자가 겸손한 것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행동이다. 2013. 4. 16. (20050208)4명의 여자 현재 내가 매일 만나고 있는 여자들의 숫자가 4명이다. 각각의 여자는 A, B, C, D 라 부르겠다. 각각의 사람들은 서로 모른다. 그렇다고 내가 매개체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또한 그럴 생각도 없다 먼저 A에 대해 말하겠다. 나이는 동갑. 전공은 영어영문학과, 헤어스타일은 포니테일. 피부가 깨끗하고 조용한 사람이다. 만난지 한달이나 지났지만, 아직까지 서로 존대말을 하고 있다. 항상 머리를 질끈 묶고 다니지만 딱 한번 머리를 늘어뜨린 채 만난적이 있다. (후자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B 이 여자와 나란히 100m를 걸어가면 여자쪽이 한걸음정도 차이를 내며 앞선다. 종아리까지 오는 더플코트에 벙어리장갑을 낀 채 기분 나쁜듯한 표정으로 빠르게 걸어간다. 긴 생머리는 어깨 밑 20cm까.. 2013. 4. 16. (20050131)他 부류 세상엔 나와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고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어쩌면 내가 그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들은 나를 이해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나도 그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도 나를 이해할 지도 모른다. 나는 그 사람들을 이해하지만 그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나와 그들, 쌍방에 대한 이해가 불능일지도 모른다. 첫 번째 부류와 네 번째 부류를 디라 부른다. 세 번째 부류를 에프라 부른다. 그리고 마지막 부류는 에스다. 각각의 이름을 매기는 방법은 간단하다. G와 W. 를 F.M으로 생각하면 쉽다. W.와 G 를 F.M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G, W.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F.M이 중요하듯이. 세상엔 G, W.와 같은 부류가 존재하고 그들과.. 2013. 4. 16. (20050128)가장 멋진 칭찬 어제 시청에서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사실 이런 자질구레한 일을 재.밌.다.고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오전 10시경 화재 경보가 크게 울렸다. 경보음이 두 번 반복될 때쯤 총무부 직원들이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이거~ 불났나보네~ 빨리 빨리 대피하소" 하지만 단 한분도 자리를 뜨지 않고 일을 보셨다. 단 한분도. 화재 경보는 계속 울리지만 귀찮다는 표정의 시청 직원분들. 그 분들의 예상대로 불을 나지 않았다. 기계 오작동. 오후 5시 59분. 퇴근을 하려 주섬주섬 외투를 걸치고, 마시던 일회용 녹차 컵을 버리고, 읽던 책을 가방에 넣고, 지삼이를 목에 두르고 자리를 뜨려하던 찰나. 시장이 우리 부서에 들어오셨다. 두 손 모아, 전원기립. 나에겐 재미있는 이야기. 끝이다. 2013. 4. 16. (20050127)나에겐 재밌는 이야기 어제 시청에서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사실 이런 자질구레한 일을 재.밌.다.고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오전 10시경 화재 경보가 크게 울렸다. 경보음이 두 번 반복될 때쯤 총무부 직원들이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이거~ 불났나보네~ 빨리 빨리 대피하소" 하지만 단 한분도 자리를 뜨지 않고 일을 보셨다. 단 한분도. 화재 경보는 계속 울리지만 귀찮다는 표정의 시청 직원분들. 그 분들의 예상대로 불을 나지 않았다. 기계 오작동. 오후 5시 59분. 퇴근을 하려 주섬주섬 외투를 걸치고, 마시던 일회용 녹차 컵을 버리고, 읽던 책을 가방에 넣고, 지삼이를 목에 두르고 자리를 뜨려하던 찰나. 시장이 우리 부서에 들어오셨다. 두 손 모아, 전원기립. 나에겐 재미있는 이야기. 끝이다. 2013. 4. 16.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38 다음